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건 FOMC 정보 관련 가능성…감찰관실 “통제 실패·결함”, 9개 개선책 권고
이미지 확대보기퇴직을 앞둔 한 직원에게 불과 90일 동안 279건의 데이터 유출 방지 경보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111건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관련 정보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 감찰관실(OIG)이 퇴직 직원의 민감한 정보 반출 의혹을 조사한 결과 연준의 정보보안 통제에서 ‘실패와 결함’이 확인됐다고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해당 직원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연준 국제금융 부서에서 근무하다 지난 2024년 7월 퇴직했다.
이 가운데 111건은 FOMC 관련 정보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었고 40건은 연준 내부 자료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FOMC 자료에는 미국 기준금리 결정과 경제·금융시장 전망 등에 관한 비공개 정보가 포함될 수 있어 외부로 유출될 경우 시장과 국가안보 측면에서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다.
◇해외여행 사흘 전 192건 경보 집중
279건의 경보 가운데 227건은 2024년 6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해당 직원이 실제로 고의로 기밀을 빼돌렸는지까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감찰관실은 해당 사안에 대해 별도의 비위 조사를 진행할 충분한 근거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보가 대량으로 발생했음에도 연준 내부에서 이를 적절하게 보고하고 처리하는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감찰관실은 “이번 잠재적 사건은 정보보안 위험과 통제 실패, 결함을 드러냈으며 이사회가 즉각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처럼 금융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관에서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경우 피해가 단순한 내부 보안사고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연준은 금리 결정과 금융기관 감독, 경제전망 등 시장 가격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비공개 정보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중국 등 외국세력, 연준 정보 지속적으로 노려
미국 정부는 연준이 외국 정보기관이나 해커들에게 가치가 높은 표적이라고 오랫동안 우려해왔다.
미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는 2022년 중국이 적어도 2013년부터 연준을 겨냥해 내부 정보원 네트워크를 구축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상원 보고서의 일부 결론에 반박하면서 외부 세력의 영향력 행사를 막기 위한 연준의 보안체계를 옹호했다.
그러나 연준을 겨냥한 외부 위협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미 법무부는 지난 8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해킹 조직이 미국 정부기관을 공격하는 데 사용한 해킹 플랫폼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공격 대상에는 연준도 포함돼 있었다.
이번 익명 직원 사건과는 별개로 연준 내부 정보가 중국 측에 넘어간 사건도 이미 발생했다.
연준 이사회 국제금융 부서에서 고문으로 근무했던 존 로저스는 제한된 연준 정보를 중국 정보요원들과 공유한 사실과 관련해 연방 수사관들에게 허위진술을 한 혐의로 지난 7월 징역 38개월을 선고받았다.
다만 로저스는 이보다 무거운 간첩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평결을 받았다.
이 같은 전례 때문에 이번 감찰관실 보고서가 지적한 내부 정보관리 허점도 국가안보 차원의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연준, 보안통제 전면 강화하기로
감찰관실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연준 이사회에 모두 9개의 보안 개선책을 권고했다.
여기에는 정보보안 절차를 중앙집중적으로 관리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느 조직이 이를 상부에 보고할 책임을 지는지 명확히 규정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보안규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한 직원에 대한 통제도 강화하도록 했다.
연준은 감찰관실의 9개 권고를 모두 받아들이기로 했다.
연준 이사회는 “정보보안 프로그램의 관리체계와 통제 집행을 강화해야 한다는 감찰관실의 권고에 동의한다”며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개선조치는 이미 진행 중이라고 연준은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실제 정보유출 여부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세계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FOMC 관련 정보에서 수백 건의 보안 경보가 발생하고도 내부 대응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연준의 내부자 보안 관리에 상당한 허점이 있었음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