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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EU, '중국 대항 핵심 광물 동맹' 결성… 내 배터리값·전기차 보조금 판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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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EU, '중국 대항 핵심 광물 동맹' 결성… 내 배터리값·전기차 보조금 판도 바뀐다

가격 하한제 도입해 '중국산 저가 공세' 차단… 공급망 탈중국 가속화
"희토류 80% 장악한 중국에 맞불"… 한국 기업엔 기회이자 새 '청구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핵심 광물 분야에서 중국의 독점적 통제권을 깨트리기 위해 전례 없는 수준의 공동 전선을 구축한다. 단순히 자원 확보를 넘어 가격 하한제와 공동 구매라는 강력한 시장 개입 수단까지 동원해 중국산 저가 공세에 고사 위기에 처한 비(非)중국 공급망을 인위적으로 살려내겠다는 구상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핵심 광물 분야에서 중국의 독점적 통제권을 깨트리기 위해 전례 없는 수준의 공동 전선을 구축한다. 단순히 자원 확보를 넘어 가격 하한제와 공동 구매라는 강력한 시장 개입 수단까지 동원해 중국산 저가 공세에 고사 위기에 처한 비(非)중국 공급망을 인위적으로 살려내겠다는 구상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핵심 광물 분야에서 중국의 독점적 통제권을 깨트리기 위해 전례 없는 수준의 공동 전선을 구축한다. 단순히 자원 확보를 넘어 가격 하한제와 공동 구매라는 강력한 시장 개입 수단까지 동원해 중국산 저가 공세에 고사 위기에 처한 비()중국 공급망을 인위적으로 살려내겠다는 구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미 정부와 EU 집행위원회가 핵심 광물 생산 및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액션 플랜' 합의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합의안은 미사일 유도 시스템 등 첨단 무기체계부터 전기차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현대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희토류와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제로(0)에 가깝게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다.

최저가격제로 '중국산 덤핑' 원천 봉쇄… 시장 룰 바꾼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중국의 무기화된 '저가 물량 공세'를 무력화하는 데 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양측은 비중국산 광물 공급업체에 유리하도록 '최저 가격제(Minimum Prices)' 도입을 검토 중이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가공 물량의 80% 이상을 장악한 뒤, 자국 보조금을 바탕으로 가격을 낮춰 해외 경쟁업체를 고사시키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이에 미·유럽은 시장 가격보다 높은 수준의 하한선을 설정하거나 구매 보증을 제공함으로써, 채굴 비용이 높은 서방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생산을 지속할 수 있는 '보호막'을 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과거 자유무역주의 원칙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강력한 시장 개입이다. 그만큼 미·유럽이 느끼는 공급망 위기감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이 미국 수출 규제에 맞서 희토류와 갈륨, 게르마늄 등에 대한 수출 통제를 단행하자 유럽 제조 기업들은 생산 중단 위기에 몰리는 등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민주주의 광물 동맹' 확장… 일본·멕시코 이어 거대 블록화


미국은 이번 EU와의 협력을 단발성 합의가 아닌 글로벌 표준으로 확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성명을 통해 "핵심 광물 공급망의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기업가적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이미 일본, 멕시코와 마무리한 액션플랜을 기반으로 EU와도 조속히 합의를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이번 합의를 토대로 이른바 '가치 공유국(Like-minded partners)'을 규합해 다자간 협정을 체결할 방침이다. 탐사, 채굴, 제련, 재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공동 표준을 만들고 공급망 중단 사태가 발생할 경우 공동 대응하는 '광물 안보 블록'을 완성하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이번 양해각서(MOU) 초안에는 공동 공공조달과 수출 제한 공조, 광물 자원 지도 작성 등 실무적인 협력 방안이 대거 포함됐다. 이는 사실상 중국을 배제한 별도의 '광물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한국 배터리·소재 기업 '기회와 리스크' 공존… 3대 지표 주목해야


이번 미·유럽의 공조는 한국 배터리 및 소재 업계에 거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중국산 저가 소재와의 가격 경쟁에서 고전하던 국내 기업들에는 숨통이 트일 기회다. 하지만 광물 조달 비용 상승이 전기차 최종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경제안보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과 투자자들이 향후 세 가지 핵심 지표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제언한다.

첫째, LME(런던금속거래소) 대비 '안보 프리미엄' 비중이다. 최저 가격제가 시행될 경우 시장가와 안보 광물 가격 간의 격차가 기업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야 한다.

둘째, ·유럽 공동 보조금 가이드라인이다. 한국산 소재가 미·유럽의 공동 조달 시장에서 어떤 지위를 부여받느냐가 수주 경쟁력의 관건이 될 수 있다.

셋째, 중국의 추가 수출 보복 여부다. 서방의 블록화에 맞선 중국의 자원 무기화 강도가 국내 공급망 안정성에 미칠 충격파를 점검해야 한다.

핵심 광물은 더 이상 경제 논리가 아닌 '안보 자산'의 영역으로 편입됐다. ·유럽의 이번 합의는 단순한 통상 협정을 넘어, 향후 수십 년간 글로벌 산업 지도를 재편할 경제 전쟁의 서막이다. 우리 기업들도 이제 효율성 중심의 공급망을 넘어 '안보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전략적 재설계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