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비축분 60년 만에 '바닥', 중국산 갈륨 공백 시 경제 손실 200배 달해
'가격 하한선' 보장 제도 병행하며 '차이나 리스크' 정면 돌파 의지
'가격 하한선' 보장 제도 병행하며 '차이나 리스크' 정면 돌파 의지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경제 전문 매체 배런스(Barron’s)는 지난 9일(현지시각) 브래드 핸들러(Brad Handler) 콜로라도 광업대학 에너지금융연구소장 등 전문가 4인의 분석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리튬과 구리 등 핵심 소재의 60~90일 치 물량을 긴급 비축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자원 무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냉전기 대비 80분의 1로 쪼그라든 비축고, ‘자원 무기화’에 속수무책
미국의 광물 비축 역사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 냉전 초기였던 1960년대 초반, 미국은 소련과의 전면전을 가정해 5년 치 전쟁 수행이 가능한 현재 가치 기준인 약 800억 달러(약 117조6800억 원) 규모의 광물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냉전 종식 이후 비축 물량을 지속적으로 매각하면서, 현재 비축고에 남은 자산은 1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60년 전과 비교하면 사실상 비어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반면 중국은 치밀하게 움직였다.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시장 가격이 하락할 때마다 자국 제련소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구리 등 핵심 자원을 대량 매집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확보한 비축분을 활용해 중국 제조업체들이 글로벌 공급망 혼란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을 마련했다.
최근 미 의회가 ‘원 빅 뷰티풀 빌(One Big Beautiful Bill) 법안’을 통해 20억 달러의 추가 예산을 승인한 것은 이러한 격차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금융 안전망과 '클린 공급망' 융합…미국판 자원 요새화 전략 가동
'프로젝트 볼트'의 골자는 에너지부(DOE)의 대출 프로그램 사무국(LPO)을 통한 저금리 금융 지원과 동맹국 간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MSP)' 강화에 있다.
이는 중국의 물량 공세로 인한 가격 하락 시에도 민간 광산 기업이 도산하지 않도록 정부가 '최저 가격'을 보장하는 금융 안전망을 구축하고, 호주·캐나다 등 자원 부국과 협력해 중국을 배제한 '클린 공급망'을 완성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리튬과 희토류 등 전략 광물에 대해서는 더욱 정교한 '맞춤형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리튬의 경우 북미 본토 내 채굴과 정련 시설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 공제를 연동해 자급자족 체제를 굳히고 있으며, 중국이 독점 중인 희토류 분리·정제 공정을 텍사스 등 본토로 이전하는 '업스트림(Upstream) 탈취'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결국 경제 논리보다 국가 안보를 우선시하는 '자원 자본주의'의 귀환을 의미하며, 글로벌 광물 시장이 정치적 동맹 관계에 따라 나뉘는 파편화된 시장으로 재편될 것임을 예고한다.
'19톤'의 나비효과…소량 광물 갈륨에 발목 잡힌 첨단 산업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소비량은 미미하지만 경제적 파급력이 막강한 '소량 광물'의 위험성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갈륨이다. 미국의 연간 갈륨 소비량은 고작 19톤(t)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720만 달러(약 105억 원) 수준이다.
덤프트럭 몇 대에 실을 수 있는 양이지만, 이 작은 금속이 없으면 고속 반도체, 레이저, 의료용 영상 장비 생산이 전면 중단된다.
미 국방부 및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만약 중국이 갈륨 수출을 1년간 완전히 차단할 경우 미국 경제가 입을 직접적인 타격은 약 14억 달러(약 2조 590 억 원)에 달한다.
원자재 가치의 200배가 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갈륨은 아연이나 알루미늄 채굴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기 때문에 민간 기업이 단독으로 채굴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비축을 넘어 ‘시장 설계’로…민간 광산 살리는 가격 보장제 도입
미국 정부는 단순 비축을 넘어 시장 구조 자체를 뜯어고치는 ‘시장 관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단순 매입은 단기적인 방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 행정부는 비축과 함께 ‘가격 하한선(Floor)’ 및 ‘차액결제계약(Contract for Differences)’을 도입해 민간 광산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가격 보장제는 국제 광물 가격이 생산 원가 밑으로 떨어지더라도 정부가 사전에 약속한 가격으로 물량을 인수해주는 제도다. 이는 중국의 '물량 공세'에 따른 가격 하락 시에도 미국 내 광산들이 파산하지 않고 생산을 지속하게 만드는 안전장치다.
앤드루 바우만(Andrew Bauman) 연구원은 "구리와 같이 거래량이 많은 광물은 단기 수급 조절용 비축에 집중하되, 갈륨처럼 소량이면서 대체 불가능한 광물은 정부가 장기적인 수요처가 되어 시장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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