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사우디, 후티 공격 차단에 10억 달러 제안설…당국 침묵 속 중동 안보 분수령

글로벌이코노믹

사우디, 후티 공격 차단에 10억 달러 제안설…당국 침묵 속 중동 안보 분수령

칼리드 국방장관 테헤란 방문 후 10억 달러 제안설... 사우디 공식 미확인 속 물밑 평화 협상 타진
후티 석유 인프라 공습 주장과 연합군 요격... 추가 도발 차단 목적의 휴전 합의 필요성 대두
사우디·튀르키예·파키스탄 방위협정과 이란 첫 다자 회담... 4개국 보증 아래 역내 긴장 완화 분수령
테헤란에서 열린 4자 안보 회담 현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헤란에서 열린 4자 안보 회담 현장 사진=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가 2026년 10월 예멘 후티 반군에게 사우디 영토 공격을 중단하는 대가로 10억 달러, 한화로 약 1조 3465억 원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스라엘 유력 일간지 이스라엘하욤은 10월 28일(현지시각) 걸프 지역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을 거쳐 후티 반군에 자금을 전달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자금 이체 여부를 공식 확인해주지 않았으나, 잇단 충돌 위험을 막고 안정적인 안보 환경을 만들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후티 반군 간의 대규모 재정 지원을 매개로 한 평화 협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헤란 다자 회담과 3년 전 약속 조율


이번 제안설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 장관 칼리드 빈 살만 왕자가 이란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기 위해 이란을 찾은 직후 불거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는 10월 26일 이번 방문을 발표하며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는 일을 막기 위한 자리라고 밝혔다.

회담 자리에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튀르키예 국가정보국 이브라힘 칼린 국장,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 아심 무니르 원수가 함께했다. 참가국들은 공동 성명으로 역내 평화와 안보를 지키기 위해 대화를 이어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양측의 이번 접촉은 약 3년 전 맺은 약속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한 성격이 짙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는 후티 반군 관할 지역의 공공 부문 급여와 파괴된 시설 복구를 돕기로 했고,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을 멈추기로 합의한 사실이 있었다고 한다. 이번 10억 달러 제안은 과거 미이행으로 멈춰 있던 합의를 되살려 적대 행위를 멈추게 하려는 유인책으로 풀이된다.

군사 충돌 억제를 위한 물밑 협상 타진


이스라엘하욤은 외교 소식통의 말을 빌려 칼리드 장관이 헤라클레스 대형 수송기를 타고 테헤란으로 돈을 직접 싣고 갔다고 전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는 군사적 협박을 이유로 휴전 수용에 여전히 신중하며, 후티 반군이 점령한 영토를 반환하기 전까지 추가 자금 지원을 집행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의 물밑 접촉이 이뤄진 배경에는 반복되는 무력 충돌을 끝내야 한다는 현실적 요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후티 반군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이 이어지면서 기간산업과 국가 핵심 시설에 가해지는 안보 위협이 누적되어 왔기 때문이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10월 26일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석유 파이프라인 펌프장과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을 타격했다고 주장한 내용을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은 다음 날 탄도미사일과 자폭 무인기를 공중에서 요격했다고 발표하며 사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이집트 의회는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기반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 지원안을 통과시켰다. 이처럼 군사적 방어 태세를 유지하면서도 분쟁을 억제하기 위한 10억 달러 규모의 절충안이 수면 아래서 거론되는 모양새다.

메카 방위협정과 4개국 평화 보증 구상


이번 회담은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파키스탄 세 나라가 지난 8월 맺은 상호방위조약 대표단과 이란이 공식적으로 머리를 맞댄 첫 고위급 대화다. 양측은 원유 주요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과 미국, 이란 사이의 갈등 완화 대책을 논의하며 포괄적 안보 협력의 물꼬를 텄다.

파키스탄 고위 안보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참가국들이 서로 침범하지 않는 불가침 협정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합의가 성립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파키스탄, 카타르가 이를 보증하는 다자간 안전판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이번 만남이 역내에 긍정적 분위기를 만든다고 평가했다. 이번 10억 달러 제안설과 다자 대화가 실질적 합의로 이어질 경우, 소모적인 군사 대립을 넘어 중동 전반의 긴장을 완화하는 중대한 안보 지형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