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상하이에 '판호 패스트트랙' 도입?…국내 게임계 '곁눈질'

글로벌이코노믹

상하이에 '판호 패스트트랙' 도입?…국내 게임계 '곁눈질'

'정보 산업 발전 촉진 조치' 3년 간 시행
해외 자본 게임 현지 개발 시 판호 인정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열린 게임 전시 행사 '차이나조이' 현장의 모습. 사진=차이나조이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열린 게임 전시 행사 '차이나조이' 현장의 모습. 사진=차이나조이

중국 상하이 당국이 게임 시장 진출의 대표적인 걸림돌인 출판심사번호(판호)를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게임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다소 포괄적인 내용의 정책인 만큼 국내 게임업계에선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반응이 나온다.

상하이 시 정부는 최근 '상하이시 소프트웨어·정보 서비스 산업의 고품질 발전 촉진을 위한 조치'를 올 7월부터 2028년 6월까지 3년에 걸쳐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조치 9항에는 '혁신 인큐베이션, 등록, 거래, 자금 조달 등 단계별 서비스 모델을 혁신하기 위해 적절한 시기에 외국 자본 게임 기업이 상하이에서 연구개발한 게임 제품을 국내 제품으로 간주하는 정책 시범 사업을 실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은 자국에서 서비스할 모든 온라인 게임은 사전에 미디어 검열 기구 국가신문출판서의 검열을 거쳐 판호를 발급받아야만 서비스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 입장에선 상하이 소재 개발사와의 연계를 통해 판호 또는 그에 준하는 자격을 보다 빠르게 취득하는 '패스트트랙'의 길이 열리는 셈이다. 대형 게임사 중에선 넥슨, 넷마블 등이 상하이에 개발 관계사, 현지 개발팀 등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게이머들의 눈이 높아지고 경쟁도 치열해졌다고 하나 여전히 국산 게임의 핵심 시장 중 한 곳"이라며 "상하이 정부의 조치는 문호를 더욱 개방한다는 점에서 분명 긍정적 신호"라고 평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크게 흥행한 넥슨의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 사진=넥슨, 텐센트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중국에서 크게 흥행한 넥슨의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 사진=넥슨, 텐센트

상하이는 기존에도 게임 사업을 적극 지원하는 도시로 손꼽혔다. 국내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원신', '붕괴: 스타레일' 개발사 호요버스나 '블루 아카이브'의 일본 퍼블리싱을 맡은 요스타, 동영상 플랫폼과 게임 배급 사업을 병행하는 빌리빌리 등이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있다.

올 2월 상하이 온라인 게임 협회는 '본시 온라인 게임 관리 관련 정책에 관한 공지'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상하이는 올 초에도 '소형 프로그램 게임', '테스트용 게임', '광고형 수익 모델이 포함되지 않은 게임' 등에 대해 상하이시 자체 출판국의 심사만으로 게임을 쉽게 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이날 발표한 조치에도 국내 제품 간주 정책 외에도 IT·소프트웨어 기술 기업의 프로젝트에 대해 최대 50%의 R&D(연구 개발) 비용 지원, 인터넷 통신 비용 요금 5% 인하, 매출 성장 중소 기업에 대해 최대 3000만 위안(약 60억 원) 규모의 지원금 제공 등 다각도로 지원 방안이 언급됐다.

다만 상하이 시의 이번 정책이 국내 기업들의 중국 진출에 있어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변화를 낳을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정책 시범 사업을 실시하는 시기를 '적절한 시기'라고 명기한 것은 물론 시범 사업의 내용과 구체적인 심사, 허가 방법에 대해선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해 동안 중국 정부의 판호가 과거 대비 수월하게 나오는 편이고 국내 게임사들과 중국 현지 게임사들의 커뮤니케이션도 대체로 원활한 것으로 안다"며 "새로운 정책이 구체화됐을 때 이러한 흐름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