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 여파로 8월 무역적자 1조 엔 돌파...실수요 엔화 매도 구조화
헤지펀드 엔화 매수 포지션 1주일 만에 100억서 50억 달러로 급감
우에다 총재 연속 금리 인상 선긋기...한국 외환·금융시장 수급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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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일본 정부가 지난 1년간 쏟아부은 외환시장 개입 카드가 사실상 소진되면서 달러당 160엔 선을 묵인하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
닛케이신문은 지난 9월 29일, 미국 통화당국의 환율 점검(레이트체크)과 미일 공동 개입에도 불구하고 실수요 엔화 매도 압력과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 약화로 엔저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조적인 무역적자 확대와 단기 차익을 노린 헤지펀드의 포지션 청산이 맞물리면서, 한국 경제 역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과 수입 물가 부담 등 간접적인 공급망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무역적자와 실수요 엔화매도
일본 정부가 올해 들어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해 다각도의 조치를 취해왔으나 한계에 부딪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1월 하순 미국 통화당국의 환율 점검에 이어 골든위크 기간 대규모 엔화 매수 개입을 단행했고, 7월 말에는 미일 양국이 협조 개입에 나섰다. 9월에도 미국 고위 당국자의 구두 개입이 이어졌으나 시장의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개입 직후 급격한 엔화 매수세가 유입되지만,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실수요 엔화 매도가 이를 곧바로 상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8월 무역통계에 따르면, 장기화한 이란 정세 불안 등의 여파로 수입액이 늘어나면서 무역적자는 1조 엔을 넘어섰다. 후쿠오카파이랜셜그룹의 사사키 도루 전문가는 원유 및 관련 소재 가격 상승으로 일본의 무역적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른 실수요 엔화 매도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헤지펀드 포지션 급감과 공방
실수요 매도가 시장의 하단을 떠받치는 가운데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기 자본의 유출입도 엔저를 고착화하는 주범이다.
헤지펀드들은 당국의 개입 뉴스에 즉각 엔화 매수로 가담하나 환차익을 확정하기 위해 짧은 주기로 엔화 매도 선회로 돌아선다.
구두 개입 등에 반응해 유입된 투기 자금이 단기 차익 실현을 위해 곧바로 엔화 매도로 돌아섰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투기 자금이 방향을 수시로 바꾸면서 당국의 개입 효과를 무력화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일본은행 금리인상 기대 후퇴
금리 차 축소를 통한 엔고 반전 기대감도 꺾이고 있다. 시장 일부에서는 10월 금융정책결정회합에서 일본은행이 연속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했다.
그러나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2022~2023년 유럽·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부작용을 언급하며 대규모 및 연속 인상은 물가 오버슈팅 위험이 큰 예외적 경우에 한정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단기간 내 급격한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당국은 160엔 돌파를 막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뚜렷한 반전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엔화 약세가 구조적으로 굳어지면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제조 대기업들과 각을 세우는 한국 수출 주력 업종들이 채산성 방어에 비상이 걸린다. 한국은행과 시장 전문가들은 실물 경기 둔화 속에서 엔저가 아시아 환율 전반의 도미노 약세를 유발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올가을에는 달러당 160엔 선을 둘러싼 일본 정부와 투기 세력의 공방 강도에 따라 원/달러와 원/엔 환율의 방향성이 갈릴 전망이다. 나아가 무역적자 규모가 축소되면 엔고 반전 시나리오가 힘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수입 물가 압력이 지속되고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고수할 경우 이 환율 안정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대외 자본 유출입 변동성 관리가 시급한 시점이다.
국제금융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꺼내 든 개입 카드가 한계에 다다른 만큼 펀더멘털 개선 없는 구두 방어의 효력은 점차 옅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사키 도루 후쿠오카파이랜셜그룹 전문가는 "무역적자가 고착화되는 환경에서 실수요 엔화 매도 흐름을 거꾸로 돌리기는 쉽지 않다"라며 "160엔 공방전은 당분간 팽팽하게 이어질 공산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