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온라인 행적·가상자산 샅샅이 캔다"… 中, '빅데이터 반부패 감시망' 구축

글로벌이코노믹

"온라인 행적·가상자산 샅샅이 캔다"… 中, '빅데이터 반부패 감시망' 구축

20기 5중전회서 '전면적 엄격한 당 통치' 채택… 빅데이터 징계 검사·디지털 모니터링 공문화
뇌물·인사 매관매직·파벌 형성 원천 추적… SNS 플랫폼 등 빅테크 기업 감독도 대폭 강화
가상화폐·블록체인 악용 신종 부패 단속… 퇴직·해외 도피 간부 및 배우자·자녀 자산까지 전수 조사
중국 시진핑 주석이 2026년 9월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화인민공화국 77주년 국경일 리셉션에서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시진핑 주석이 2026년 9월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화인민공화국 77주년 국경일 리셉션에서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최고 권력 기구인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약 1억 명에 달하는 전체 당원들의 온라인 활동과 자산 흐름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로 상시 추적·감시하는 첨단 디지털 사정(司正) 시스템을 전격 구축하기로 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 이래 14년 넘게 추진해 온 반부패 사정 드라이브를 이제는 '디지털 빅데이터 감시망'과 결합해 한층 정밀하고 불가역적인 통제 체제로 격상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악용한 신종 뇌물 수수, 소셜 미디어를 통한 여론 조작 및 파벌 형성, 퇴직 간부와 해외 도피자의 은닉 자산까지 전방위적으로 추적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11월 2일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지난달 29일 폐막한 제20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전면적이고 엄격한 당 관리·통치(종엄치당·從嚴治黨) 촉진에 관한 결정문'을 최종 채택했다.
공식 세부 문건 내용은 국영 신화통신을 통해 1일 대외에 전격 공개됐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5중전회 총회 연설에서 "공산당의 장기 집권을 위협하는 근본적이고 심각한 문제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남아 있다"며 "당내 사상적·조직적 불순물이 뿌리 뽑히지 않은 만큼, 당을 극도로 엄격하게 다스리는 고강도 기율 확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천명했다.

'디지털 징계 검사 플랫폼' 개발… 뇌물·매관매직·인사 청탁 실시간 포착


이번 5중전회 결정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디지털 징계 검사 및 모니터링 시스템의 심화'를 국가 핵심 과제로 공식 명시했다는 점이다.

중국 공산당은 첨단 빅데이터와 알고리즘 분석 기술을 결합해, 당원들의 금융 거래와 공공 조달, 디지털 통신 기록, 행정 결재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전용 사정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인허가 대가로 오가는 음성적 뇌물 수수는 물론, 승진 및 보직 임명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관매직과 인사 청탁 정황을 실시간으로 교차 검증해 포착해 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당국은 당원들의 온라인 행적에 대한 상시 감시 체계를 대폭 강화하고, 웨이보·위챗 등 주요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통신 서비스를 운영하는 민간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사정 당국의 데이터 접근권과 감독 권한을 한층 끌어올리기로 했다.

"비트코인·블록체인 뇌물도 끝까지 턴다"… 해외 도피·퇴직 간부도 추적 사정권


새로운 감시망의 칼날은 갈수록 지능화·음성화되는 신종 부패 수법을 정조준하고 있다.

당 중앙위는 결정문을 통해 "암호화폐 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을 악용한 새로운 형태의 부패 행위를 무관용 원칙으로 철저히 단속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가상자산 지갑을 통한 우회 자금 세탁과 디지털 음성 거래를 기술적으로 추적·차단하겠다는 의지다.

사정 대상의 범위도 대폭 확장됐다.

권력의 자리에 있는 현직 간부뿐만 아니라, 이미 정계를 은퇴했거나 수사를 피해 해외로 도피한 부패 연루자들에 대해서도 디지털 모니터링을 끊임없이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간부 본인의 공식 급여를 훨씬 웃도는 가구 자산 형성이나 과도한 지출 정황이 데이터망에 포착될 경우 즉각적인 내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간부의 배우자와 자녀 등 직계 가족이 운영하는 법인 및 상업 활동 역시 정기적인 데이터 감독 목록에 포함된다.

당국은 연고주의에 기반한 족벌 비리, 파벌 및 비밀 결사 형성, 직책 매매 행위를 '당의 존립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예외 없이 엄단하겠다고 선언했다.

2027년 당 대회 앞두고 절대 통제권 강화… "빅데이터 사찰 국가 고도화"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2027년 가을로 예정된 제21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주석의 4연임 체제를 공고히 다지는 동시에 관료 사회의 기강 해이와 반발을 원천 봉쇄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 14년간 수십만 명의 관료와 군 수뇌부를 숙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시 불이행과 표리부동한 '양봉음위(陽奉陰違·앞에서는 따르는 척하고 뒤로는 딴마음을 품음)' 행태가 근절되지 않자 인간 감찰관의 한계를 넘어선 '무오류의 빅데이터 사찰망'을 제도화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정치·지정학 분석가들은 "중국 공산당의 이번 발표는 전산망과 금융 데이터, 민간 IT 플랫폼을 결합한 유례없는 '디지털 감시 국가(Digital Panopticon)' 모델이 정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며 "관료 사회 내부의 사적 영역과 반대 파벌의 싹을 완전히 지우는 강력한 억제력을 발휘하겠지만, 공직사회 전반의 복지부동과 경직성을 극단으로 몰고 갈 위험도 크다"고 진단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