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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8000 시대의 역설…외국인 5월 91조 던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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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8000 시대의 역설…외국인 5월 91조 던진 까닭은

골드만 9000·노무라 1만1000 일제 상향…외국인 보유 39.4% 사상 최고
7월 6일 24시간 외환·내년 MSCI가 '코리아 프리미엄' 분수령
코스피가 지난달 29일 종가 8476.15에 마감했다. 사상 처음 8000선을 넘은 지 사흘 만이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19일 종가 기준 39.43%(한국거래소·연합인포맥스 집계)로 2006년 이후 가장 높다. 골드만삭스·제이피(JP)모건·모건스탠리·시티·노무라가 지난 한 달 새 코스피 목표치를 일제히 올렸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코스피가 지난달 29일 종가 8476.15에 마감했다. 사상 처음 8000선을 넘은 지 사흘 만이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19일 종가 기준 39.43%(한국거래소·연합인포맥스 집계)로 2006년 이후 가장 높다. 골드만삭스·제이피(JP)모건·모건스탠리·시티·노무라가 지난 한 달 새 코스피 목표치를 일제히 올렸다. 이미지=제미나이3

코스피가 지난달 29일 종가 8476.15에 마감했다. 사상 처음 8000선을 넘은 지 사흘 만이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난달 19일 종가 기준 39.43%(한국거래소·연합인포맥스 집계)2006년 이후 가장 높다. 골드만삭스·제이피(JP)모건·모건스탠리·시티·노무라가 지난 한 달 새 코스피 목표치를 일제히 올렸다.

그러나 해외 투자은행(IB)의 진단은 한목소리로 수렴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절반만 풀렸다.” 한국 증시가 코리아 프리미엄구간으로 진입하려면 7월 외환시장 개방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편입이 맞물려야 하며, 상법 개정 마무리가 이를 가속하는 동력으로 작용해야 한다.

39%의 착시, 외국인 91조 순매도에도 지수 급등한 이유


코스피 시가총액은 지난달 266581조 원으로 불어났다. 삼성전자는 시총 2000조 원을 돌파했고, SK하이닉스는 27(환율 1503.10원 기준) 1645억 달러(1604조 원, 529일 종가 기준 1662조 원)를 기록하며 국내 최초로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 지배력에 힘입어 글로벌 빅테크 반열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시총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11, SK하이닉스는 12위다.
여기서 시장의 의문을 자아내는 대목이 있다. 지난 5월 한 달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무려 91조 원의 누적 순매도를 기록했다. 거대한 매도 폭탄에도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메커니즘은 반도체 투톱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평가)’국내 기관·개인의 방어로 요약된다.

외국인이 던진 물량은 실적 턴어라운드를 확신한 국내 기관(52조 원)과 개인 투자자(37조 원)가 고스란히 받아내며 지수 하단을 지지했다. 동시에 AI 호황에 따른 반도체 대형주의 이익 전망치가 폭발적으로 상향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상승분의 약 55%를 설명하며, 두 종목이 지수 상승을 사실상 견인하는 국면이 연출됐다.

미국 빅고파이낸스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급등에 따른 평가이익이 외국인 보유 비중을 착시적으로 끌어올렸다외국인 순매도로 인한 비중 감소 효과는 1.5%포인트에 그친 반면, 기존 보유 종목의 가격 상승 효과가 9%포인트를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 신규 자금 유입이 아니라 기존 주식의 가치 상승이 만든 착시인 셈이다.

밸류에이션의 현재, 디스카운트 축소의 중간 단계


미국 통계업체 시블리스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코스피 후행 주가수익비율(PER)17.06, 선행(Forward) PER10.43배다. 선행 PER이 후행보다 급격히 낮아진 것은 향후 반도체발 이익 급증 기대가 시장에 강하게 선반영되어 있음을 뜻한다. 다만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밸류에이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내포한다.

현재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2.3배다. 과거 오랜 기간 0.8~1.2배 박스권에 갇혀 있던 역사적 수치와 비교하면 디스카운트가 상당 부분 해소되는 국면이다. 다만 신흥국 평균(2.4)과 선진국 평균(4.0)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해, 구조적 재평가의 중간 단계에 위치해 있음을 보여준다.

골드만 9000·노무라 11000, 기저효과와 셈법


해외 IB들은 지난달 일제히 코스피 목표치를 상향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712개월 목표치를 9000으로 올렸다. 티모시 모 아시아·태평양 수석 주식전략가는 한국은 우리의 최고 확신 시장이라며 2026년 코스피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을 300%로 전망했다. 다만 이는 지난 반도체 다운사이클 기저효과가 과도하게 반영된 착시가 포함되어 있으며, 한국 증시 특성상 반도체 이익 비중이 높아 향후 업황 변동성에 노출될 리스크가 상존한다.

한편 제이피모건은 기본 9000(강세 1), 모건스탠리는 강세 1, 시티는 8500, 노무라는 1~11000을 제시했다. 노무라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지배력을 근거로 한국 기업의 2026EPS 성장률을 129%로 내다봤다. 제이피모건의 미소 다스 아시아 주식전략가는 한국의 거버넌스 디스카운트 중 고작 25%만 회수됐고 여전히 75%의 상향 포텐셜이 남았다고 정량화했다.

디스카운트의 본질과 외국인의 불안 요인


해외 기관들이 지목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뿌리는 단순히 재벌 구조 자체가 아니다. 핵심은 자본효율성과 주주환원의 부재다. 네덜란드 로베코 자산운용은 낮은 배당과 자사주 소각 미비,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원인으로 꼽았다. 영국 애버딘은 한국의 배당 최고세율(50%)이 양도세(0%)보다 압도적으로 높아 대주주들이 배당보다 유보를 선호하게 만들었고, 이것이 디스카운트를 고착화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우려하는 리스크는 구조적 요인과 단기 이벤트로 나뉜다. 구조적 측면에서는 최고 60%에 달하는 상속세율이 대주주의 주가 부양 의지를 꺾고 있으며, 순환출자와 모자회사 동시 상장 등 고질적인 거버넌스 불신이 깊다. 외국인 비중이 70%에 달하는 공매도 제도의 규제 일관성 부족도 신뢰를 저해한다. 단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에 따른 환차손 압박, 대형 제조사 중심의 노동 경직성, ·이란 분쟁 장기화 등 지정학적 위기가 매크로 충격을 더하며 투자 심리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76일 외환 개방과 MSCI 타임라인


정부가 꺼내 든 핵심 카드는 외환시장 개방과 거버넌스 개혁이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76일 원·달러 현물환 24시간 거래(월요일 오전 6~토요일 오전 6)를 정식 개시한다. 영국 매체 아이에프알(IFR)에 따르면, MSCI는 선진국 편입의 핵심 요건으로 역외 외환시장과 다름없는 유연한 거래 환경을 요구해 왔다.

한국 증시의 MSCI 선진국 편입 일정은 올해 6월 관찰대상국(Watchlist) 진입 ➔ 내년(2027) 6월 최종 승인 ➔ 2028년 실제 편입 구조다. 한국은 과거에도 외환시장 접근성과 공매도 규제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관찰대상국 진입에 실패했던 이력이 있다. 만약 이번 6월에도 진입이 무산되면 선진국 편입 시나리오는 최소 1년 이상 자동 지연된다. 골드만삭스는 최종 편입 시 약 300억 달러(45조 원)의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것으로 추정했다.

거버넌스 부문에서는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의 충실의무를 '모든 주주'로 확대하고 자사주 의무 소각 제도를 도입하는 등 제도적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 다만 미국 버클리국제법저널과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는 "계열사 간 관계자거래 공시가 여전히 미흡하고, 참여하지 않는 기업에 대한 페널티가 없어 강제성이 떨어진다"고 평가절하했다. 과거 도쿄증권거래소가 PBR 1배 미만 기업에 자본비용 경영을 강력히 요구해 프라임시장 평균 PBR1.1배에서 1.4배로 끌어올린 것과 같은 실효성 있는 인센티브 구조가 보완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투자자가 확인할 3대 핵심 지표


코스피 8000 안착 이후 가속 페달을 밟을지 여부는 다음 세 가지 이정표에 달려 있다.

첫째, 6MSCI 관찰대상국 진입 여부를 봐야 한다. 선진국 패시브 자금 유입의 첫 관문이자 글로벌 신뢰도의 척도다.

둘째, 7624시간 외환시장의 안정성 여부다. 야간 거래 시간대의 호가 스프레드(매수·매도 가격 차)가 촘촘하게 유지되어 외환 변동성을 통제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외국인 보유 비중 40%의 질적 돌파도 중요하다.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 착시를 넘어, 6월 이후 외국인 수급이 지속적인 순매수로 반전하며 비중 40%를 넘어서는지가 진짜 신호다.

골드만삭스 인사이트의 분석대로 한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진전 중이며 오랜 디스카운트는 점진적으로 좁혀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외환시장 개방과 MSCI 편입만으로도 선진국 프리미엄의 일부가 반영될 수 있으며, 상법 개정의 완전한 마무리는 그 속도를 배가시킬 변수다.

그러나 착시 효과가 걷힌 뒤에도 구체적인 제도 개선과 실질적인 수급 유입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현재의 랠리는 언제든 되돌림을 겪을 수 있다. 지금의 상승은 단순한 유동성 장세가 아니라 제도 개선 기대가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한 초기 국면에 가깝다. 셈법이 맞다면 코스피 8000은 화려한 도착점이 아니라, 체질 개선을 향한 진짜 출발선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