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中, 테슬라식 ‘매립형 도어 핸들’ 전면 금지…세계 첫 규제

글로벌이코노믹

中, 테슬라식 ‘매립형 도어 핸들’ 전면 금지…세계 첫 규제

테슬라 모델3의 도어핸들.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모델3의 도어핸들. 사진=테슬라

중국 정부가 테슬라 차량을 계기로 확산된 이른바 ‘매립형 도어 핸들’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모든 차량에 기계식 개폐 장치를 의무화하는 조치로 특정 기업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테슬라식 설계를 제한하는 세계 최초의 규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4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에 대해 외부와 내부 도어 핸들에 기계식 개방 기능을 반드시 갖추도록 하는 새로운 규정을 도입한다고 전날 밝혔다. 이 규정은 매립형 도어 핸들을 대표적으로 적용해 온 테슬라 차량을 염두에 둔 조치로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매립형 도어 핸들은 차량 외부에서 손잡이가 차체와 평평하게 밀착돼 있고 사용자가 누르거나 밀어 레버를 꺼내야 문이 열리는 구조다. 내부에서도 버튼을 눌러 문을 여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공기저항 감소와 디자인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사고 발생 시 문이 열리지 않거나 구조가 지연될 수 있다는 안전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성명을 통해 “외부 도어 핸들의 조작 불편과 사고 이후 문을 열 수 없는 문제”를 규제 도입 배경으로 제시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외부 도어 핸들은 어느 방향에서도 손으로 기계식 개방이 가능하도록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하고 내부 도어 핸들은 탑승자 위치에서 명확히 보이도록 설계돼야 한다.

이번 규정은 특정 기업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테슬라가 가장 잘 알려진 사례다. 테슬라를 비롯해 중국 전기차 업체들도 유사한 디자인을 채택해 왔으며 샤오미와 광저우자동차그룹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온 일부 모델에도 매립형 도어 핸들이 적용됐다.

이번 조치는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경쟁 압박을 받는 시점에 나왔다. 테슬라는 전 세계적으로 판매 둔화를 겪고 있으며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규제 시행 시점이 겹치면서 테슬라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매립형 도어 핸들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안전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9월 테슬라는 화재 사고 등에서 구조대가 문을 열지 못했다는 보고가 이어지자 비상 상황에서 차량 문을 여는 방식에 대한 재설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조사에서는 차량 문이 열리지 않아 탑승자가 직접 차량 유리를 깨야 했던 사례도 보고됐다.

블룸버그통신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도어 핸들 문제로 인해 테슬라 차량에 갇히는 사고가 최소 140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중대한 부상으로 이어졌다. 테슬라 차량에는 내부 수동 개방 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사용법을 알지 못하거나 긴급 상황에서 접근이 어려운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중국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해 3월 샤오미 세단이 연루된 치명적인 사고 이후 차량 문이 열리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오며 논란이 커졌고 이후 중국 정부는 운전자 보조 기능과 차량 안전 설계 전반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CNN은 “중국 당국이 이번 조치를 통해 디자인 혁신보다 기본적인 안전성을 우선시하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