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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총재, 베선트 美 부채 해법 반박…"성장만으론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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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총재, 베선트 美 부채 해법 반박…"성장만으론 역부족"

미국 국가부채 40조달러 돌파…CBO "부채 안정에 연 5~6% 성장 필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가 14일(현지시각) 태국 방콕에서 열린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가 14일(현지시각) 태국 방콕에서 열린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경제성장을 통해 미국의 막대한 국가부채와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의 구상에 공개적으로 반론을 제기했다.

경제성장이 부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미국의 재정 상황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조정을 충분히 빠르게 이끌어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국가부채가 40조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높은 국채금리까지 겹치면서 재정 건전화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14일(이하 현지시각) 태국 방콕에서 열린 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베선트 장관의 성장 중심 부채 감축 전략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 당국은 강한 경제성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물론 성장은 도움이 되지만 필요한 재정 조정을 충분히 빠르게 달성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어떤 조치들은 필요할 것"이라며 경제성장 외에 별도의 재정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 베선트 "3% 이상 성장으로 부채비율 낮출 것"


베선트 장관은 최근 수개월 동안 미국 경제가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면 국가부채와 재정적자의 증가 추세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지난주 "중요한 것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며 우리는 그 곡선을 꺾어 낮추기 시작할 것"이라며 "매우 빠르게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4분기에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3% 이상의 경제성장률이 지속되면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규모가 빠르게 커지면 부채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줄일 수 있다는 구상이다.

베선트 장관은 경제성장 외에도 정부 지출을 줄이기 위한 재정 건전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8월부터 러스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과 관련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발언에 대한 논평을 요청했으나 미 재무부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 미국 부채 40조달러 돌파…2030년 GDP 대비 106% 초과 전망


미국의 재정 상황은 이미 전례 없는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다.

미국의 국가부채 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40조달러(약 5경3480조원)를 넘어섰다. 불과 5년도 되지 않는 기간에 부채 규모가 약 3분의 1 증가한 것이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지난 2월 보고서에서 2030년 미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이 1946년 기록한 종전 최고치인 106%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적자도 2조달러(약 2674조원)에 도달했으며 이번 회계연도 GDP의 6%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부채 증가와 재정적자 확대는 장기 국채금리 상승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국채금리가 높아지면 정부의 차입비용과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재정적자를 줄이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국가부채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장기 차입비용 상승이 세계 금융시장에서도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 CBO "부채 안정 위해 연 5~6% 성장 필요"


미국 의회예산국의 성장률 추정치는 베선트 장관의 구상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필립 스웨이글 CBO 국장은 지난주 미국의 연방부채 수준을 안정시키려면 금리가 4%라는 전제 아래 경제가 매년 최소 5% 성장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금리가 현재 수준에 가까운 5%로 높아지면 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 GDP 성장률이 6%에 달해야 부채 수준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베선트 장관이 기대하는 3% 이상의 성장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블룸버그가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올해 미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2%를 조금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경제가 예상대로 성장하더라도 경제성장만으로 국가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 같은 성장률 격차는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별도의 재정 조치를 강조한 배경이기도 하다.

◇ IMF "중국은 소비 늘리고 미국은 저축 확대해야"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의 재정 문제를 넘어 세계경제의 불균형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IMF가 전 세계적으로 과도한 경제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를 지속해 왔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과 중국을 세계경제 불균형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국가로 꼽았다.

중국은 내수 소비를 확대해야 하며 미국을 비롯한 재정적자 국가들은 부채와 적자를 줄이고 지출을 억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중국과 일본처럼 저축이 많은 국가들과 미국처럼 재정적자가 큰 국가들 사이의 불균형은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확대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러한 세계경제 불균형은 약 150년 만의 최고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매우 간단히 말하면 중국은 더 많이 소비해야 하고 미국은 더 많이 저축해야 하며 유럽은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베선트 장관은 이번 방콕 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미국 대표단은 프랜시스 브룩 재무부 부장관과 에린 브라운 국제금융 담당 차관이 이끌고 있다.

미국은 IMF에서 가장 많은 의결권을 보유한 국가다.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이번 발언은 미국의 부채 문제가 단순한 경제성장률 제고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우며 지출과 재정적자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는 IMF의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