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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으로 번지는 '폼팩터 경쟁'…애플, 절대 왕좌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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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으로 번지는 '폼팩터 경쟁'…애플, 절대 왕좌 지킬까?

내년말 폴더블 아이패드 출시 전망…삼성 차세대 폼팩터와 경쟁 예상

애플이 폴더블 아이패드를 2024년께 내놓을 거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태블릿 시장에 폼팩터 경쟁이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아이패드 에어. 사진=애플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이 폴더블 아이패드를 2024년께 내놓을 거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태블릿 시장에 폼팩터 경쟁이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아이패드 에어. 사진=애플
애플이 폴더블 아이패드 출시를 가시화하면서 태블릿 폼팩터의 변화가 예상된다. 태블릿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폼팩터 도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아이패드가 새로운 폼팩터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인 궈밍치는 30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중국 전자 부품 제조업체 쑤저우 안지 테크놀로지가 폴더블 아이패드 제조에 협력하고 있다"며 "폴더블 아이패드에 안지가 제조한 탄소섬유 킥스탠드가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폴더블 아이패드는 중저가 모델인 아이패드 미니에 적용되며 출시 시기는 2024년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이패드 미니는 8인치 내외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모델로 아이패드 중에서는 디스플레이가 작은 편에 속한다. 아이패드 미니에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면 접었을 때 4인치 내외로 작아진다. 이 경우 사실상 아이폰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어 애플에게 아이패드 미니 폴더블은 매력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

특히 애플 제품에 대한 수요가 고가 모델 위주로 편중되면서 아이패드 미니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었다. 적은 판매량 때문에 폴더블 아이폰보다는 상대적으로 위험부담이 적어 애플 입장에서는 과감하게 시도해볼 만한 모델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SS인사이트의 벤 우드 수석연구원은 폴더블 아이폰에 대해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고가의 부품이 탑재돼 가격이 너무 비싸질 수밖에 없고 실패에 대한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출시 가능성이 적다고 분석한 바 있다. 비인기 모델인 아이패드 미니는 아이폰에 비해 실패 부담이 적어 폼팩터 변화를 실험해볼 수 있다.

만약 폴더블 아이패드가 성과를 낸다면 애플 입장에서는 아이패드와 아이폰의 장점을 모두 갖춘 새로운 모델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 역시 폴더블과 슬라이더블을 더한 '플렉스 하이브리드'로 시장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올해 초 CES에서 처음 공개한 이 디스플레이는 상용화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애플이 폴더블 디스플레이 적용을 꾀하고 있고 오포와 비보 등 중국 기업들도 폼팩터 전환을 꾀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도 새로운 폼팩터 적용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CES에서 공개한 '플렉스 하이브리드'는 폴더블을 열면 10.5인치 4:3 디스플레이가 나온다. 여기에 슬라이더블까지 펼치면 12.4인치 16:10 화면비가 된다. 완전히 접었을 때는 8인치 정도로 갤럭시Z폴드4의 6.2인치보다는 다소 크다.
만약 삼성전자가 이 디스플레이를 갤럭시Z폴드 크기로 줄일 수 있다면 최대 10인치대의 태블릿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경계를 허무는 결과를 낳는다.

또 그동안 갤럭시Z폴드에서 느꼈던 멀티태스킹의 한계도 극복할 수 있다. 그동안 갤럭시Z폴드는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스마트폰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디스플레이에 2개의 앱을 띄우면 지나치게 얇아져서 불편함이 있었다. '플렉스 하이브리드'를 적용하면 멀티태스킹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애플의 태블릿에 새로운 폼팩터가 적용된다면 결국 멀티태스킹 전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소형 태블릿을 중심으로 새로운 폼팩터가 적용된다면 사실상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디바이스의 등장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새로운 형태의 디바이스에 대한 수요가 확보되지 않아 두 회사 모두 새로운 폼팩터를 주력 모델로 내세울지 여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이름값이 있는 만큼 폴더블 아이패드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다"며 "그러나 이미 폴더블 시장이 삼성전자 중심으로 자리가 잡힌 시점에서 애플이 어떤 새로운 혁신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