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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화웨이, 스마트폰 新시장 인도서 삼성전자 '맹추격'…중국 바람 거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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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화웨이, 스마트폰 新시장 인도서 삼성전자 '맹추격'…중국 바람 거세진다

작년 3월 인도 델리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 S6, 갤럭시 S6 엣지 발표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작년 3월 인도 델리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 S6, 갤럭시 S6 엣지 발표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김나인 기자] # 비크람 쿠마르 도라이스와미(Doraiswami) 주한 인도대사는 지난달 13일 수요 삼성 사장단 협의회에서 연단에 섰다. ‘인도의 새로운 경제 변화’를 주제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경제 정책 등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삼성 사장단이 올해 첫 외부 강연자로 주한 인도 대사를 초청해 인도 경제 배우기에 나선 것. 도라이스와미 대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 사장단에 인도 경제에 대해 설명했고 이를 통해 삼성과 인도 간 전략적 파트너십 기회를 생각할 수 있었다”며 “사장단의 질문도 많았다”고 말했다.

#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는 ‘인도-중국 휴대폰 부품서밋’이 열렸다. 이번 서밋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해 5월 중국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성사된 자리다. 인도기업과 중국 휴대폰 단말기 제조업체, 부품업체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서밋을 주최한 인도 휴대폰협회(ICA)의 판카지 모힌드루 회장은 “중국기업의 인도 투자액이 향후 20억~30억 달러(약 2조4144억~3조6216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가 미국, 중국에 이어 스마트폰 신(新)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위의 두 사례는 새로운 스마트폰 수요처로 떠오른 인도 시장 상황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 또한 인도와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중국 기업의 스마트폰 인도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면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을 필두로 인도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전자, 인도 시장 공략 通했다…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 지켜

인도서 흥행돌풍을 일으킨 삼성전자 타이젠 스마트폰 'Z3'이미지 확대보기
인도서 흥행돌풍을 일으킨 삼성전자 타이젠 스마트폰 'Z3'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내년 인도 시장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세계 3위 스마트폰 시장이지만 아직 스마트폰 보급률이 10~15%대에 머물러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되는 것.

현재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23.2%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현지 제조사인 마이크로맥스(17.7%), 인텍스(11.7%)가 삼성전자의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의 선두는 보급형 스마트폰의 흥행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인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5대 가운데 3대는 갤럭시J 시리즈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J2’ 모델은 이 기간에 인도에서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저가 스마트폰 중 독자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을 기본으로 한 10만원대 타이젠폰 ‘Z1’ 또한 지난해 초 인도 출시 이후 약 반년 간 100만대 이상을 판매해 돌풍을 일으켰다. 기세를 이어 삼성은 지난해 10월 두번째 타이젠폰 ‘Z3’을 현지에 출시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인도에서 ‘기어VR’과 ‘기어S2’의 출시 행사를 열고 이달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에서 더욱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

기어VR의 경우 연동 가능한 스마트폰이 갤럭시S6, S6엣지, 갤럭시노트5, S6엣지플러스 등 프리미엄폰이다. 기어VR를 사용하려는 인도 소비자를 자연스럽게 삼성의 프리미엄폰으로 유도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5년간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보다는 인도를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인도는 2020년에 중국 다음으로 가장 큰 수요처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업체도 인도 시장 공략…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가세

샤오미 Mi4
샤오미 Mi4

삼성전자를 필두로 국내 기업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긴 하지만 낙관적으로 보기에는 이르다. 최근 국내에서도 높은 판매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기업 또한 인도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LG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메이드 인 차이나’가 인도를 압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중국의 인도 수입시장 점유율은 12.7%, 공산품 시장 점유율은 27.9%에 달한다. 중국은 인도에 총 234개 품목을 수출하고 있으며 이 중 13개 품목이 10억 달러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중국 샤오미를 비롯한 스마트폰 관련 업체들도 인도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또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현재 샤오미, 레노보, 화웨이, 지오니 등이 인도에 진출한 상태다. 샤오미는 1만루피(약 17만 4000원)이하의 저가 스마트폰으로 인도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실제로 샤오미는 지난해 3분기 인도에서 제품을 100만대 이상 판매했다. 전분기 대비 45% 성장한 수치다. 다만 최근 인도에서 특허 침해 소송에 휘말려 퀄컴 이외 업체가 생산한 통신칩을 적용한 스마트폰은 인도에서 판매할 수 없게 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4G 스마트폰에서 중국업체들의 점유율은 45%에 이른다. 국내업체 또한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연구원은 “현재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4G 스마트폰 도입으로 교체수요가 많아지고 있어 앞으로 몇 년간 두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의 현지 공장 신설 또한 이어지고 있다. 레노버는 지난해 8월 현지 제조사인 플렉스와 함께 인도 남부 첸나이에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신설했다. 샤오미는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스리시티에 위치한 폭스콘 공장에서 휴대폰을 생산하고 있으며 화웨이도 인도 내수용 공장 설립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보, 쿨패드 등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 또한 인도 현지 생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비보는 지난달 말 인도 북부 공장에서 스마트폰 생산을 시작했다. 비즈니스 스탠다드에 따르면 이 신규 공장은 인도 북부에 위치해 있으며 총 12억5000만 루피(약 222억25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또 다른 업체 ‘쿨패드(Coolpad)’는 총 3억 달러(약 3502억5000만원)를 투입해 인도 현지에 공장을 건설하고 내년부터 스마트폰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인도시장에서 저가폰뿐만 아니라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플러스 등 프리미엄폰도 판매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기존의 경쟁력을 가지고 1위 시장을 지켜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지 생산에 관해서는 “이미 노이다 공장 등을 통해 인도 현지에서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나인 기자 silk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