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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올인원 오디오 규격 뛰어넘은 루악오디오 'R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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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올인원 오디오 규격 뛰어넘은 루악오디오 'R810'

부품·설계 싹 바꾼 하이엔드 '100' 시리즈 발표
R810, 복고풍 디자인에 첨단 기능 두루 갖춰
루악오디오, 구매하고픈 '매스티지' 추구

17일 오후 서울 내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열린 루악오디오 신제품 발표 간담회 메인을 차지한 R810. 루악오디오는 기존 R 시리즈와 별개로 넘버 '100'단위를 지닌 별도의 하이엔드 라인을 선보였다. 이미지 확대보기
17일 오후 서울 내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열린 루악오디오 신제품 발표 간담회 메인을 차지한 R810. 루악오디오는 기존 R 시리즈와 별개로 넘버 '100'단위를 지닌 별도의 하이엔드 라인을 선보였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마에스트라'에도 루악오디오가 등장합니다. 또 한때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태원 클라쓰'에도 루악오디오가 등장합니다. 저희가 PPL을 요청하지 않아도 독특하면서 예쁜 디자인 탓인지 드라마 소품으로 대여 요청이 종종 들어옵니다. 인기 드라마 10편 중 3편에는 저희 제품이 노출되는 것 같습니다."

17일 오후 3시, 서울 시청역 인근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열린 루악오디오(Ruark Audio)' 신제품 발표회에서 공식 수입원인 델핀의 신승호 대표가 한 말이다. 루악오디오는 영국의 대중적인 오디오 브랜드로 복고풍 디자인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듬뿍 담은 디자인과 따뜻한 음색으로 오디오 애호가들뿐 아니라 인테리어와 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제품이다.
◇ 1970년대 전통 오디오 느낌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R810'
1970년대 오디오 스타일을 살린 우드 슬릿 디자인과 루악 특유의 리모컨까지, R810은 루악의 특징을 유지하면서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린 제품이다. 이미지 확대보기
1970년대 오디오 스타일을 살린 우드 슬릿 디자인과 루악 특유의 리모컨까지, R810은 루악의 특징을 유지하면서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린 제품이다.


영국 에식스(Essex) 주에서 1985년 설립된 루악오디오는 창립 초기에는 하이파이 스피커를 전문적으로 만들었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하이파이 스피커를 생산하지 않고 앰프와 스피커가 한 대에 합쳐진 일체형 오디오만을 만들어왔다.

유러피안 감성이 느껴지는 디자인 때문인지 눈 내린 이 날,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는 더욱 빛이 났다.

기존 루악오디오 제품은 알파벳 'R'이 들어가는 라인업으로 채워졌는데 지난해 프리미엄 라인업을 새롭게 추가하고 해당 제품은 100 단위 넘버링을 새겨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17일 공개된 제품은 하이엔드 일체형 오디오인 R810, 그리고 그보다 작고 저렴한 R410 두 제품이다.

새로운 넘버를 부여받은 신제품이 추구하는 가치는 '매스티지( Masstige)'다. 접두사 매스(Mass, 대중적인)와 프레스티지(Prestige, 고가 명품)가 결합된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 '준명품'을 의미한다.

이날 제품 소개를 맡은 성연진 오디오 평론가는 "루악오디오 신제품은 아주 비싸지 않지만 조금 무리하면 구입할 수 있는 대중적인 고급스러움을 추구한다. 이전 제품은 저렴한 보급형이지만 좋은 음질을 들려준 데 반해 새로운 100 시리즈는 가성비와 성능의 단계를 뛰어넘어 하이엔드를 대체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색상만 다를 뿐인데 화이트 색상의 R810은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이미지 확대보기
색상만 다를 뿐인데 화이트 색상의 R810은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단순히 명칭만 바꾸고 소재만 고급스럽게 바꾼다고 명품이 될 수는 없다. 당연히 루악오디오는 R810과 R410에 들어가는 부품을 하이엔드 오디오에 들어가는 고급품으로 채웠고 설계 또한 완전히 새롭게 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음질이면 좋겠지만 청각보다는 시각이 먼저 이 제품을 알아본다. 신제품의 디자인 콘셉트는 '거실 인테리어 친화적'이라는 점이다. 기존 제품이 1950~60년대 거실 전축의 느낌을 줬다면 신제품은 1970년대의 느낌을 살렸다.

둘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냐고 반문하는 이가 있을 수 있지만 1970년대는 보다 현대적인 인테리어 개념이 통용되면서 제품의 디자인과 인테리어가 좀 더 완곡미를 줄이고 직선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에 맞춰 신제품인 R810과 R410은 직선을 추구한 모던함, 원목을 사용한 따스함, 현대적 공간에 어울리도록 메탈과의 조화 등을 특징으로 삼고 있다.

4인치 LCD 창에는 스마트폰으로 재생하는 앨범 재킷 이미지, 재생시간 등 다양한 정보가 노출된다. 레트로 디자인과 첨단 기기를 적절히 조화시켜 다소 심심해 보이는 디자인에 포인트를 뒀다. 이미지 확대보기
4인치 LCD 창에는 스마트폰으로 재생하는 앨범 재킷 이미지, 재생시간 등 다양한 정보가 노출된다. 레트로 디자인과 첨단 기기를 적절히 조화시켜 다소 심심해 보이는 디자인에 포인트를 뒀다.


디자인만 보면 상당히 예뻐서 소유욕을 불러 일으킨다. 그런데 또 완전한 레트로는 아니고 의외의 첨단 요소가 드러난다. 졍면의 우드 슬릿(틈새) 사이에 4인치 크기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스마트폰 등을 통한 무선 재생 시 스마트폰 화면에 나타나는 곡 정보, 플레이 타임, 앨범 커버아트 등이 이 4인치 디스플레이에 동일하게 표시된다. 수시로 스마트폰을 꺼내보지 않아도 곡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는데다 시각적인 포인트도 준 셈이다.

◇ 첨단 설계와 부품 적용해 하이엔드급 음질 재생

R810의 하위 모델인 R410. 가격은 절반 정도 수준이지만 성능과 음질이 거의 동등하다. 출력 면에서 차이는 다소 나지만 합리적인 가격과 고음질을 두루 만족시켜 주는 제품은 이 R410이다. 이미지 확대보기
R810의 하위 모델인 R410. 가격은 절반 정도 수준이지만 성능과 음질이 거의 동등하다. 출력 면에서 차이는 다소 나지만 합리적인 가격과 고음질을 두루 만족시켜 주는 제품은 이 R410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쁜 것은 가격대를 낮춘 모델에서도 상위 모델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R810에는 오스트리아의 음향 기업 스트림언리미티드(StreamUnlimited)가 개발한 고급 오디오 모듈이 사용됐다. 스트림언리미티드는 구글이 지분 41%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이다. 여기에 최대 32bit/384kHz까지 지원하는 고음질 오디오 포맷과 2개의 실크 돔 트위터, 2개의 베이스미드 유닛, 1개의 200mm 대구경 서브우퍼의 조합은 섬세한 고음질과 음의 풍성함을 두루 들려준다.

R810은 최신 올인원 제품답게 다양한 연결성을 자랑한다. 라디오의 경우 FM 아날로그 라디오에 더해 인터넷 라디오도 재생할 수 있다. 인터넷 라디오의 경우 국내 주요 라디오 채널을 CD급 음질로 청취할 수 있다. 또 애플의 에어플레이와 크롬캐스트 연결, HDMI 케이블을 통한 ARC(Audio Return Channel)와 eARC(enhanced Audio Return Channel) 지원, 블루투스(5.1) 지원 및 apt-X HD 포맷 지원, DLNA와 와이파이 802.11a/b/g/n/ac/ax 지원 등 다채로운 네트워크 재생이 가능하다.

여기에 스포티파이 커넥트, 타이달 커넥트, 유튜브 뮤직, 아마존 뮤직, 디저(Deezer) 등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길 수 있어 최신 트렌드인 스트리밍 재생도 간편하다.

기타 LP 재생을 위한 턴테이블 입력단자와 별매하는 CD 플레이어 연결용 USB 단자도 갖췄다. R810 개발자에 따르면 "제품에 CD 플레이어가 빠진 이유는 CD 드라이브 제조업체가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 CD 드라이브의 가장 큰 수요처는 자동차 제조업체였는데 최신 차량들도 스트리밍 연결을 지원하면서 CD 드라이버 수요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CD 플레이어를 필요로 하는 이는 별매하는 CD 플레이어를 구매해 R810에 연결할 수 있다.

신제품 소개를 위해 방한한 앨런 오루크(Alan O’rourke) 루악오디오 대표. 이미지 확대보기
신제품 소개를 위해 방한한 앨런 오루크(Alan O’rourke) 루악오디오 대표.


◇ 공간감과 해상력, 보컬의 질감까지 만족스러운 사운드


고급스런 디자인과 첨단 사양을 '올인원'으로 갖췄지만 소리는 그 이상이다. 행사장에서 여성 보컬 특유의 목소리 호소력이 돋보인 곡 'The moon is harsh mistress',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본거지인 '베를린 필하모니'에서 어쿠스틱 기타와 일렉 기타 연주를 라이브로 녹음한 연주곡 'Manha de canival', 가요지만 공간감이 뛰어나고 음색 짙었던 악동뮤지션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를 들었다. 올인원 제품임을 감안하더라도 1000만원 상당의 오디오 시스템에서 들을 법한 소리를 들려줬다.

이어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한 장명을 들었다. 거대한 콘서트 공간에서 노래를 부르는 프레디의 목소리와 다른 멤버들의 기타 연주, 그리고 공간을 가득 메우는 관람객들의 함성이 묵직한 저음과 함께 뿜어져 나온다. 이쯤 되면 사운드바 겸용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루악오디오의 서브우퍼. R410에 추가하면 부족한 저음의 양감을 보충해 R810에 준하는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루악오디오의 서브우퍼. R410에 추가하면 부족한 저음의 양감을 보충해 R810에 준하는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


R810의 국내 가격은 745만원이다. 디자인과 음질, 그리고 편의성이 대폭 올라간 만큼 가격도 상승했다. 다만 이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하위 모델인 R410을 구매해도 좋다. 크기가 조금 더 작은 R410은 전체적인 제품 크기가 줄어든 만큼 우퍼 유닛 크기가 줄어들었고 앰프도 정격출력 180W 클래스AB 앰프가 아닌 120W 클래스D 앰프로 바뀌었지만 별매하는 서브우퍼를 구매하면 소리가 R810과 거의 흡사하며, R410 단품 가격은 300만원대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