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교관 4명 기피 인물 지정…외교 면책특권 악용한 정보 수집 차단
2020년 이후 러 공무원 누적 18명 추방…유럽 내 방첩 기조 전면 강화
러시아 외무부 차관 대응 경고…상호주의 맞추방 따른 외교 갈등 고조
2020년 이후 러 공무원 누적 18명 추방…유럽 내 방첩 기조 전면 강화
러시아 외무부 차관 대응 경고…상호주의 맞추방 따른 외교 갈등 고조
이미지 확대보기벨기에 경제 전문 매체 비즈니스 AM은 10월 24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외무부 발표를 인용해 추방 대상자가 주오스트리아 러시아 대사관 소속 직원 3명과 군비 통제를 담당하는 유럽안보협력기구 파견단원 1명이라고 전했다. 다수의 국제기구가 모여 있는 오스트리아에서 외교 면책특권을 악용한 불법 첩보 활동이 드러나면서 유럽 전역의 안보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모습이다.
외교관 신분 악용한 간첩 혐의 적발
오스트리아 보안 당국은 추방 처분을 받은 러시아 외교관들이 본래 직무 범위를 벗어나 불법 정보 수집 활동을 벌인 것으로 판단했다. 추방 대상자 4명 가운데 3명은 주오스트리아 러시아 대사관에서 근무했으며, 나머지 1명은 유럽의 안보 협력과 분쟁 예방을 다루는 유럽안보협력기구 파견단원 신분이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외교관의 신분 보장 특권을 취소하고 국외 퇴거를 통보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정식 형사 재판을 청구하지 않았으며 세부적인 증거 자료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외교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상황을 막으면서도 안보를 위협하는 요소를 선별해 제거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비즈니스 AM은 오스트리아 당국이 기밀 유출 위험을 신속하게 끊어내기 위해 기소 절차 대신 즉각적인 추방 행정 처분을 택한 것으로 풀이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결정에 즉각 반발하며 보복 대응을 예고했다. 드미트리 류빈스키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스트리아 정부의 이번 조치에 맞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통상 상대국이 외교관을 추방하면 같은 인원을 맞추방하는 방식을 취해 왔으나, 구체적인 보복 수단과 일정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2020년 이후 누적 18명 국외 퇴거
오스트리아가 2020년 이후 안보 침해를 이유로 국외 추방한 러시아 공무원은 이번 결정을 포함해 총 18명으로 늘어났다. 오스트리아는 법적으로 군사적 중립을 유지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으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침략 행위를 규탄하고 유럽연합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에 동참해 왔다. 중립국으로서 외교 대화 창구를 열어두면서도 면책특권을 이용한 첩보 활동은 용인하지 않겠다는 정책 기조가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2026년 5월에도 러시아 외교 공관 건물 옥상에서 여러 개의 안테나가 발견된 직후 러시아 외교관 3명이 국외로 추방됐다. 오스트리아 보안 당국은 해당 무선 장비가 오스트리아 내부 통신과 국제기구 간에 오가는 전파 신호를 가로채는 도청 시설로 쓰였을 가능성을 조사했다. 이번 조치 역시 공관 건물을 이용해 도청과 정보망 확장을 시도하는 움직임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내려진 결정으로 분석된다.
오스트리아는 국제원자력기구와 유럽안보협력기구를 포함한 주요 국제기구 본부가 모여 있는 세계적인 외교 거점이다. 분쟁 예방과 핵 감시 등 다자 안보 논의가 집중되는 장소인 만큼 각국 정보기관의 활동이 집중되는 부작용을 겪어 왔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외교관 신분을 내세운 불법 첩보망을 방치할 경우 국제기구를 유치한 국가로서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방첩망 강화와 외교 관계 긴장
오스트리아의 이번 추방 조치는 유럽 각국이 외교 공관을 매개로 한 정보 활동 차단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 국가들이 보안망을 다시 점검하면서 주요 시설과 통신망에 대한 감시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외국 공관의 활동 반경에 대한 행정 감독이 더욱 엄격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 외교 무대에서는 중립국 오스트리아와 러시아 간의 공식 소통 창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스트리아는 그동안 동유럽과 서유럽을 잇는 중립 지대로서 중재자 역할을 맡아 왔으나, 연이은 첩보전 충돌로 외교적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양국 간의 고위급 대화가 얼어붙으면서 유럽안보협력기구 등 다자 협의체 안에서의 실무 협력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향후 사태 전개는 러시아 외무부가 예고한 보복 조치의 수위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가 주러시아 오스트리아 외교관을 대등한 숫자로 추방하는 선에서 정리할지, 아니면 추가적인 외교적 제재를 가할지가 갈등의 향방을 가르는 요소다. 중립국을 둘러싼 유럽 내 방첩 대립이 장기적인 외교 냉각으로 이어질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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