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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멸종 원인은 소행성 추돌? 화산 분출?…AI의 결론은 '화산 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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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멸종 원인은 소행성 추돌? 화산 분출?…AI의 결론은 '화산 분출'

미국 다트머스 대학 연구진, K-Pg 대멸종 분석 논문 발표
AI 머신 러닝으로 멸종 시나리오·화석 표본 자료 비교 분석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연구진이 AI 머신러닝을 바탕으로 한 연구 결과 백악기·팔레오기(K-Pg) 대멸종의 원인은 대규모 화산 분출이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사진=벡티지(Vecteezy)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연구진이 AI 머신러닝을 바탕으로 한 연구 결과 백악기·팔레오기(K-Pg) 대멸종의 원인은 대규모 화산 분출이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사진=벡티지(Vecteezy)
공룡들의 대규모 멸종으로 이어졌던 백악기 말·팔레오기 초 대멸종(K-Pg 대멸종)의 원인은 대규모 화산 분출이었을까, 거대 소행성의 지구 충돌이었을까. 미국의 한 연구진이 AI 머신러닝의 도움을 받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화산 분출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이테크데일리(SciTechDaily), IFL사이언스 등 과학 전문지들의 보도에 따르면 사이언스지에는 최근 '백악기 말 가스 배출과 생물 생산성에 대한 베이즈 추론적 제안(A Bayesian inversion for emissions and export productivity across the end-Cretaceous boundary)'란 제목의 논문이 게재됐다.
논문의 저자는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지구과학부의 알렉산더 콕스(Alexander A. Cos)와 브레닌 켈러(C. Brenhin Keller) 연구원이다. 이들은 논문에 "AI 머신러닝를 활용한 분석 결과 K-pg 멸종에는 데칸 트랩 화산 활동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으며, 칙술루브 소행성 충돌은 그 이후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을 담았다.

K-Pg 대멸종의 주요 원인 중 '화산 분출설'의 진원지로 추정되는 데칸 고원(위)와 '소행성 충돌설'의 근거로 받아들여지는 칙술루브 크레이터. 사진=미국 오리건 주립 대학교, 멕시칸 루츠(Mexican Routes) 이미지 확대보기
K-Pg 대멸종의 주요 원인 중 '화산 분출설'의 진원지로 추정되는 데칸 고원(위)와 '소행성 충돌설'의 근거로 받아들여지는 칙술루브 크레이터. 사진=미국 오리건 주립 대학교, 멕시칸 루츠(Mexican Routes)

K-Pg 대멸종은 기원전 6600만년 경, 지구상의 생물 대부분이 멸종했던 사건을 일컫는다. 이 과정에서 공룡을 비롯한 많은 중생대 생물이 절멸,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포유류가 신생대에 크게 번성하며 지금의 지구로 이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질학계는 K-Pg 멸종의 직접적 원인을 크게 두 가지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하나는 인도 데칸 고원의 형성의 계기가 된 초화산 '데칸 트랩'의 분출을 원인으로 보는 화산 분출설이다. 대량의 화산재와 가스가 대기권을 장악, 태양광을 장기간 차단해 이상 기후가 이어졌고 이것이 멸종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떨어진 거대 소행성으로 인해 대량의 먼지와 가스가 발생, 이것이 태양광을 차단해 이상 기후가 발생했다는 소행성 충돌설이다. 이 설의 근거는 백악기 말 소행성 충돌로 생긴 거대한 운석구 '칙술루브 크레이터'다.

지질학계 연구에 따르면 칙술루브 크레이터는 데칸 트랩이 한창 분출하던 와중에 형성됐다. 두 가설 모두 멸종의 결정적 원인이 태양광 차단에 의한 이상 기후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학계에선 화산 분출과 소행성 충돌 중 어느 쪽이 멸종의 결정적 원인이었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져 왔다.

미국 다트머스 대학교 전경. 사진=다트머스 대학교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다트머스 대학교 전경. 사진=다트머스 대학교

다트머스대 연구진이 논문 제목에 명시한 '베이즈 추론'은 어떤 대상의 사전 확률괴 추가 정보 등을 통계화해 이를 토대로 사후 확률을 추론하는 방법론을 일컫는다. 연구진은 K-Pg 대멸종이 생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전 시나리오 약 30만개를 지정했다. 여기에 백악기 말 생물들의 화석을 분석한 자료를 기반으로 AI 머신러닝을 시행, 각 시나리오의 적합성과 사후 전개 내용을 확인했다.

알렉산더 콕스 연구원은 "AI의 도움을 받아 확정한 멸종 시나리오에 따르면 데칸 트랩 화산은 약 100만년 동안 이어진 분출 과정에서 최대 10조4000억톤의 이산화탄소, 9조3000억톤의 이산화황을 대기 상에 배출했다"며 "소행성 충돌은 분출 시작 후 약 30만년 후에 일어났으며, 충돌과 관계없이 데칸 트랩 화산은 대멸종을 일으키기 충분한 수준의 가스를 분출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현대 인류가 화석 연료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 가스의 양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160억톤 수준이다. 화산 분출만으로 그 650배 수준의 가스가 발생한 셈이다.

논문에 따르면 칙술루브 소행성 충돌이 대멸종의 결정적 원인은 아니었으나, 일부 동식물의 절멸에는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대멸종 시나리오에 따르면 황 성분이 풍부한 대기권을 거쳐 거대 소행성이 충돌할 때, 상당수의 황이 냉각제로 작용하는 결과가 나타났다"며 "충돌로 인한 가스 발생은 대멸종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었지만, 냉각 효과로 인한 이상 기온은 일부 동식물에게 치명적이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연구진은 "지질학적 연구에 필요한 여러 프로세스를 상호 연결한 우리의 AI 머신러닝 모델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몇 개월, 몇 해에서 몇 시간으로 단축했다"며 "향후 우리의 방법론이 다른 지구 시스템 연구 모델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