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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롯데리아, 54년 역사 마감…3월까지 전 매장 '제테리아'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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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롯데리아, 54년 역사 마감…3월까지 전 매장 '제테리아'로 전환

젠쇼홀딩스, 브랜드 통합으로 운영 효율 극대화…'롯데' 이름 떼고 독자 행보
전국 278개 매장 통합해 업계 4위 등극…물류·조달 일원화, 맥도날드·모스버거 추격 가속
롯데리아 로고. 사진=롯데리아이미지 확대보기
롯데리아 로고. 사진=롯데리아
일본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브랜드 중 하나인 '롯데리아(Lotteria)'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1일(현지시각)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젠쇼홀딩스(Zensho Holdings)는 오는 3월까지 일본 내 모든 롯데리아 매장을 폐점하고, 자사의 새로운 버거 브랜드인 '제테리아(Zetteria)'로 순차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1972년 일본 니혼바시 다카시마야에 1호점을 연 이후 54년 동안 이어온 '일본 롯데리아'의 명칭이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된 것이다.

브랜드 통합의 핵심: "물류 효율화와 구매력 강화"


젠쇼홀딩스는 2023년 4월 롯데홀딩스로부터 롯데리아 지분 100%를 인수한 이후, 브랜드 전환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기존 롯데리아는 롯데그룹의 물류 및 원재료 조달 시스템을 일부 활용해 왔으나, 제테리아로의 브랜드 통합 이후에는 '스키야', '하마즈시' 등을 운영하는 젠쇼그룹의 통합 공급망(MMD 시스템)에 편입된다. 이를 통해 원재료 공동 구매와 통합 배송이 가능해져 운영 효율이 대폭 향상될 전망이다.

제테리아는 롯데리아의 히트 상품인 '절품(제핀) 치즈버거'의 이름과 카페테리아를 결합한 명칭이다. 간판 메뉴의 명칭은 유지하되 빵(번), 고기(패티), 소스 등 핵심 식재료를 젠쇼의 기준에 맞춰 재구성하여 상품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일본 버거 시장 '4위' 등극…"상위권 추격 발판 마련"


이번 브랜드 통합을 통해 젠쇼홀딩스는 일본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강력한 플레이어로 부상하게 된다.

2025년 12월 말 기준, 젠쇼는 롯데리아 106개점과 제테리아 172개점을 운영 중이다. 전환이 완료되면 총 278개의 제테리아 매장을 확보하게 되며, 이는 맥도날드(3025점), 모스버거(1309점), 버거킹(337점)에 이은 일본 내 업계 4위 규모다.

젠쇼는 집객력이 검증된 '제테리아'로 브랜드를 단일화하여 인지도를 높이고, 그룹사의 외식 노하우를 접목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리아의 굴곡진 54년사


1972년 출범한 일본 롯데리아는 맥도날드 등 글로벌 체인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며 경영난을 겪어왔다.

2005년 기업 재생 전문 기업 '리밤프'가 출자하여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2007년 '절품 치즈버거' 등 히트 메뉴를 선보이며 반전을 꾀했다. 2010년 롯데홀딩스의 완전 자회사로 복귀했으나 실적 정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2023년 결국 외식 전문 대기업인 젠쇼홀딩스에 매각되며 '롯데' 그룹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졌다.

일본 경제의 구조적 변화


일본 롯데리아의 브랜드 전환은 일본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다.

일본은 경제가 2.3% 위축되는 와중에 금리를 30년 만에 최고치로 올린 '이상한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리의 재정 확장 정책과 우에다 일본은행 총재의 긴축 기조가 충돌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공포가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 준비를 마쳤다.

일본 정부는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을 재건하기 위해 AI 기반 로봇 개발 지원에 나섰다. 2035년까지 총 3500억 엔(약 22억3000만 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여 자본 지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젠쇼홀딩스의 롯데리아 브랜드 통합은 일본 기업들이 효율화와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중국과의 경쟁 구도


일본 롯데리아의 브랜드 전환은 중국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도 주목된다.

일본은 중국의 희토류와 이중 용도 품목 수출 금지에 맞서 G7 공조를 통해 탈중국 공급망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1월 11일 가타야마 사츠키 일본 재무장관은 중국이 희토류를 경제적 무기로 활용하는 능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미국 및 유럽과 협력하여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호주와 일본은 12억 달러 규모의 전략 비축으로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맞불을 놓고 있다. 일본 무역회사 소지츠와 금속에너지안보기구(JOGMEC)는 호주 리나스에 공동 투자해 2025년 10월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정제된 중토류 제품을 수입하기 시작했다.

젠쇼홀딩스의 브랜드 통합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일본 기업들의 효율화 전략을 보여준다.

한국 롯데리아는 독자 경영


한국 롯데리아는 롯데GRS를 통해 독자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어 일본의 브랜드 전환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한국과 일본의 롯데리아는 원래 같은 롯데그룹 계열이었지만, 2023년 일본 롯데리아가 젠쇼홀딩스에 매각되면서 완전히 분리되었다. 한국 롯데리아는 '롯데리아' 브랜드를 계속 유지하며 독자적인 메뉴 개발과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