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업적 신규 유전 발견 19건 그쳐… 추정 매장량 2013년 정점의 10분의 1 토막
상류 부문 투자 5,400억 달러로 10년 새 40% 급감… 셸 탐사 예산 10년 전 5분의 1 축소
AI 확산·신흥국 수요 폭증 속 BP·엑손모빌 '탈탄소 목표 철회'… 심해·남미 등 재투자 회귀
상류 부문 투자 5,400억 달러로 10년 새 40% 급감… 셸 탐사 예산 10년 전 5분의 1 축소
AI 확산·신흥국 수요 폭증 속 BP·엑손모빌 '탈탄소 목표 철회'… 심해·남미 등 재투자 회귀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에너지 대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탈탄소화 압박에 밀려 신규 자원 탐사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결과, 전 세계 신규 석유와 천연가스 유전 발견 건수가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새롭게 확인된 석유·가스 매장량 역시 2013년 정점 대비 10분의 1 토막으로 급감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가동에 따른 전력 수요 폭증과 신흥국의 인구 증가가 맞물린 향후 10~20년 뒤 전 세계가 심각한 '화석연료 공급 절벽'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는 유사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80년 이후 45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발견 매장량 2013년 정점의 10분의 1… 상류 투자 10년 새 40% 증발
발견된 원유와 천연가스의 양을 기준으로 한 2025년 추정 매장량 역시 2013년 최고점의 10% 미만으로 쪼그라들었다.
역사적으로 전 세계 신규 자원의 대부분을 차지해 온 중동 지역(전 세계 원유 생산의 약 30% 담당)을 포함해 전 대륙에서 대규모 유전 발견이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이처럼 자원 발견이 급감한 직접적 원인은 글로벌 에너지 메이저들의 '상류(Upstream·탐사 및 개발) 투자 축소'다.
석유·가스 개발은 광권 확보 후 지질 조사와 시추를 거치는 '탐사', 설비를 짓는 '개발', 원유를 뽑아내는 '생산'의 3단계로 나뉜다.
단일 탐사 프로젝트에만 1억 달러(약 1,340억 원)가 넘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지만, 실제 상업적 자원을 발견할 성공 확률은 약 20%에 불과하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서방 석유 기업들은 기관 투자자와 환경단체의 탈탄소 압박에 직면해 탐사 자본을 신재생에너지로 대거 전환했다.
영국 에너지 공룡 셸(Shell)의 2025년 연결 기준 자원 탐사 지출은 11억 달러로 줄어들었으며, 이는 10년 전 예산의 5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석유·가스 상류 부문 전체 투자액은 약 5,400억 달러로, 10년 전 대비 무려 40% 가까이 증발했다.
개발 기간 20년 걸리는 '심해' 집중… AI 발 전력난 속 수급 불균형 심화
남아있는 자원의 지질학적 난이도가 극단적으로 높아진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일본 금속에너지안보기구(JOGMEC)의 아키즈키 유야 연구원은 "채굴 원가가 저렴한 육상 유전 후보지는 전 세계적으로 거의 고갈됐다"며 "미국의 셰일 자원을 제외하면 최근 몇 년간 추진된 대다수 전통 자원 프로젝트는 2,000~3,000m 깊이의 심해(Deepwater)나 원격 해상에 집중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IEA 추산에 따르면 광구 라이선스 획득부터 실제 원유를 뽑아 올리는 상업 생산 단계까지는 평균 20년의 긴 세월이 소요된다.
현재의 탐사 기근이 2030~2040년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구조적 공백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수요 곡선은 정반대로 치솟고 있다.
글로벌 남반구(Global South) 신흥국의 경제 성장과 더불어, 미국과 선진국을 중심으로 생성형 AI 데이터센터가 기하급수적으로 증설되면서 가스터빈 및 기저부하 전력용 화석연료 소비가 폭증하고 있다.
IEA는 2025년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석유와 가스 생산량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막대한 신규 자원 개발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며 공급 절벽을 공식 경고했다.
"탈탄소 감축 목표 폐지"… BP·엑손모빌, 화석연료 유턴 본격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서방 에너지 거인들은 최근 탈탄소화 속도 조절에 나서며 화석연료 상류 투자로의 귀환을 서두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 분쟁으로 안보 위기가 고조되자 '이상적인 넷제로'보다 '현실적인 에너지 안보'가 자본의 최우선 순위로 재부상했기 때문이다.
영국 BP는 2025년 들어 기존에 공약했던 장기 화석연료 감축 목표를 전격 폐지했다.
재생에너지 투자를 대폭 축소하는 대신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 4,000억 원)를 상류 자원 개발에 집중 투입해 2035년까지 석유·가스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미국 엑손모빌(ExxonMobil) 역시 2030년까지 생산량을 2024년 대비 최대 30% 증산하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제시했다.
메이저들은 전통 산유국을 벗어나 새로운 프론티어 개척에 뛰어들고 있다.
엑손모빌은 2015년 발견한 남미 가이아나 해상 유전에서 하루 90만 배럴의 원유를 쏟아내며 인근 블록 탐사를 확장하고 있다.
BP는 지난해 8월 브라질 연안에서 지난 25년 사이 최대 규모의 해상 석유·가스전을 찾아냈으며, 일본 최대 석유개발사인 인펙스(INPEX) 역시 호주 플래그십 LNG 프로젝트 인근에서 추가 시추를 진행하는 동시에 올해 3월 인근 육상 가스전 지분을 인수하며 자원 확보전에 가세했다.
신규 유전 발견 건수가 반세기 만에 최저치로 추락한 사태는, 성급한 탈탄소 전환 정책과 상류 투자 방치가 초래한 에너지 안보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지표로 평가된다.
아울러 메이저들의 화석연료 회귀와 신규 유전 쟁탈전이 본격화됨에 따라, 심해 자원 개발 기술과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등 해양 플랜트 인프라를 둘러싼 글로벌 수주 경쟁도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