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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인도에 40억 달러 규모 '메가 조선소' 건설 추진… 'K-조선' 영토 확장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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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인도에 40억 달러 규모 '메가 조선소' 건설 추진… 'K-조선' 영토 확장 가속

인도 타밀나두주와 손잡고 대규모 조선소 건립 논의… 글로벌 건조 능력 확대 전략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과 시너지… 중국·일본 추격 따돌릴 승부수
대한민국 울산에 있는 HD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의 전체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대한민국 울산에 있는 HD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의 전체 모습.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조선사인 HD현대가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에 약 40억 달러(약 5조3000억 원)를 투입해 대규모 조선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국내 조선사들이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기 위해 해외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인도 조선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각) 인도 이코노믹 타임스(Economic Times) 보도에 따르면, HD현대는 인도 정부 및 주정부 관계자들과 구체적인 프로젝트 세부 사항을 논의 중이다.

◇ 인도 타밀나두주, 'K-조선'의 새로운 전략적 허브로 부상


HD현대가 인도, 그중에서도 타밀나두주를 선택한 이유는 숙련된 노동력과 우수한 해안 인프라, 그리고 주정부의 파격적인 유치 의지 때문이다.

타밀나두주는 자동차와 부품 산업이 발달해 '인도의 디트로이트'로 불리며, 대규모 항만 시설을 갖추고 있어 조선소 건립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40억 달러에 달하는 이번 투자는 인도 내 신규 조선소 건설뿐만 아니라 관련 부품 공급망(기자재) 생태계 구축까지 포함하는 '메가 프로젝트'로 구상되고 있다.

◇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와 시너지


이번 프로젝트는 인도 정부가 추진하는 제조업 육성 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와 '사가르말라(Sagar Mala, 항만 현대화 계획)' 프로젝트의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인도는 세계적인 해운 강국을 꿈꾸고 있지만, 자체 선박 건조 능력은 중국이나 한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 HD현대의 기술력이 도입될 경우 인도는 단숨에 글로벌 조선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다.
한국 조선업계 입장에서는 갈수록 거세지는 중국 조선소들의 물량 공세에 대응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하고 시장 잠재력이 큰 인도에 생산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 글로벌 조선 시장의 판도 변화와 한국의 선택


최근 일본 조선업계가 엔진 기술력을 앞세워 주가가 수십 배씩 폭등하고, 중국이 국가적 지원을 통해 건조량을 늘리는 상황에서 HD현대의 인도 진출은 '공격적인 영토 확장'으로 풀이된다.

국내 공장에서는 LNG 운반선이나 암모니아 추진선 등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에 집중하고, 인도 현지 조선소에서는 컨테이너선이나 유조선 등 범용 선박을 건조하는 등 생산 포트폴리오의 효율적 배분이 가능해진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동북아시아를 벗어나 인도양의 요충지에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된다.

◇ 향후 과제와 한국 경제에 주는 시사점


HD현대의 인도 진출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현지 노동 법규 대응과 복잡한 행정 절차 해결이 관건이 될 것이다.

대규모 조선소 건설에는 수많은 중소 기자재 업체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한국의 우수한 선박 부품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함께 진출하여 'K-조선 클러스터'를 형성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핵심 설계 기술은 보호하면서도 현지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의 부활과 중국의 추격 사이에서 한국 조선업이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이번 인도 투자는 '글로벌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 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