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BOJ 금리 인상 압박…日 총리는 완화 기조 선호
공동개입 효과 상당부분 소멸…“추가 하락 땐 개입 실패”
공동개입 효과 상당부분 소멸…“추가 하락 땐 개입 실패”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은 엔화 약세를 근본적으로 막으려면 일본은행이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경기 회복을 해칠 수 있는 빠른 금리 인상을 경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다카이치 총리의 일본은행 통화정책에 대한 시각차가 미·일 공동 엔화 방어의 지속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베선트 장관은 일본의 물가 상황과 엔화 약세를 고려할 때 일본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반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나치게 빠른 긴축이 경제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왔다.
◇ 공동개입 약발 사라지며 다시 160엔 접근
시장에서는 외환시장 개입과 통화정책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으면서 공동개입 효과가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화는 미국과 일본의 공동개입 직후 급격히 강세를 나타냈지만 이후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최근에는 다시 달러당 160엔 선에 접근하면서 당국의 개입만으로 엔화 약세의 방향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졌다.
피터 바살로 BNP파리바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일본은행이 공동개입 당시 금리를 올리지 않은 것을 두고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고 평가했다. 외환당국이 시장에서 엔화를 사들이는 동시에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려 미·일 금리차 축소 신호를 보냈다면 개입 효과를 훨씬 강화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9월이나 10월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일본이 12개월 동안 세 차례 기준금리를 올린 마지막 사례는 자산시장 거품이 정점에 달했던 1989년이었다.
◇ “금리 안 올리고 엔화 또 하락하면 개입 실패”
미·일 공동개입의 성패는 결국 일본은행의 추가 긴축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크 다우딩 RBC글로벌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다카이치 총리가 성장을 극대화하기 위해 완화적인 정책을 선호하지만 엔화 약세로 인한 물가 상승은 오히려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지 않은 상황에서 엔화가 다시 하락할 경우 외환시장 개입 자체가 실패로 평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선트 장관은 일본은행을 향한 긴축 요구를 이전부터 이어왔다. 그는 지난해 8월 일본은행의 물가 대응이 뒤처지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일본 정부가 중앙은행에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충분한 정책 공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일 공동개입 이후에는 이 같은 요구가 한층 무거워졌다. 공동개입으로 시간을 벌었더라도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외환시장에서 엔화 약세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도 앞서 베선트 장관의 발언 이후 일본은행이 9월 금리 인상을 피하기 어려워졌다는 시장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 다카이치도 물가 부담에 입장 변화 가능성
다카이치 총리는 그동안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경기 부양과 경제성장을 위해 완화적인 금융환경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엔화 약세가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고 가계의 생활비 부담을 높이면서 정치적 계산도 복잡해지고 있다.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시장개입을 반복하면서 동시에 금리 인상을 억제할 경우 두 정책이 서로 상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바야시 신이치로 미쓰비시UFJ리서치앤컨설팅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카이치 총리가 기본적으로 금리 인상을 선호하지 않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추가 인상을 받아들이려는 태도가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일본은 공식적으로는 엔화 안정을 위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양국이 과도한 환율 변동을 억제하는 문제를 포함해 외환시장 현안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환시장에서 공동으로 엔화를 사들이면서 정작 엔화 약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금리정책을 놓고 미국과 일본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공동개입의 효과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향후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가 미·일 엔화 공조의 지속성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