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상장 정유사 순익 570억 루피(2억 600만 달러) 돌파… 전년 동기比 20배 폭증
美·이란 충돌 및 우크라이나 장기화로 제품가 폭등… 소비자는 기름값 40%대 급등 '고통'
당국, 디젤 마진 38달러 상한선 개입… "일시적 횡재, 노후 정유소 현대화엔 턱없이 부족"
美·이란 충돌 및 우크라이나 장기화로 제품가 폭등… 소비자는 기름값 40%대 급등 '고통'
당국, 디젤 마진 38달러 상한선 개입… "일시적 횡재, 노후 정유소 현대화엔 턱없이 부족"
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정유사들이 단기 전쟁 특수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는 사이 국내 휘발유와 디젤 소매가격은 40% 이상 치솟아 일반 소비자와 산업계 전반에 극심한 인플레이션 타격을 안겼다.
파키스탄 정부가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디젤 정제마진에 강제 상한선을 씌우며 시장 개입에 나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반짝 흑자가 지정학적 불안에 기인한 일시적 현상일 뿐이며 노후화된 정유설비를 친환경·고부가가치 시설로 개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자금 규모라고 경고했다.
11월 1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파키스탄 증권거래소(PSX)에 상장된 4대 주요 정유사의 최근 분기(7~9월) 합산 순이익이 570억 루피(약 2,860억 원)를 돌파했다.
애톡 정유소 순익 186억 루피 '1위'… 3개사 일제히 1,000% 이상 폭증
업체별로는 라왈핀디에 본사를 둔 애톡 정유소(Attock Refinery)가 세후 순이익 186억 5,000만 루피를 기록하며 업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카라치 기반의 파키스탄 정유소(Pakistan Refinery)가 139억 7,000만 루피로 뒤를 이었으며, 크네르지코 Pk(Cnergyico Pk)가 128억 8,000만 루피, 국립 정유소(National Refinery)가 115억 7,000만 루피의 순이익을 각각 거뒀다.
전년 동기 적자였던 Cnergyico Pk를 제외한 3개 상장 정유사 모두 전년 대비 순이익 증가율이 1,000%를 가볍게 넘어섰다. 비상장사인 파키스탄-아랍 정유소(PARCO)는 재무제표를 공시하지 않았다.
실적 폭등의 배경에는 원유 수급 불안과 정제 제품 공급난이 자리 잡고 있다.
현지 증권사 JS글로벌캐피탈의 와카스 가니(Waqas Ghani) 리서치 헤드는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분쟁 발발 이전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가로 매입해 둔 원유를 정제해 최근 급등한 국제 시세로 판매하면서 재고 평가 이익과 마진이 극대화됐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완제품 가격이 원유 가격보다 훨씬 가파르게 치솟아 정제마진이 이례적으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휘발유 47%·디젤 41% 급등… 정부, 디젤 마진 '배럴당 38달러' 상한선 도입
정유사들의 잔치와 달리 파키스탄 국민들은 살인적인 에너지 비용에 신음하고 있다.
10월 20일 기준 정부 공식 유가 공시에 따르면, 중동 분쟁 시작 이후 파키스탄 국내 휘발유 가격은 47.6%, 디젤 가격은 41.2% 폭등했다.
소비자 반발과 물가 압박이 극에 달하자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 4월 디젤 정제마진에 대해 배럴당 41.50달러의 임시 상한선을 설정했다가 5월에 해제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마진이 재차 치솟자 8월 배럴당 41.89달러로 상한선을 재도입한 데 이어, 지난 10월 20일에는 상한선을 38달러로 추가 인하하며 정유사들의 폭리를 제한하고 나섰다.
아울러 정부는 7월부터 소매 디젤 가격 조정 주기를 격주에서 '일일 연동제'로 개편해 국제 시세를 즉각 반영하고 있다.
이슬라마바드 지속가능발전정책연구소(SDPI)의 칼리드 왈리드 연구원은 "정유사들은 마진 확대와 재고 차익을 누렸지만, 대다수 서민과 산업계는 국제 가격 상승, 루피화 환율 약세, 정부 유류세라는 삼중고를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가 중유 과다 생산 구조"… 수소분해 등 탈탄소·현대화엔 태부족
에너지 전문가들은 정유업계의 이번 횡재가 구조적 경쟁력 향상과 무관하며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없다고 경고한다.
특히 파키스탄 정유 인프라의 고질적인 약점인 '노후 설비 현대화'를 해결하기에는 2억 달러 수준의 분기 이익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에너지 컨설팅사 프라이머리 비전(Primary Vision)의 오사마 리즈비 전략가는 "파키스탄의 기존 정유 설비는 수요가 적고 가격이 낮은 저부가가치 중유(용광로유)를 지나치게 많이 생산하고, 정작 경제에 필수적인 고속 디젤과 휘발유는 적게 생산하는 기형적 구조"라고 꼬집었다.
그는 "저가 중유를 수소첨가분해(Hydrocracking)를 통해 고부가가치 디젤과 가솔린으로 전환하는 대대적인 설비 투자가 절실하지만, 이번 분기 반짝 수익만으로는 조 단위가 들어가는 설비 개조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프타브 자파르 국제에너지협상가협회(AIEN) 파키스탄 지부장 역시 "한두 분기의 예외적인 수익으로 수십 년간 낙후된 정유소 현대화 자금을 조달할 수는 없다"며 "민간 및 해외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대규모 자본을 투입할 수 있도록 일관되고 안정적인 정부의 장기 에너지 정책 프레임워크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글로벌 석유·가스 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전면전 위기가 빚어낸 정유 마진 왜곡은 신흥국 정유사들에 단기적인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동시에 정부의 마진 상한선 규제와 소비 위축이라는 역풍을 불러왔다"며 "화석연료 가격 변동성에 극도로 취약한 신흥 경제국들의 에너지 안보 취약점이 다시 한번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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