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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만과 바시 해협 케이블 지킨다... 회색 지대 도발에 실무 맞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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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만과 바시 해협 케이블 지킨다... 회색 지대 도발에 실무 맞손

전 세계 데이터 핵심 관문이자 통신 사고 집중 해역... 해양 기간망 방어 시급
대만, 무인 감시 자원 투입 및 국제 공조 촉구... 통신 단절 리스크 억제 목적
카리노 주미 필리핀 부대사 세미나서 실무 협력 표명... 회색 지대 충돌 방지 차원
림팩 훈련을 위해 진주만에 입항 중인 필리핀 해군의 미겔 말바르함.  사진=필리핀 해군이미지 확대보기
림팩 훈련을 위해 진주만에 입항 중인 필리핀 해군의 미겔 말바르함. 사진=필리핀 해군
필리핀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는 조건 속에서도 대만과 해저 통신 케이블을 보호하기 위한 실무 협의를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은 0월 22일(현지시각) 필리핀 외교관이 무력 충돌 없이 상대에게 압박을 가하는 회색 지대 도발에 맞서 대만과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논의는 국가 간 공식 수교를 맺지 않은 상태에서 핵심 데이터 인프라 훼손을 차단하기 위한 현실적 조치로 풀이된다.

바시 해협 해저 통신망 보호 협의 착수


펠리페 F. 카리노 3세 주미 필리핀 대사관 부대사는 미국 워싱턴의 민간 안보 연구기관인 신미국안보센터 세미나에서 대만과 심화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리노 부대사는 필리핀이 대만이 아닌 중국을 공식 인정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이 같은 접근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필리핀과 대만 사이에 위치한 바시 해협은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과 금융 데이터가 오가는 해저 광케이블이 집중된 곳이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로 규정하면서 필리핀과도 남중국해에서 해양 경계선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어왔다. 카리노 부대사는 바시 해협에서 양측의 공동 이익을 지키기 위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양측은 공식 외교 협정 대신 데이터 통신망 운영 정보 공유와 해상 감시 역량 강화 등 실무 차원의 협력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군사적 전면 충돌을 피하면서 주요 통신 인프라 주변의 위협을 분산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공동 순찰, 책임 추궁 가능성 열어둬


카리노 부대사는 전 세계 대륙 간 데이터 대부분을 전달하는 해저 케이블의 보안이 해당 지역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사이버 통신 사고 비중이 60%에서 67%에 달한다는 점을 들며 인프라 보호의 시급성을 설명했다.

세미나에서는 해상 순찰이나 통신을 방해하는 선박에 책임을 묻는 방안이 향후 실무 협력에 포함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카리노 부대사는 구체적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관련 논의가 계속 발전하고 있어 실제 실현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해저 통신선 통로 인근인 바타네스 주 북부 해역에서 활동 중인 중국 연구선에 대응해 자체 보유 함정 중 가장 큰 함정과 항공기를 현장에 배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통신망 매설 구역 인근에서 상대 선박의 해양 조사를 차단하기 위한 기동으로 전해졌다.

대만 무인 감시 자원 투입 및 국제 대응 촉구


같은 행사에 참석한 안드레아 양 주미 대만 대표부 부대변인은 대만 해역에서 해저 케이블을 훼손한 혐의로 중국 선장이 구금된 사건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양 부대변인은 수중 통신선 보호망을 넓히기 위해 사람이 타지 않는 무인 감시 시스템 개발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만은 중국 관련 선박이 연루된 해저 통신선 절단 사례가 잇따르자 외부 세계와 연결되는 해양 데이터 기간망 방어 대책을 보강하는 추세다. 양 부대변인은 해저 광케이블 훼손 행위를 국제사회가 함께 다뤄야 할 공통의 과제로 규정하며, 유엔 차원에서 인프라 파괴 행위를 억제하고 규제할 수 있는 공식 대응 기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바시 해협을 둘러싼 실무 공조가 가시화될 경우 통신선 안전을 둘러싼 역내 해양 안보 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 통신망을 지키기 위한 실시간 감시 체계와 다자간 규제 논의가 어떻게 구체화되는지에 따라 필리핀과 대만 사이 바시 해협 일대의 인프라 안정성이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