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 50%의 비밀, 파도 주기 상관없이 발전… 해상 에너지 ‘게임체인저’ 부상
재생에너지 ‘간헐성’ 정면 돌파… 내 포트폴리오에 미칠 영향은
재생에너지 ‘간헐성’ 정면 돌파… 내 포트폴리오에 미칠 영향은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21일(현지시각) 독일 IT 매체 칩(CHIP)과 학계에 따르면, 일본 오사카대학교 연구팀은 ‘자이로스코프 파도 에너지 변환기(GWEC)’를 통해 파력 발전의 고질적 난제인 에너지 변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 파도의 높이나 주기가 수시로 변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최대 50%의 에너지 효율을 일정하게 유지한다는 연구 결과가 ‘유체역학 저널(Journal of Fluid Mechanics)’에 실리면서 글로벌 에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불규칙한 파도, ‘세차 운동’으로 제어한다
파력 발전은 해안을 낀 국가에 무궁무진한 에너지원이지만, 정작 현장에선 ‘빛 좋은 개살구’였다. 파도는 기상과 지형에 따라 높이와 주기가 끊임없이 요동친다. 기존 파력 발전 설비는 특정 주파수 대역에서만 효율이 나올 뿐, 파도가 조금만 변해도 발전 효율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었다.
오사카대 타카히토 이다 교수팀이 제시한 GWEC 시스템은 이 ‘불확실성’을 ‘제어 가능성’으로 바꿨다. 핵심은 자이로스코프의 ‘세차 운동(Precession)’ 원리다. 회전하는 물체가 외부 힘을 받을 때 방향이 바뀌는 물리 현상을 이용해, 파도의 불규칙한 상하 움직임을 내부 회전체가 효율적으로 흡수하도록 설계했다.
연구팀은 정교한 모델링을 통해 회전체의 속도와 발전기 설정을 최적화했다. 그 결과 파도의 주기가 변해도 시스템이 즉각 대응하며 최대 50%의 효율을 유지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는 이론적으로 파력 발전이 도달할 수 있는 에너지 흡수 한계치에 근접한 수치다.
‘덩켈플라우테’를 깰 베이스로드 전력원 될까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번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신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의 구조적 약점을 보완할 강력한 카드가 될 것으로 본다. 현재 태양광과 풍력은 해가 지거나 바람이 멎는 ‘덩켈플라우테(Dunkelflaute·무풍·무일조 현상)’ 기간에 전력 생산이 급감한다. 이 때문에 ESS(에너지저장장치)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한다.
반면 파도는 기상 조건과 상관없이 365일 지속해서 발생한다. GWEC가 대규모 해상 발전 단지에 적용된다면, 간헐성이 큰 태양광·풍력의 단점을 메우는 ‘베이스로드(기저부하)’ 전력원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 같이 삼면이 바다인 국가 입장에서는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눈여겨봐야 할 기술이다.
상용화 핵심은 ‘LCOE’… 내 포트폴리오에 미칠 영향
기술적 성공이 곧바로 시장 장악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파력 발전의 운명은 결국 ‘균등화발전비용(LCOE)’에 달렸다. 이미 태양광과 풍력은 발전 단가가 급락하며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GWEC 기술이 실험실을 벗어나 거친 바다 환경에서 내구성을 유지하고, 유지보수 비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가 시장 진입의 관건이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기술적 가능성을 확인한 ‘타당성 조사(Machbarkeitsstudie)’ 단계임을 분명히 했다. 투자자와 정책 입안자가 주목해야 할 변수는 다음과 같다.
파력 에너지 시장 판별 체크리스트
업계와 투자자들이 확인해야할 사항은 첫째, 파일럿 플랜트의 실증 데이터이다. 연구실 모델링을 넘어 실제 거친 해상 환경에서 50% 효율이 구현되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둘째, LCOE 경쟁력이다. 태양광·풍력 발전 단가 대비 얼마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초기 설치비와 유지보수 비용 산출을 지켜봐야 한다.
셋째, 하이브리드 정책 변화다. 각국 정부가 기존 해상풍력 단지와 파력 발전을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단지’에 보조금 등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는지 여부도 중요한 확인사항이다.
기술적 난제를 해결한 일본의 이번 연구는 신재생에너지의 다양성을 넓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다만, 새로운 에너지가 기존 에너지 시장의 벽을 넘기 위해선 기술 이상의 경제적 설득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제 공은 실증을 통해 비용을 증명해야 할 연구진과 기업의 몫으로 넘어갔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