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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전쟁’ 벌인 다논·초바니, 美 요거트 시장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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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전쟁’ 벌인 다논·초바니, 美 요거트 시장 지각변동

다논, 초바니 단백질 표기법 ‘허위’ 제소
GLP-1 열풍 속 시장 주도권 다툼 격화
고단백 요거트 시장을 둔 다논과 초바니의 치열한 경쟁을 식료품점 배경에 '단백질 전투' 방패로 표현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고단백 요거트 시장을 둔 다논과 초바니의 치열한 경쟁을 식료품점 배경에 '단백질 전투' 방패로 표현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비만 치료제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건강한 식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글로벌 식품 공룡 다논(Danone)과 미국 요거트 강자 초바니(Chobani)가 ‘단백질 함량’을 둘러싼 법정 공방에 돌입했다.

체중 감량 약물 사용자들 사이에서 근육 손실 방지를 위한 고단백 식품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번 소송은 단순한 라벨링 분쟁을 넘어 미국 요거트 시장의 점유율을 뒤흔드는 ‘단백질 헤게모니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로이터의 21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다논은 미국 법원에 초바니의 ‘20G 프로틴’ 제품이 라벨에 기재된 단백질 함량을 부풀렸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다논은 초바니가 다인용 요거트 제품의 서빙 사이즈를 임의로 조정해 단백질 수치를 왜곡하고, 이를 통해 자사 고단백 요거트 브랜드인 ‘오이코스 프로(Oikos Pro)’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치열해지는 단백질 경쟁… 왜 지금인가?


이번 다툼의 중심에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 치료제 열풍이 있다. 위고비, 젭바운드 등 비만 치료제를 투약하는 소비자들은 급격한 체중 감량 과정에서 근육량이 줄어드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경향이 뚜렷하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로런 테일러 전무는 최근 보고서에서 “요거트는 단백질 셰이크와 달리 비만 치료제 투약 중은 물론 투약 종료 후에도 섭취 빈도가 높아지는 ‘장기적 승자’ 품목”이라고 분석했다.

즉, 다논과 초바니 모두 향후 수년간 지속될 고단백 식품 시장의 확실한 주도권을 쥐기 위해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의 배경에 다논의 다급함이 깔려 있다고 본다. 바클레이스 분석가들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다논이 고단백 제품에 대한 수요 폭증을 제때 따라가지 못하면서 미국 유제품 사업부의 회복세가 지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논은 현재 생산 설비를 확충하고 있으나, 시장의 평가는 냉혹하다. 실제로 올해 들어 다논의 주가는 15% 하락하며 전 세계 주식시장 지표인 MSCI 월드 지수의 11% 상승세와 대조를 보였다.

‘성장률 20%’ 초바니의 공세… 점유율 역전 가속

반면 초바니는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닐슨IQ 자료에 따르면 초바니의 미국 요거트 시장 점유율은 3년 전 21%에서 올해 1분기 26%로 크게 뛰었다. 같은 기간 다논은 30.7%에서 25.8%로 하락하며 초바니와 격차를 좁히거나 역전당하는 상황에 처했다.

초바니의 최고경영자(CEO) 함디 울루카야는 이번 소송을 다논의 ‘흠집 내기’로 일축했다. 울루카야 CEO는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외부 단백질을 첨가하지 않으며, 소비자를 기만하지 않는다”고 강력히 반박했다.

다논이 수시로 제기하는 소송 전략이 오히려 후발 주자의 성장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시각이 업계 안팎에서 힘을 얻고 있다.

전직 초바니 임원인 브래드 채런 ALOHA 대표는 “다논은 2016년부터 수차례 초바니를 제소해왔지만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제품 경쟁에서 밀리니 법적 공방으로 시장 흐름을 돌리려는 전형적인 고육지책”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전문가들 “라벨링 논쟁, 소비자 선택에 영향 미칠까”


다논은 소비자들이 제품 간 영양 성분을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도록 ‘일관된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분쟁이 실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을 바꾸기보다는, 고단백 식품군에서 누가 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다논이 뒤처진 생산 능력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고, 초바니가 고속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

단순히 라벨링의 적절성을 따지는 법적 공방을 넘어, 1조 원대 브랜드인 오이코스를 보유한 다논과 점유율을 잠식 중인 초바니 간의 주도권 다툼은 미국 요거트 시장의 판도를 재편할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