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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설 자금, 中 장비사에 쏟아붓는다"… CXMT, 349억 위안 투입 토종 소부장 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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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설 자금, 中 장비사에 쏟아붓는다"… CXMT, 349억 위안 투입 토종 소부장 우대

R&D 예산의 93%인 224억 위안 장비 구매 배정… 나우라·피오티 등 현지 장비사 전폭 수혜
상하이 증시 시총 1위 등극 후 공모 자금 180억 위안 투입… 월 50만 장 생산 체제 정조준
5세대 G5 양산 및 LPDDR6 첫 탑재… 삼성·SK하이닉스 3강 구도 정면 추격 가속
CXMT 로고는 2025년 10월 21일에 촬영된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CXMT 로고는 2025년 10월 21일에 촬영된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선이 갈수록 정밀해지는 가운데, 중국 최대의 D램(DRAM) 제조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차세대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349억 위안(약 7조 원) 규모의 천문학적인 투자 계획을 확정하고, 소요 장비의 상당 부분을 중국 토종 반도체 장비 제조사로부터 집중 조달하기로 했다.

미국의 강력한 규제로 네덜란드 ASML의 노광장비나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의 식각·증착 장비 수급이 제한받자, 나우라(NAURA·북방화창), 중웨이반도체(AMEC) 등 자국 반도체 장비 생태계를 적극 끌어들여 국산화율을 공격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상하이 증권거래소 과학기술혁신판(스타마켓) 상장 이후 중국 본토 증시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기업으로 등극한 CXMT는 천문학적인 자본력을 바탕으로 월 50만 장 수준의 웨이퍼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최근 차세대 5세대 플랫폼 양산과 모바일용 LPDDR6 조기 탑재를 공식화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지배해 온 글로벌 메모리 3강 체제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9월 29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CXMT는 상하이 증권거래소 공시 서류를 통해 신기술 연구개발(R&D) 프로젝트에 241억 위안, 웨이퍼 파일럿 테스트 라인 2단계 구축에 108억 위안 등 총 349억 위안을 투입하는 대규모 증설 안건을 공식 제출했다.

R&D 예산의 93%를 장비 구매에 집중… 토종 장비사에 파격 배정


이번 투자 계획은 미세 공정 고도화에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요되는 첨단 D램 산업의 전형적인 자본집약적 특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공시 서류에 따르면 전체 R&D 프로젝트 예산 241억 위안 중 무려 93%에 달하는 224억 위안(약 4조 5,000억 원)이 첨단 반도체 제조 및 계측 장비 구매에 직접 배정됐다.

주목할 점은 이번 대규모 장비 발주 물량의 상당 부분이 외국계 다국적 기업 대신 중국 국내 장비 공급업체들에게 우선 배정될 것이라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CXMT 공급망 관계자는 회사의 내부 장비 국산화 목표치가 매우 공격적으로 설정되어 있다며, 비공개 방침에 따라 세부적인 국산 장비 점유율 수치는 밝힐 수 없으나 자국산 설비 채택 비율이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중국 내 반도체 팹들은 미국의 제재 장기화에 맞서 공격적인 장비 내재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달 초 장쑤성 우시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컨퍼런스에서 상하이 브리텍 반도체의 지에 첸 회장은 신규 건설 중인 공장의 장비 국산화율 목표를 80%로 설정했다고 공언한 바 있다.

비록 극자외선(EUV) 노광기 등 일부 핵심 공정 장비의 서방 대체재를 찾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세정, 식각, 박막 증착, 평탄화(CMP) 등 주요 전공정 단계에서는 중국산 장비의 도입 비중이 급속도로 확대되는 추세다.

공모 잭팟 180억 위안 팹 증설에 투입… 2028년 월 50만 장 '메가 팹' 도약

CXMT는 이번 대규모 투자의 재원을 지난 7월 스타마켓 기업공개(IPO) 당시 거둔 흥행 초과 수익금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당시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460% 이상 폭등하며 단숨에 중국 본토 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도약했던 CXMT는 당시 모집된 잉여 공모자금 180억 위안을 이번 신규 프로젝트의 핵심 자금으로 전용하기 위해 주주총회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8월 발표한 심층 보고서에서 CXMT가 제품 라인업을 고도화하고 미세 공정으로 전환함에 따라 식각, 증착, 세정, 화학 기계 연마 등 복잡한 공정 수가 급증하면서 단위 웨이퍼당 장비 투입 강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CXMT는 이번 증설을 통해 외주 패키징 및 테스트(OSAT)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검사 및 테스트 공정을 내부화하여 수율 안정화와 기술 유출 방지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2016년 설립된 CXMT는 중앙 및 지방정부의 전폭적인 보조금 지원을 바탕으로 중국 최대 D램 제조사로 급성장했다. 모건스탠리의 추정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월 18만 장 수준이던 CXMT의 12인치 웨이퍼 생산 능력은 공격적인 증설에 힘입어 오는 2028년에는 월 50만 장까지 3배 가까이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거시 넘어 DDR5·LPDDR6 양산… 한국 반도체 안방 위협


글로벌 메모리 업계가 가장 경계하는 대목은 CXMT의 기술 도약 속도다. 베이징 당국의 강력한 반도체 자립화 기조 아래, CXMT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구형인 DDR4와 LPDDR4X를 넘어 이미 최신 규격인 DDR5 및 저전력 LPDDR5 라인업으로 전환을 완료했다.

특히 이달 초 CXMT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의 플래그십 폴더블폰인 '18 폴드'에 자체 생산한 최신 LPDDR6 D램 칩을 세계 최초급으로 탑재해 대량 양산에 들어갔다고 공식 발표하며 업계를 긴장시켰다.

여기에 더해 9월 들어 회사의 5세대 D램 독자 제조 플랫폼인 'G5(10나노급 5세대 공정에 준하는 수준)' 공정이 본격적인 양산 궤도에 진입했다고 밝히며, 선두권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의 기술 격차를 불과 1~2년 이내로 좁혀가고 있음을 입증했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미국이 첨단 메모리 장비 통제를 강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CXMT가 천문학적인 자본력과 중국 내수 스마트폰·데이터센터 수요를 지렛대 삼아 자국 장비 생태계와 결합한 '독자 생산 요새'를 완성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레거시 시장의 점유율을 잠식한 중국 메모리가 하이엔드 모바일과 서버용 D램 시장까지 침투하면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