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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라인메탈, 열리는 日 방산시장 공략... K-방산엔 경쟁·협력 양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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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라인메탈, 열리는 日 방산시장 공략... K-방산엔 경쟁·협력 양날

'글로벌 챔피언' 선언 라인메탈, 경쟁과 협력 동시 구사
유럽선 EU·獨 정부 업고 전방위 공세… K-방산 압박 거세진다
지난 19일(현지시각) 아르민 파퍼거 라인메탈 최고경영자(CEO) 인터뷰를 인용해 라인메탈이 일본 현지 파트너와 합작법인(JV)을 세워 무기를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미지=제미나이 3.5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9일(현지시각) 아르민 파퍼거 라인메탈 최고경영자(CEO) 인터뷰를 인용해 "라인메탈이 일본 현지 파트너와 합작법인(JV)을 세워 무기를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미지=제미나이 3.5
독일 방산기업 라인메탈이 일본에 첫 무기 생산 거점을 짓는다. 유럽에서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는 라인메탈이 성장의 다음 무대로 인도·태평양(이하 인태) 방산시장을 정조준한 것이다. 한쪽에선 일본에 생산 거점을 세우고, 다른 쪽에선 한국 LIG D&A와 손잡는 '경쟁과 협력의 이중 포석'이 동시에 진행된다. K9 자주포·천무로 인태 방산시장을 키워온 K-방산엔 복합 변수가 생겼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최근 아르민 파퍼거 라인메탈 최고경영자(CEO) 인터뷰를 인용해 "라인메탈이 일본 현지 파트너와 합작법인(JV)을 세워 무기를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파퍼거는 "일본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일본을 찾아 협의에 나선다.

부품사에서 '전영역 시스템통합(SI) 업체'로 변신


라인메탈은 더 이상 탄약·장갑차 회사가 아니다. 올해 1분기 코르벳·프리깃급 군함을 건조하는 독일 조선사 NVL을 인수해 해군 부문에 진입했다. 이번 인수로 육·해·공·사이버·우주를 아우르는 전영역 시스템 통합업체(SI)로 변신했다.

파퍼거는 지난달 7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우리는 모든 핵심 영역의 주요 플레이어이며, 글로벌 방산 챔피언이 되는 길에 서 있다"고 밝혔다.

실적이 변신을 뒷받침한다. 3월 말 수주잔고는 730억 유로(약 128조 원)로 1년 전 560억 유로에서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매출의 약 7배로, 5∼7년 실적 가시성을 담보하는 규모다.
지난해 매출은 99억 유로(약 17조 4000억 원)로 29% 늘었고, 올해는 40∼45% 더 늘 전망이다.

2030년 목표 500억 유로(약 88조 원)는 현재의 약 5배다. 민수 사업부 매각으로 방산 비중이 70% 이상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 인태 시장이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경쟁하며 끌어안는다… 라인메탈의 '이중 포석


라인메탈의 전략은 경쟁자를 동시에 동맹으로 묶는 정교한 포석이다. 일본에 생산 거점을 세워 K-방산의 인태 시장을 파고드는 한편, 한국 방산업체와도 손을 잡았다. LIG D&A는 지난 16일 라인메탈 에어디펜스와 유럽·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합작사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라인메탈은 자사가 과반 지분을 갖는 합작사를 세우고 신형 미사일을 공동 개발한다고 밝혔다. LIG D&A의 중·장거리 방공미사일(천궁-II·L-SAM)과 라인메탈의 초단거리 방공 시스템을 결합하는 구조다. 한국 기술을 유럽 현지화 틀로 끌어들이되 경영권은 라인메탈이 쥐는 그림이다.

라인메탈은 네덜란드 데스티누스 합작에서도 51% 지분을 확보하는 등 '지배 지분 합작'을 기본 모델로 삼아왔다.

안방의 지원도 든든하다. 라인메탈은 독일 1000억 유로(약 175조 원) 특별국방기금과 EU의 1500억 유로(약 263조 원) 규모 ‘안보 조달프로그램(SAFE)’을 업고 있다.

'유럽산 우선' 조달 구도에서 라인메탈은 유럽에선 정책 보호막을, 아시아에선 현지 생산을, 미사일에선 한국 기술 흡수를 동시에 노린다.

9조 엔 일본·빗장 풀린 수출… 일본을 고른 이유


라인메탈이 일본으로 향하는 것은 유럽 호황에만 기댈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일본정부는 지난해 12월 26일 2026회계연도 방위 예산을 9조 353억 엔(약 85조 원)으로 확정했다. 사상 처음 9조 엔을 넘겼다.

빗장도 풀렸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내각은 지난 4월 무기수출 3원칙을 개정해 완제품 수출을 비살상 5개 범주로 묶던 규정을 폐지했다. CSIS는 지난 5월 보고서에서 일본이 미국과의 동맹 아래 수출·기술이전을 전략 도구로 쓰는 '정상국가형' 방위산업을 구축하는 방향에 섰다고 분석했다.

독일은 2017년 일본과 ETTA를 체결해 법적 틀을 갖췄다. ETTA는 방위 장비·기술 이전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양자협정으로, 살상무기 수출의 통로다. 한국과 일본 사이엔 협정 자체가 없다.

K-방산의 선택은 '경쟁과 협력'

그렇다면 K-방산의 선택은 무엇인가?

라인메탈은 K-방산에 '위협이자 통로'다. 인태에선 정면 경쟁자지만, 유럽에선 K-방산을 끌고 들어갈 연결고리다. 핵심은 한국이 '기술 제공자'에 머물지, '대등한 파트너'로 올라설지다.

지상무기·탄약 부문에서는 라인메탈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이 K9·천무·장갑차로 정면 경합한다. 라인메탈의 강점은 유럽 생산기반과 정치 네트워크, K-방산의 강점은 단가·납기와 운용·교육·금융 패키지다. 한국이 폴란드식 '현지 조립+기술이전' 모델을 인태로 확장해야 라인메탈의 자국산 가점에 맞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공·미사일 부문에서는 LIG D&A가 합작으로 유럽에 진입하지만, 과반 지분을 내준 만큼 지식재산권(IP)·수출권·가격결정권을 지키는 게 관건이다. 향후 3∼5년 유럽 방공 수주가 이 합작을 거칠 수 있어 재협상력이 밸류에이션을 가른다.

일본 JV 파트너가 미쓰비시중공업·IHI급이면 수출 허용 범위가 커지고 중견사면 제한된다. LIG D&A 합작은 라인메탈 지분·IP 이전 폭이 크면 유럽 실적이 늘되 단독 수출 여지가 준다. 한·일 ETTA가 체결되면 직접 합작이 열리지만 일본 규제 리스크에 노출된다.

유럽 방산공룡이 일본을 발판으로 아시아에 상륙하고 한국 기술까지 끌어안는 길목에서, K-방산의 과제는 '경쟁과 협력의 경계를 누가 설계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