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플랫폼 개발 기간 48개월→24개월로 압축… 개발 효율 30%·생산 효율 50% 개선
기획·설계·조달 '동시병행 엔지니어링' 전환… 스즈키 사장 "기존 방식으론 중국 속도 못 따라가"
최대 시장 인도 생산능력 400만 대로 확대·단일 전용 CNG 개발… 日 첫 전기 경차 'e-Sky' 출격
기획·설계·조달 '동시병행 엔지니어링' 전환… 스즈키 사장 "기존 방식으론 중국 속도 못 따라가"
최대 시장 인도 생산능력 400만 대로 확대·단일 전용 CNG 개발… 日 첫 전기 경차 'e-Sky' 출격
이미지 확대보기비야디(BYD)를 필두로 한 중국 완성차 기업들이 초고속 신차 출시 주기와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대표 완성차 제조사인 스즈키 모터(Suzuki Motor)가 신모델 개발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하는 파격적인 제조 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4년 가까이 소요되던 차량 개발 일정을 2년으로 압축하고 생산 효율을 50% 끌어올림으로써,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신차를 쏟아내는 중국 업체들의 파괴적인 개발 속도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9월 26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스즈키 도시히로(Suzuki Toshihiro) 스즈키 모터 사장은 이날 열린 기술 전략 브리핑에서 "표준화 플랫폼 차량 기준으로 통상 40~48개월이 소요되던 신차 개발 주기를 오는 2030년까지 24개월로 절반 수준 단축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기획·설계·조달 '동시병행' 개발로 전환… "기존 프로세스로는 생존 불가"
이를 위해 스즈키는 기존의 순차적(Sequential) 연구개발(R&D) 공정을 전면 폐기하고, '동시병행(Concurrent) 엔지니어링' 체제로 전환한다.
기획, 차량 설계, 생산기술, 품질 관리, 부품 조달 등 각 사업 부문이 개발 초기 단계부터 한 팀으로 묶여 동일한 목표를 향해 실시간으로 협업하는 방식이다.
스즈키 사장은 "디지털화와 AI의 확산으로 자동차를 넘어 모든 산업이 전례 없는 속도로 변하고 있다"며 "기존의 구태의연한 방식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한 지점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스즈키는 이번 공정 혁신을 통해 개발 기간 반감뿐만 아니라 전체 엔지니어링 개발 효율을 30% 향상시키고, 공장 제조 생산성을 50%까지 비약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함께 제시했다.
'최대 텃밭' 인도 생산능력 400만 대 증설… '단일 연료 CNG' 개발 박차
스즈키는 글로벌 생산의 핵심 거점이자 최대 시장인 인도에 대한 지배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회사는 현지 합작 자회사인 마루티 스즈키(Maruti Suzuki)의 인도 내 연간 완성차 생산 능력을 오는 2031년 3월(2030 회계연도)까지 400만 대 수준으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인도 하리아나주 카르코다(Kharkhoda)에 4번째 완성차 조립 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공격적인 현지 투자를 이어간다.
특히 인도 내 판매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압축천연가스(CNG) 차량 기술의 고도화도 추진된다.
가토 가츠히로(Kato Katsuhiro)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현재의 CNG 차량은 주행거리 확보를 위해 가솔린과 CNG를 병용하는 바이퓨얼(Bi-fuel) 방식을 쓰고 있지만, 향후 구조를 획기적으로 단순화하고 원가를 절감한 'CNG 전용 단일 연료(Mono-fuel) 시스템'을 집중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축산 분뇨를 활용한 인도 바이오가스(CBG) 플랜트 사업 역시 지난 1년간 3개 공장을 성공적으로 가동하는 등 대체 연료 생태계 구축을 병행하고 있다.
안방 일본서 첫 전기 경차 'e-Sky' 출격… "지역 최적화로 경쟁"
일본 내수 시장에서는 고유의 경차(輕車)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첫 순수 전기차 시장 방어전에 돌입한다.
스즈키는 올가을 자사 최초의 전기 경승용차인 'e-Sky'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근 일본 경차 시장에 중국 BYD가 초저가 소형 전기차를 앞세워 진출을 본격화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자, 스즈키는 일본 소비자들의 실제 주행 패턴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실용적인 '최적의 전기차(Just-right EV)' 콘셉트로 시장을 수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스즈키 도시히로 사장은 "기술은 글로벌 플랫폼으로 공유하되, 완성차 제품은 지역별 시장 특성에 완벽히 최적화하는 것이 스즈키만의 확고한 철학이자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는 방식"이라고 역설했다.
스즈키 모터의 '개발 기간 24개월 단축' 선언은, 내연기관 중심의 장기 개발 관행에 머물러 있던 일본 완성차 업계가 중국 전기차의 기민한 소프트웨어 중심(SDV) 제조 방식에 맞서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돌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인도와 일본이라는 절대적 텃밭을 지켜내기 위한 스즈키의 초고효율화 실험이 글로벌 소형차 시장의 판세에 어떠한 파급을 미칠지 주목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