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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시리아, 송유관 복구 합의…호르무즈 리스크 회피 ‘대체 루트’ 확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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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시리아, 송유관 복구 합의…호르무즈 리스크 회피 ‘대체 루트’ 확보하나

이라크·시리아, 북부 송유관 복구 합의…호르무즈 우회해 일일 70만 배럴 수출길 확보
공급망 다변화로 리스크 완화 기대되나, 인프라 노후화와 시리아 정세 불안 등 실효성 변수 상존
이라크 유전.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이라크 유전. 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중동 산유국들의 육상 수출로 확보 움직임이 본격화했다. 이라크와 시리아는 2003년 이후 가동이 중단된 키르쿠크-지중해 연안 송유관을 복구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에너지 수출 경로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적 결정이지만, 실제 가동까지는 안보 및 기술적인 난제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7월 17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협의를 통해 이라크와 시리아가 송유관 복구 계약에 최종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에서 시작해 시리아 바니야스 항까지 이어지는 이 노선은 과거 미국 주도의 이라크 침공 당시 파손되었다. 미국 에너지부(DOE)가 이번 계약 체결을 참관하며 사업의 무게감을 더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7월 공개한 자료에서 해당 노선의 명목 수송 능력을 일일 70만 배럴로 산정했다. 이는 현재 이라크의 원유 생산량과 비교할 때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규모다.

호르무즈 긴장 고조와 이라크 원유 생산량 변화


이라크의 원유 수출은 남부 바스라 항구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수위가 국가 경제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026년 7월 발표한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라크의 일일 원유 생산량은 2026년 2월 약 420만 배럴에서 6월에는 약 190만 배럴 수준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 우려가 커졌고, 유조선 운항 차질과 수출 경로 제한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바그다드 정부가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도 이번 송유관 복구를 추진하는 핵심 배경에는 해상 수출길 봉쇄에 대한 구조적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중장기적 프리미엄 축소 관건


송유관 재가동이 유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복구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기에 단기적으로 시장 공급에 미치는 실질적인 효과는 제한적이다.

2003년 이후 장기간 방치된 인프라의 파손 상태를 고려하면 당장 원유 수급을 개선할 수 있는 카드로 보기는 어렵다.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호르무즈발 리스크 프리미엄을 축소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합의가 산유국들의 공급 경로 다변화 의지를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원유 공급 불확실성을 낮추는 구조적 개선 시도로 해석한다.

공급 경로가 다변화될 경우 유사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급등 압력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

시리아 안보 리스크와 한국 에너지 산업 영향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는 시리아 구간의 안보 안정성이다. 서방의 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내전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은 시리아 영토를 통과하는 인프라의 운영 안정성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라피단 에너지(Rapidan Energy)의 밥 맥낼리 설립자는 지난 13일 CNBC 인터뷰에서 이란이 송유관 인프라를 직접 공격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우려를 표했다. 이러한 지정학적 변수는 실제 운영 시 프로젝트의 경제성을 저해할 수 있다.

한국의 정유업계 역시 이번 소식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유가 변동성 완화는 한국 정유사의 원가 안정성 개선과 정제마진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효과는 송유관의 가동 시점과 실제 처리량에 좌우된다.

정유업계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시그널은 긍정적이지만 인프라의 물리적 운영 가능성이 증명되기 전까지는 한국의 에너지 수급 전략에 즉각적인 변화를 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