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리뷰] 액션스퀘어 '킹덤: 왕가의 피'…참돔으로 매운탕 끓인 격

공유
1

[리뷰] 액션스퀘어 '킹덤: 왕가의 피'…참돔으로 매운탕 끓인 격

소울라이크 장르에 못 미치는 조작감…유저 혹평 이어져
구색은 갖췄으나 '깊이감'은 없어 "게임성 더 갖췄더라면"

'킹덤: 왕가의 피' 스팀 라이브러리 화면. 기자는 2.6시간의 플레이를 진행했다. 사진=스팀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킹덤: 왕가의 피' 스팀 라이브러리 화면. 기자는 2.6시간의 플레이를 진행했다. 사진=스팀 캡처
K콘텐츠 부흥의 시발점이 된 넷플릭스 '킹덤'이 이번엔 게임으로 소비자 곁을 찾았다. 액션스퀘어가 지난 5일 '킹덤: 왕가의 피'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고 모바일 기반, PC 플레이를 지원 중이나11일 기준 스팀 평가 '대체로 부정적'을 기록하며 시장 진입 초기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150분 동안 절반 가량 게임 콘텐츠를 이용하며 든 생각은 '재미가 없다'라는 것이었다. 이토록 훌륭한 IP로 단조롭기 그지없으며 흡사 15년 전 수준의 게임을 출시한 것은 '참돔으로 매운탕을 끓인' 것과 다름 없다는 평이다.
우선 모바일 플랫폼으로 '킹덤: 왕가의 피'를 플레이하기에는 조작이 번거롭다. 소울라이크 장르로 '액션 게임'을 표방하고 있으나 이를 모바일 상에서 전부 펼치기엔 부침이 많다. 여기서 스팀을 통해 제공하는 PC 버전이 빛을 발한다. 그나마 컨트롤이 용이해 게임을 진행하기 편하다. 근데 그 뿐이다. 액션스퀘어는 애초부터 PC 플랫폼은 그저 '이식'하는 수준으로만 생각한 건지 부족한 점이 곳곳에 드러난다.

킹덤: 왕가의 피 PC 아이콘 이미지. 사진=캡처
킹덤: 왕가의 피 PC 아이콘 이미지. 사진=캡처

우선 PC 아이콘부터 허술하다. 잔뜩 픽셀이 깨진 듯한 모습에 매번 게임을 새로 시작하면 로그인을 반복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요즘 시대에 대체 어느 게임이 시작할 때마다 매번 로그인을 하게 만드나. 이 외에도 5GB에 불과한 저용량 게임에서 시도 때도 없이 접속 불안정으로 인한 튕김 현상이 발생한다거나 고사양 컴퓨터로도 프레임을 조금만 높여도 '과부하' 경고가 뜨는 등 스팀 유저들의 불만 어린 리뷰가 이어지고 있다.

'소울라이크'라는 장르를 내세운 것에 대해서도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모습이다. 드라마에서 실제로 등장하는 인물인 이창과 아신을 플레이 가능 캐릭터로 내세워 기존 킹덤 드라마 팬의 흥미도를 높였으나 단조로운 스테이지 진행,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패링 타이밍, 매끄럽지 않은 회피기로 돌부리에 걸린 듯 막히는 현상, 그저 'E' 키를 연타할 뿐인 연계기까지. 현재 업데이트에서 제공하는 12장까지 같은 패턴이 반복되니 게임 플레이에 '지루함'이 생긴다.

4인의 파티원들이 모여 함께 진행하는 '토벌' 모습. 사진=스팀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4인의 파티원들이 모여 함께 진행하는 '토벌' 모습. 사진=스팀 캡처

패링과 회피기, 연계를 이용해 근접전을 이어가고 싶어도 막힘이 생긴다. 대각선으로 비껴나가듯 구를 수 없어 거리를 두고 조금씩 안전하게 데미지를 입히는 선택지를 고르게 된다. 그 순간부터 보스 공략은 숨 막히는 긴장감 대신 물먹은 솜처럼 늘어지고 그저 HP를 깎기 위한 장기전으로 이어진다. 클릭, 클릭, 또 클릭. 손가락이 아프다.

파티 형태의 레이드인 '토벌'과 서버 통합 레이드인 '괴력난신'도 그저 구색만 갖췄을 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이나 파티원 간의 협동 공격 등을 기대할 수 없었다. 안타깝게도 유저간 PvP를 지원하는 '대련'의 경우 오랜 시간을 기다려도 매칭이 잡히지 않아 경험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졌다.
스킬의 레벨을 올릴 수 있는 기술 화면. 기술의 가짓수는 많으나 충분한 양의 교본을 획득할 수 없다. 사진=스팀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스킬의 레벨을 올릴 수 있는 기술 화면. 기술의 가짓수는 많으나 충분한 양의 교본을 획득할 수 없다. 사진=스팀 캡처

레벨 및 스킬 시스템에도 일부 개선점이 보인다. 스킬을 올리기 위한 '교본' 아이템은 스테이지 공략을 통해 어느 정도 얻을 수 있으나 모든 스킬을 올리기엔 부족하다. 결국 유료 재화를 통해 구매해야 하는데 스킬을 올리는 기본적인 부분에 유료 재화를 들여야 한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BM을 위한 요소라고는 하나 적용 범위가 다소 과하지 않았나 하는 의견이다.

다만 게임을 접할 외국인들에게 '킹덤'이라는 IP와 한국만의 전통적 요소로 시각적인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점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마저도 후반부로 넘어갈수록 색상의 변화만 있을 뿐 디자인의 변화는 크게 달라지지 않아 실망스럽지만 조선시대 민가의 모습과 고궁을 재현한 맵, 한복 의상 등에는 꽤 공을 들인 듯하다. 여기에 게임성까지 어느 정도 받쳐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킹덤: 왕가의 피를 플레이한 유저들은 "아신전까지 재밌게 봐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모바일이 메인인 것 같아 기대를 버렸다. 싱글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홍보하려는 얄팍함만 느껴지며 PC 플레이를 고려한 느낌은 조금도 들지 않는다", "넷플릭스에서 엄청 흥해서 우리나라 한복을 널리 알린 킹덤 IP를 가지고 이렇게 게임을 만들다니 킹덤을 본 전세계 유저들이 게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 지 생각하니 내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는 등의 혹평을 남겼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