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코인 업계, '위기'라는 말 이상으로 심각
P2E, 블록체인 본질에 대한 오해 낳는 용어
'블록체인 게임 온보드' 조건으로 M&A 추진
"모바일 게임 시대 왔듯 블록체인 시대도 올 것"
P2E, 블록체인 본질에 대한 오해 낳는 용어
'블록체인 게임 온보드' 조건으로 M&A 추진
"모바일 게임 시대 왔듯 블록체인 시대도 올 것"
넥써쓰가 운영하는 블록체인 '크로쓰(CROSS)'의 유틸리티 코인이 출범 반년 만에 원화 거래 지원 거래소 코빗에 상장됐다. 과거 위메이드에서 '위믹스'를 이끌어 블록체인 게임 분야 선구자로 꼽히는 장현국 넥써쓰 대표 또한 다시금 주목 받는 모양새다. 장현국 대표가 인터뷰를 통해 밝힌 블록체인과 게임업계 전반, 크로쓰의 향후 비전을 특집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① 홍콩, 스테이블코인 중요허브로 부상
② "판호가 문제"는 옛 말…중요한 건 '게임성'
③ 누구든 M&A 가능…게임 코인 '대통합' 꿈꾼다

국내 블록체인 게임업계의 현황에 대해 장현국 대표는 심각한 표정으로 "매우 어렵다는 말로도 부족하다"면서 "사업을 쉽게 접을 수도 없어 대중에게서 잊혀지길 바라는 체인들도 상당수 존재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블록체인 게임에 대해 흔히 '게임을 하며 돈을 번다'는 뜻의 'P2E(Play to Earn)'이란 용어가 따라붙는다. 장 대표는 "P2E라는 용어 자체가 블록체인에 대한 오해를 부추기고 있다"고 운을 뗐다. 장 대표는 여러 관련 기업과 파트너십을 논의한 경험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블록체인 게임에 대해 흔히 '게임을 내도 토큰 가격이 오르지 않으니 블록체인 게임은 실패한 모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면서 "상당수 개발사, 심지어는 블록체인 게임 개발 경험이 있는 이들까지 이러한 평을 내리고 블록체인을 거부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블록체인은 위변조를 막는 보안 기술이자 경제 시스템을 모든 이용자들이 알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하는 데 이의가 있는 것"이라면서 "게임의 재화를 토큰화해 기존 게임 환경에서 느끼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지 토큰 가격을 끌어올려 게임사의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은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오해가 게임을 넘어 블록체인 업계 전반의 문제라고 장 대표는 꼬집었다. 그는 "블록체인을 단순히 돈 벌기와 연결짓는 오해를 개발사, 운영사가 오히려 부추기는 것이 업계 전반의 현실"이라면서 "위변조 방지와 탈중앙화 등 블록체인의 진정한 의의를 파악하고 본질을 바라보는 이는 세계적으로 1000명도 채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장 대표는 소셜 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 적극 활동하며 블록체인 관련 이슈들을 논평하고 있다. 최근에는 X에서 넥슨에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등 게임 IP 기반 블록체인 사업을 운영 중인 넥스페이스(NXPC)를 "진정으로 재미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탄탄한 스튜디오"라고 추켜세워 업계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NXPC를 특별히 언급한 이유에 대해 묻자 장 대표는 "한국 게임계에서 앞으로도 유의미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꼽으라면 크로쓰와 더불어 넥스페이스 정도만 꼽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로드맵부터 지난 2년 반 동안 보여온 행보, 파트너 선택, 상장 과정까지 흠 잡을 부분이 없다"고 호평했다.
크로쓰와 넥스페이스의 경쟁 여부에 대해선 그는 "넥스페이스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필두로 이후 넥슨 IP 유니버스를 바라보는 곳이라면 크로쓰는 오픈 게임 블록체인을 지향한다"면서 "지향점이 다른 만큼 공존하며 앞으로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라 본다"고 말했다.
과거 장 대표가 운영한 위믹스에 대해선 "블록체인을 넘어 어떤 사업을 하더라도 기존에 좋았한 것을 계승하며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나이트 크로우에서 도입한 '멀티 유틸리티 토큰' 시스템이 최근 프로젝트에는 계승되지 않는 듯 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픈 블록체인으로서 크로쓰의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묻자 장 대표는 "어려움에 처한 게임 코인·토큰들을 M&A(인수 합병)해 하나로 묶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M&A의 조건에 대해 장 대표는 "운영진이 기존 홀더들에게 '블록체인 게임을 향후 만든다면, 이를 무조건 크로쓰에 온보드할 것'을 약속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크로쓰가 성장한다면 M&A된 토큰들의 가격도 영항을 받아 상승할 수 있는 구조가 구축되리라 본다"고 설명했다.
계약을 체결한 상대가 블록체인 게임을 만들지 않는다면 사실상 조건 없는 인수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 묻자 장 대표는 "그렇다"면서도 "궁극으로는 모든 게임에 토큰이 생기고, 게임의 모든 재화가 온체인화할 것이라 보기 때문에 이러한 조건을 거는 것"이라고 답했다.
'블록체인 게임의 시대가 이른 시일 안에 열릴 수 있냐'고 묻자 장 대표는 "스마트폰이 보급된 당시 게임업계는 물론 게이머들 조차 '모바일 게임은 게임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시장의 주류가 됐다"면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오해를 푸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블록체인을 적용한 게임이 재밌다'는 사실을 게이머들이 서서히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