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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발발에 항공업계 ‘시계제로’… 캐세이퍼시픽, 역대급 실적에도 “험난한 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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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발발에 항공업계 ‘시계제로’… 캐세이퍼시픽, 역대급 실적에도 “험난한 길 예고”

캐세이 2025년 순이익 12.7% 급증… 실적 발표 후 주가 6% 폭등
제트 연료비 150% 폭등·중동 노선 마비에 콴타스·에어뉴질랜드 등 운임 인상 및 실적 전망 철회
홍콩의 캐세이퍼시픽은 중동 분쟁에 적응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여러 항공사 중 하나이다. 사진=캐세이퍼스픽이미지 확대보기
홍콩의 캐세이퍼시픽은 중동 분쟁에 적응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여러 항공사 중 하나이다. 사진=캐세이퍼스픽
글로벌 항공업계가 이란 전쟁이라는 초대형 지정학적 위기에 직면하며 격변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홍콩의 국적 항공사 캐세이퍼시픽(Cathay Pacific)이 지난해 견고한 실적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 여파로 인한 연료비 폭등과 공급망 혼란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11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이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 항공사들은 노선 취소와 유류 할증금 인상 등 긴급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 캐세이퍼시픽, ‘깜짝 실적’ 거뒀지만 웃지 못하는 이유


캐세이퍼시픽은 수요일 발표를 통해 2025년 매출액 1,167억 6,000만 홍콩달러(약 150억 달러), 순이익 108억 2,000만 홍콩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1.9%, 12.7% 증가한 수치다. 승객 수용 능력 확대와 화물 수요 강세가 실적을 견인하며 주가는 이날 오후 6%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패트릭 힐리 회장은 낙관론을 경계했다. 그는 "지정학적 환경이 매우 가변적이며, 특히 제트 연료 가격의 예상치 못한 변동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료비는 캐세이퍼시픽 전체 비용 중 단일 최대 항목으로,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은 수익성을 순식간에 갉아먹을 수 있는 ‘폭탄’과 같다. 이미 캐세이는 두바이와 리야드 등 중동 핵심 노선의 운항을 이달 말까지 전면 취소한 상태다.

◇ 제트 연료비 150% 급등… 아시아·태평양 항공사 ‘비상’


전쟁의 영향은 연료 가격에서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호주 콴타스(Qantas) 항공은 최근 2주 동안 일부 비용이 최대 150%까지 치솟았다고 밝히며 전격적인 항공권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콴타스는 유럽행 노선의 연료 보급을 위해 싱가포르를 경유하는 임시 조치를 시행하는 등 고육책을 짜내고 있다.

에어 뉴질랜드(Air New Zealand)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에어 뉴질랜드는 "전 세계 제트 연료 시장의 전례 없는 변동성"을 이유로 기존에 발표했던 회계연도 실적 가이던스를 전격 중단(Suspension)했다.

원유 가격과 제트 연료 가격의 차이인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가 통제 불능 수준으로 벌어지면서 기존의 헤지(Hedge) 전략만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 유류 할증금 인상 도미노… “소비자 부담 가중”


지정학적 리스크는 고스란히 승객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 홍콩항공은 전쟁 발발 이후 두 번째 유류 할증금 인상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장거리 노선의 경우 티켓당 약 94.6달러(약 12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항공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항공사들이 수익성 보존을 위해 노선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캐세이퍼시픽은 중동 노선 대신 수요가 급증하는 유럽(런던, 취리히) 노선에 수용 능력을 재배치하며 활로를 모색 중이다.

◇ 한국 항공업계와 경제에 주는 시사점


중동발 전쟁은 유가와 환율에 민감한 한국 항공업계에도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 역시 제트 연료비 상승에 따른 원가 압박에 직면했다. 이는 하반기 실적에 상당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란 영공 폐쇄 및 우회 항로 이용으로 인해 비행시간이 늘어나고 연료 소모가 증가하면서 운항 효율성이 급감하고 있다.

해상 물류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차질을 빚으면서 항공 화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수출 기업들에 물류비 부담을 가중시켜 한국 제품의 글로벌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