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사이드' 스튜디오비사이드 차기작
턴제 전투 기반 3D 미소녀 수집형 RPG
'우마무스메'식 성장·비즈니스 모델 결합
말투, 몸짓 등 디테일 살아있는 캐릭터 표현
턴제 전투 기반 3D 미소녀 수집형 RPG
'우마무스메'식 성장·비즈니스 모델 결합
말투, 몸짓 등 디테일 살아있는 캐릭터 표현

서브컬처 게임의 흥행 공식으로 흔히 '진짜 오타쿠(특정 대상에 집착하는 사람)가 만들 것'이 언급된다. 캐릭터에 대한 몰입감과 애정이 과금의 원동력이 되는 장르인 만큼 개발 실무진부터 장르에 대한 높은 이해도, 애정을 갖고 디테일까지 매력있게 살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사 스튜디오비사이드가 최근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로 선보인 3D 서브컬처 RPG '스타 세이비어'는 컷씬을 통해 묘사된 캐릭터들의 패션이나 몸짓, 표정, 대사 한 마디 등 작은 부분까지 이러한 '애정 어린 디테일'이 눈에 띄는 게임이다.

스튜디오비사이드는 2020년, 넥슨에서 서비스를 맡아 출시한 어반 판타지 서브컬처 RPG '카운터사이드'로 시장에 데뷔했다. 회사를 창립한 류금태 대표는 이전에 2014년 작 '클로저스' 1대 총괄 PD를 맡는 등 서브컬처 팬들에게는 익히 알려진 인물이다.

게임의 제목을 직역하면 '별의 구원자'로, 게임의 핵심 세계관 역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페이스 판타지'에 가깝다. 주인공의 명칭은 '단장'으로, 세계를 구원할 강력한 힘을 얻기 위한 '여정'을 주관하는 '여정 단장'이자 성운 관측 기관 NOA의 해결사 그룹 '보이저 구원단'의 단장을 겸한다.
스토리의 큰 줄기를 살펴보면 겉으로는 '여정'에 도전하는 이야기이나, 그 이면에는 여정을 마무리한 후 주인공 '단장'의 존재 자체가 소멸하는 이상 현상이 진정한 난관으로 드러난다. 주인공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끝없이 과거로 시간을 돌리는 일종의 '회귀물', '루프물'로 웹소설이나 만화, 애니메이션 등에서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전개 방식이다.

매력있는 캐릭터 표현 역량은 최근 다수 등장한 국산 3D 서브컬처 RPG 차기작들 중에선 톱 급에 가까웠다.
단장이 최초로 확보한 SSR 등급 캐릭터로서 스토리 상 주인공급 위치에 놓인 '아세라'는 무술을 익힌 백작가문의 아가씨라는, 어찌 보면 '뻔한' 설정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실제 스토리 상에선 나름의 강단과 허당스러운 면모가 공존하는 부드러운 리더이면서도 단장 앞에선 구김살 없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호감을 드러내는 등 매력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게임의 얼굴 마담 역할을 하는 연락관 '리사' 또한 오래 전 많은 만화 애호가들의 마음에 불을 지른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메텔'을 떠올리게 하는 비주얼을 갖고 있다. 그러나 스토리 상의 모습은 메텔과 같은 신비로움보다는 프로답게 사무에 임하면서도 직장인의 애환 등 인간다운 면모를 함께 보여줘 '현실적이면서도 이상형의 비서'라는 인상을 준다.
게임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캐릭터들은 대부분 이와 같이 서브컬처 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클리셰'적인 설정을 갖추면서도 캐릭터의 성격, 표정, 말투 등을 통해 조금은 다른 느낌을 주는 '변주'가 가해졌다. 캐릭터들이 나누는 만담 만으로 충분히 몰입이 가능해 '서브컬처 RPG를 만들 줄 아는 개발자들'이란 인상을 준다.

인게임 시스템은 대체로 기존 서브컬처 RPG들의 공식을 따랐다. 기본적으로 3D 그래픽 기반의 턴제 전투 RPG, 세계관 상 우주가 주요 화두로 다뤄진다는 점에서 호요버스의 히트작 '붕괴: 스타레일'을 연상시킨다.
메인 캐릭터 1명에 보조 캐릭터인 '아르카나' 5종을 덧붙여 확률 기반 캐릭터 육성을 수행하는 등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를 떠올리게 하는 시스템이 더해졌다. CBT 버전에서 공개된 비즈니스 모델(BM) 또한 '우마무스메'와 같이 메인 캐릭터와 아르카나를 모두 수 차례 뽑아 성장하는 '한계 돌파'가 탑재된 형태다.

스타 세이비어 CBT 버전은 서브컬처 RPG 장르를 많이 해본 이들에게 익숙할 방식들을 조합한 가운데 캐릭터들의 매력으로 게이머들에 어필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게임이었다.
게임의 주요 세계관이나 그래픽, 핵심 시스템, BM 등 면에서 기존의 장르 주류 게임들과의 비교는 불가피해 보이지만 스튜디오비사이드만이 보여줄 수 있는 확실한 '매력 포인트'를 강조할 수 있다면 시장에 순조롭게 안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