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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 vs 애플 아이폰, 2024년 ‘손안의 AI’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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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 vs 애플 아이폰, 2024년 ‘손안의 AI’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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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을 강타한 인공지능(AI) 열풍이 스마트폰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지금껏 음성 인식 기반으로 단순한 기능만 수행하던 ‘AI 비서’ 기능에 최신 트렌드인 ‘생성형 AI’를 더해 스마트폰을 더욱 똑똑하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진정한 손안의 비서’로 진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과 애플의 새해 AI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선보이는 신형 ‘갤럭시 S24’ 시리즈의 핵심 기능으로 ‘온디바이스 AI’를 들고 나왔다. 인터넷 없이 사용할 수 있는 AI 특화 기능을 강조해 애플을 비롯한 경쟁사들과 차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챗GPT’를 비롯한 현재 대다수 생성형 AI 서비스는 인터넷 연결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용자의 명령을 AI 서비스에 특화된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로 보내 의미를 파악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한 뒤, 이를 텍스트로 요약하거나, 주제에 맞는 사진 및 이미지를 생성해 다시 사용자에게 전송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반면, 온디바이스 AI는 스마트폰에 내장된 AI 가속기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의 AI 칩 역할을 대신한다.

즉, 인터넷 연결이 없어도 스마트폰 스스로 사용자의 질문을 이해하고, 내장 언어모델로 답을 추론하며, 요약된 텍스트나 주제어에 맞춰 생성된 사진이나 이미지 등을 출력한다. 삼성 고유의 음성인식 AI 비서 ‘빅스비’도 더욱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서버나 데이터센터,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전송하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 문제도 해결할 수 있으며,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학습시켜 ‘맞춤형 AI’를 스마트폰에 구현할 수 있다.

애플도 최근 연간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자체 생성형 AI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부터 구축한 대규모 언어모델(LLM) ‘에이잭스(Ajax)’를 바탕으로 자체 생성형 AI인 ‘애플GPT’를 개발하고, 이를 기존 AI 비서인 ‘시리’에 통합해 AI 기능을 고도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생성형 AI 기술은 내년 가을 나올 아이폰 16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보다 반년 이상 늦는 셈이다. 다만, 사용자경험(UX)을 가장 우선하는 애플의 제품 철학 특성상 경쟁사의 생성형 AI와 다른 형태로 작동할 가능성도 높다.
애플은 지난 2017년 출시한 아이폰8·X 시리즈부터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도입했다. △정교한 안면인식 보안 기능 ‘페이스 ID’ △사용자 얼굴을 그대로 따라 움직이는 이모티콘 ‘애니모지’ 등 핵심 AI 기능이 모두 애플의 NPU 기능인 ‘뉴럴엔진’을 기반으로 구동된다.

이후부터는 카메라로 찍은 사진의 품질 향상과 보정, 실시간 분석 등에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적용해 왔다. 애플이 올해 아이폰 15 시리즈를 포함해 유독 카메라 기능을 강조하는 것도 아이폰에서 AI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기능이 카메라와 사진, 영상 관련 기능이기 때문이다.

또한 △통화 중 사용자 목소리만 남기고 주변 소음은 제거하는 ‘음성 분리’ △시각 및 청각 장애인을 위한 사물 분석 △음성의 텍스트 전환 및 음성 합성 등 아이폰 15의 각종 신기능도 모두 ‘경험’을 우선하는 애플의 온디바이스 AI 기능이다. 이처럼 AI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다른 만큼, 애플의 생성형 AI 기능도 기존의 다른 AI 서비스와 다른 형태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결국 2024년 양 사의 AI 전략 대결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생성형 AI를 정석에 가깝게 도입하는 삼성에 대해 애플이 얼마나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AI 기능과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지가 관건인 셈이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