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는 클라우드 기반 보안 기업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중 오류가 발생하면서 전세계 고객사들에 피해를 야기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영향을 받은 기기가 전세계 윈도우 사용 기기의 1% 미만에 불과하다고 밝혔지만 수천명 이상이 이번 IT 대란으로 피해를 입었으며 금융, 항공, 의료 등 많은 시설이 타격을 받았다.
이는 애플이 엄격하게 통제하는 독자적인 생태계의 장점을 부각시켰다는 의견이다. 그동안 맥은 사용자들 사이에서 '높은 폐쇄성'으로 악명이 자자했다. 애플의 제품을 애용하는 고객들은 아이폰과 맥을 함께 사용하면서 활용도를 높이고 있으나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는 고객들에게는 호환성 문제로 인해 진입 장벽이 높다는 단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22억 iOS 기기가 이번 IT 대란에서 예외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애플 생태계의 혜택'"이라며 "애플의 벽 안에서는 모든 것들이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 맥 등 모든 애플 제품은 보안 및 업데이트와 관련해 회사에서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댄 아이브스는 "애플은 보안 상의 이유로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같은 타사와 협력하는 경우가 적어 이러한 문제에 노출될 가능성이 훨씬 적다"고도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IT 대란에 대해 "IT 생태계 독점으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사고가 얼마나 큰 피해를 낳는지 모두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으리라 본다. 또한 IT 인프라 의존도가 높은 회사들이 향후 유사한 사태가 발생해도 빠르게 복구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이번 IT 대란으로 인해 야기된 피해는 광범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일요일 하루 동안 1700편 이상의 미국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금요일과 토요일 분까지 합하면 2만30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이번 IT 대란으로 인해 취소됐다.
표를 예약한 탑승객들도 예기치 못한 사고로 추가 지출이 발생했다. 항공편 취소 및 지연으로 예정에 없던 숙소를 예약하고 더 오랜 기간 공항 근처에서 머물러야 했다. 국내 항공사 역시 동일한 피해를 입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등 저가항공사들을 중심으로 예약·발권 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했다.
병원 수술이 중단 및 취소되며 위급한 환자들은 곤란한 상황에 처했고 CNN 제휴사 KRCR은 날씨 뉴스를 진행하기 위해 손으로 직접 그린 지도를 활용하는 등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사태로 추산된 경제적 손실액은 1조40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사장은 X(옛 트위터)에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결함이 있었고 수정 사항이 배포됐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IT 대란에 휘말린 윈도우 OS에 대한 해결책이 곧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20일 발표된 성명서에서 영향을 받는 고객에게 크라우드스트라이크에서 제공하는 지침을 따를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IT 대란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시스템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 적어도 '몇 주'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IT 대란으로 인한 혼란은 길게는 8월 중순까지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