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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진입장벽 반사이익, '북미 가동률' 못 맞추면 독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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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진입장벽 반사이익, '북미 가동률' 못 맞추면 독 된다

미국 ESS 시장 2030년까지 5배 폭발적 성장… 빅테크가 찍은 '초 단위 완충장치'의 진실
'중국산 우회 차단' 미 FEOC 최종 규제 단서… 국내 셀 제조업체 가동률 레버리지에 달렸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저장용 배터리 수요가 폭발하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저장용 배터리 수요가 폭발하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배런스는 지난 3(현지시각)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저장용 배터리 수요가 폭발하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배터리 제조업의 본질적인 이익률 한계와 우회 수입 규제 탓에 투자 대상 선별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데이터센터 전력 자급화 흐름이 국내 배터리 업계에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던지는 모양새다.

신규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며 전력 사용량의 변동 폭도 크다. 기존 가스 발전소는 급격한 전력 수요 변화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 반면 에너지 저장 장치(ESS)용 배터리는 이른바 초 단위 완충장치로서 피크 부하를 깎고(load shifting) 주파수 변동을 실시간으로 보정하며 전력망을 안정화한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57기가와트시(GWh) 수준이던 미국 전력망 배터리 설치 용량이 오는 2030279GWh로 늘어난다고 추산했다. 이 가운데 데이터센터 수요만 169GWh에 달할 전망이다. 169GWh는 중형 전기차 약 250만 대에 탑재되는 배터리 총용량과 맞먹는 규모다.

폭발하는 미 ESS 시장, 주가 거품과 상품화 딜레마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지만 투자 지형도는 복잡하다. 배터리 제조 산업은 고유의 상품화 특성 탓에 가격 인하 경쟁에 취약하다. 실제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가격은 최근 2년간 1킬로와트시(kWh)30% 이상 하락하며 제조사의 마진 압박을 심화했다.

미 정부는 중국산 배터리에 8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고 국내 제조 배터리에 1kWh45달러(68800)의 보조금을 지급해 시장을 방어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 셀 제조 능력을 갖춘 순수 미국 기업은 드물다. 미국 시장 내 배터리 셀 생산 선두 주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국내 대기업이다. 미국 대표 기업인 테슬라와 포드는 매출의 대부분을 자동차 판매에 의존해 순수 배터리 수혜주로 보기 어렵다.

독이 된 중국 기술 라이선스… 포드·플루언스의 부메랑


주가 과열과 공급망 규제는 주요 위험 요인이다. 포드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해 배터리 생산 설비를 ESS용으로 전환하며 지난 5월 한 달간 주가가 44% 급등했다.

그러나 중국 시에이티엘(CATL)의 기술 라이선스에 의존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탈락 시 보조금 의존 구조상 수익성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포드의 에너지 사업 가치를 100억 달러(152990억 원)로 평가했으나, 최근 주가 상승으로 늘어난 시가총액은 이미 이 가치를 웃돌고 있다. 엔비디아의 추천 설계 협력사로 묶이며 급등한 플루언스 에너지 역시 핵심 셀을 외주에 의존하는 구조 탓에 원가 통제력이 없어 극심한 마진 변동성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제조 위험 비낀 틈새시장… 부품·설치 기업의 실속

전문가들은 제조 위험을 피하면서 ESS 시장 성장의 실익을 챙기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한다. 기후 기술 전문 투자사 갈바니즈의 세스 커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배런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배터리 설치 전문 기업인 솔브 에너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제조 공장 설립에 따르는 자본 지출과 수급 과잉 위험을 지지 않으면서 배터리 수요 증가의 혜택을 직접 누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솔브 에너지는 지난 2월 상장 이후 14% 상승하며 시장의 관심을 증명했다.

공급망 규제 반사이익 속 철저한 기술·원가 관리 과제


미국의 중국산 배터리 고율 관세 부과와 보조금 정책은 북미 ESS 시장 내 선두 주자인 한국 배터리 셀 제조업체들에 거대한 진입 장벽의 반사이익을 제공한다.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발주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주 잔고와 북미 전용 공장 가동률은 중장기적으로 우상향할 전망이다.

다만 양극재와 전해질 등 핵심 소재 단계에서 중국산 비중이 우려 외국기업(FEOC) 기준을 넘을 경우 세액공제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되어 가격 경쟁력을 상실할 위험이 공존한다. 단순 셀 공급을 넘어 플루언스 에너지처럼 정교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결합한 통합 솔루션 역량을 확보하고, 중국산 대비 제조 원가 격차를 좁히는 효율화 과제를 동시에 달성해야만 데이터센터 붐의 실질적 승자가 될 수 있다.

ESS 수요는 확정된 성장 변수지만, 수익은 가동률과 FEOC 적합성이 가른다. 투자자가 앞으로 눈여겨봐야 할 3대 지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 재무부 FEOC 지침에 따른 소재 국산화 비율이다. 양극재와 전해질 등 핵심 소재 단계에서 중국산 비중을 제한하는 최종 규정을 충족해야 국내 셀 메이커들의 보조금 수령 적합성이 유지된다.

둘째, 엔비디아 생태계 기반 데이터센터 전력 설계 내 ESS 채택률이다. 빅테크 전력망의 표준 설계로 자리 잡는 속도에 따라 전체 ESS 발주 규모의 단기 성장성과 기업별 수주 규모가 결정된다.

셋째, 국내 배터리 셀 제조업체들의 북미 전용 공장 가동률이다. 장치산업 특성상 가동률이 10%포인트만 변해도 고정비 부담 탓에 수익성이 급변하므로, 가동률은 영업이익 레버리지를 결정하는 가장 치명적인 변수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