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자국 초·중학교 교실의 DX(디지털 전환)를 서두르고 있다. 문부과학성이 지난 2020년부터 실시한 '기가 스쿨(GIGA School)' 사업을 통해 현재 약 900만명의 초·중학교 학생들이 개인 학습용 단말기를 보유 중이다. 현재 학습용 단말기를 기 도입한 지자체를 대상으로 단말기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는 'NEXT GIGA 2기' 또한 진행 중이다.
태블릿 PC를 통한 학습 효과를 느끼고 있는 학부모들은 40%가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 자녀가 있는 학부모 43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정부가 시행하는 기가 스쿨이 아동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느끼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170명(약 40%)가 "그렇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에는 챗GPT를 탑재한 휴머노이드를 교육 일선에 도입했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기술 혁신을, 교육 현장에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조에 따라서다. 아사히 중학교는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를 개발 중인 소프트뱅크와의 연계를 통해 영어 오픈 클래스를 가졌다. 학생들이 챗GPT를 탑재한 페퍼와 영어 회화를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외국어 실력 향상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초중등 교육 단계에서의 생성형 AI 활용 가이드라인도 빠른 보급이 이뤄졌다. 지난 7월 문부과학성이 발표한 가이드라인에는 교육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과, 아동의 발달 단계 등을 고려한 올바른 접근법, 학교 교무에서의 활용법 등을 담고 있다. 과거의 일본이 지녔던 '기술 선진국'의 자리를 되찾겠다는 일념 아래 정부와 행정기관, 지자체가 함께 IT 인재 양성 및 확보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부터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자체에서 학습용 태블릿 PC '디벗'을 보급 중이며, 내년부터는 전국 초중고 교실에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있다. 2025년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수학, 영어, 정보 교과서를 시작으로 2028년까지 국어, 사회, 과학, 역사 등의 교과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청소년 동아리 지원을 통한 AI·SW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 'SW 동행 프로젝트'는 오는 2025년부터 초·중등 정보교육 시간이 기존보다 2배 확대됨에 따라 학교 정보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에 따라 민간 기업의 우수 교육 프로그램, 디지털 선도 기업 진로 체험 활동 등을 제공한다. 다만 이제야 초기 단계에 들어선 만큼 시대 변화에 늦은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AI 산업 진흥을 위한 'AI 기본법'조차 22대 국회 들어서 재발의된 상태다. 이에 IT 인재 양성과 산업 육성, 규제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위해서라도 정부의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