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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유의 N잡탐구] 문과는 멋진 인국공 vs 이과는 안정적 한전…Z세대 투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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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유의 N잡탐구] 문과는 멋진 인국공 vs 이과는 안정적 한전…Z세대 투탑

누리꾼 "이젠 장기 근무 고려해 기관 선별한다"
성별·전공 격차 뚜렷...'안정성' 넘어 선택 이유 다변화
인크루트가 진행한 대학생 조사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전력공사가 각각 여학생·인문사회계열 선호와 남학생·공학계열이 선호로 상위에 올랐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공사(위)와 한국전력공사(아래) 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인크루트가 진행한 대학생 조사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전력공사가 각각 여학생·인문사회계열 선호와 남학생·공학계열이 선호로 상위에 올랐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공사(위)와 한국전력공사(아래) 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Z세대의 공기업 선택 기준이 다변화하고 있다.

공기업은 정부가 지분을 보유하거나 직접 운영하며 전기·수도·철도 등 공공성이 높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관이다. 공무원에 준하는 고용 안정성과 좋은 근무 여건으로 취업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어왔다.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전국 대학생 118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공기업 지원 이유는 '만족스러운 급여·보상제도'(17.5%), '고용 안정성'(14.9%), '동종업계·지역사회 선도 이미지'(11.9%) 순으로 나타났다. 과거 '안정성' 위주였던 이유가 보상 수준·사회적 명성 등으로 확장된 모습이다.

성별 선호도 차이도 뚜렷했다. 여학생은 '인천국제공항공사'(16.8%)를 가장 선호했고, 이어 '한국전력공사'(7.9%), '한국공항공사'(6.5%), '한국철도공사'(6.4%) 순이었다. 남학생은 '한국전력공사'(12.2%)를 1위로 꼽았고, 뒤이어 '인천국제공항공사'(10.3%), '한국마사회'(5.0%), '한국철도공사'(5.0%)가 뒤를 이었다.
전공별로는 인문·사회·상경·교육 계열이 '인천국제공항공사'(17.8%)를, 공학·전자 계열은 '한국전력공사'(17.5%)를, 자연·의약·생활과학 계열은 '한국마사회'(10.7%)를 최선호로 골랐다. 이는 전공과 직무 연관성, 조직 이미지, 보상 구조가 결합된 결과로 분석된다.

인문사회 계열과 여성에게 인기가 높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동종업계·지역사회 선도 이미지' 부문에서 23.2%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적 관문이자 서비스 중심 공기업이라는 특성이 선호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 누리꾼은 "공기업에 가고 싶다기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표현했다.

공학 계열 전공생과 남성이 선호한 한국전력공사는 '고용 안정성(낮은 인력 감축 위험)' 항목에서 24.3%로 1위를 차지했다. 기술 중심의 대규모 공기업으로 안정된 인력 운영 체계가 강점으로 꼽혔다.

인크루트 조사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대학생이 일하고 싶은 공기업' 종합 1위로 뽑혔다. 2위는 한국전력공사가 차지했다. 한국철도공사와 한국마사회를 제외한 5개 기업 모두 시장형 공기업이다. 이미지는 '2025 대학생이 일하고 싶은 공기업' 중 상위 7개 사 순위표. 이미지=인크루트이미지 확대보기
인크루트 조사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대학생이 일하고 싶은 공기업' 종합 1위로 뽑혔다. 2위는 한국전력공사가 차지했다. 한국철도공사와 한국마사회를 제외한 5개 기업 모두 시장형 공기업이다. 이미지는 '2025 대학생이 일하고 싶은 공기업' 중 상위 7개 사 순위표. 이미지=인크루트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전력공사 두 기관은 시장형 공기업이다. 자체 수입 비중이 높고 수익성과 경영 효율성을 중시해 민간 기업과 유사한 경쟁 환경에서 운영된다. 한국공항공사와 한국조폐공사, 한국도로공사 등이 같은 유형에 속한다. 상대적으로 급여 수준이 높은 경우가 많고, 정부 개입이 적어 일부 경영 자율성이 보장된다.

준시장형 공기업은 공익성을 중시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수익성과 자율성을 병행한다. 한국철도공사와 한국마사회,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해당한다.

자연과학 계열에서 1위로 선정된 한국마사회는 '만족스러운 급여·보상제도' 응답 비율이 43.8%로 압도적이었다. 높은 급여와 복지 수준이 취업 커뮤니티를 통해 널리 알려진 영향으로 보인다. 준시장형 공기업인 한국마사회는 자체 수입과 특수 산업의 수익성을 바탕으로, 신입 기준 약 4400만 원 수준의 꽤 높은 초봉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기업 지원 이유는 급여·보상(17.5%), 고용 안정성(14.9%), 기업 이미지(11.9%), 복리후생(10.0%), 조직 자부심(9.7%) 순으로 나타나 큰 편차가 없었다. 전통의 '안정적 직장' 이미지를 넘어, 다양한 가치 요소가 선택 기준에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입자 95만 명이 넘는 공기업 취업 정보 카페에서 '멘토' 등급의 한 관계자는 "사전 정보 없이 입사했다가 만족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장기 근무를 고려해 기관을 선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