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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쿠팡·요기요, '배달비 0원' 전쟁…"이러다 다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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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쿠팡·요기요, '배달비 0원' 전쟁…"이러다 다 죽어"

출혈 경쟁 후 소비자·자영업자 '후폭풍' 우려
당분간 '배달비 0원' 경쟁 지속될 전망

배달앱 3사가 '배달비 0원' 정책을 펼치며 '출혈 경쟁'에 뛰어들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배달앱 3사가 '배달비 0원' 정책을 펼치며 '출혈 경쟁'에 뛰어들었다. 사진=뉴시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요기요까지 배달 애플리케이션 3사가 '배달비 0원' 전쟁에 뛰어들었다. 쿠팡이츠가 가장 먼저 배달비 0원 정책을 펼친 것이 시발점이 돼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가 차례로 경쟁에 나섰다. 때아닌 배달비 0원 소식에 소비자들은 반가움을 표하고 있으나 자칫 부정적인 여파가 자영업자 및 소비자들에게 되돌아올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3사가 '배달비 0원'을 실시하며 '출혈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쿠팡이츠가 쿠팡의 유료 멤버십을 구독하는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배달비 0원'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매장이 설정한 최소 주문 금액만 맞추면 배달비 0원이 자동으로 적용된다. 횟수 제한과 거리 할증이 없어 20대 고객 사이에서 활발한 이용이 관측된다.
모바일인덱스 배달앱 리포트에 따르면 쿠팡이츠가 '배달비 0원'을 실시한 3월 26일부터 앱 사용시간, 사용률, 재방문율이 모두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3월 쿠팡이츠의 월간 활성사용자는 625만8426명으로 요기요(570만9473명)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특히 배달비 0원을 예고한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의 신규 설치자 연령대를 살핀 결과 20대가 37.6%, 30대가 25.4%, 40대가 19.2% 순으로 나타나며 20대에서 가장 높은 신규 설치 건수를 기록했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이달 1일부터 배달비 0원을 선언했다.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펼치고 있으며 다수의 주문을 묶음 배달하는 가게 배달(알뜰 배달)의 경우에만 배달비 0원 쿠폰을 적용할 수 있다. 한집 배달의 경우 배달비를 그대로 유지 중이다. 다만 별도로 마련된 페이지에서 쿠폰을 다운로드해야 한다는 점에 이용자들 일부가 불만을 표하고 나섰다. 매번 주문 때마다 쿠폰을 다운로드하고 적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배민 주문 등급 중 가장 높은 '천생연분'을 유지 중인 이용자 A씨는 "배달비 0원 이벤트를 시작한 지 열흘이 지나도록 몰랐다. 남이 말해줘서 찾아보니 배달비 무료 쿠폰 지급 페이지가 따로 있더라. 이런 식이면 모르는 사람은 아예 혜택을 받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요기요는 지난 5일부터 배달비 0원 대열에 합류했다. 앞선 쿠팡이츠, 배민과는 달리 최소 주문 가격을 맞출 경우 한집 배달 및 묶음 배달 모두에 배달비 0원이 적용된다. 차별화를 통해 고객을 늘리고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배달앱 3사의 배달비 무료 정책에 소비자들은 반색을 표하면서도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출혈 경쟁이 계속되다 마지막에 살아남은 업체가 차후 배달비를 높여 소비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배달 수수료에 대한 부담에 시달리는 소상공들 사이에서도 이벤트가 끝난 후 '후폭풍'이 올까 염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출혈을 넘어선 '공멸 경쟁'이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마케팅학과 교수는 "쿠팡이 13년만에 적자 행진에서 벗어나자마자 업계 곳곳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자본'과 '인내심'으로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 독점적 지위를 공고히 한 쿠팡이다. 배달앱 경쟁에서도 쉽게 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배민이나 요기요와는 달리 이커머스와 OTT라는 무기를 갖고 있다. 경쟁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처음으로 시장이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3위에 머물러 있던 쿠팡이츠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것이라 본다. 2위로 올라가기 위해 시작했으나 출혈 경쟁이 길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대략적으로 계산했을 때, 최대 월 90억원까지도 손해를 감수해야 해서 부담감이 클 것이다. 만약 배달비 0원 경쟁이 끝나기 전에 요기요가 백기를 든다면 배민과 쿠팡의 양강 구도가 한동안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소비자들의 우려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 배달료 상승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 대신 소상공인들의 경우 이미 배달 수수료 등 압박을 충분히 받고 있는 상황이라 이중으로 부담을 전가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는 의견을 전했다.

한편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 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26조4000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0.6% 감소하며 시장 최초로 성장세가 뒷걸음질 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