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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계, 신작 줄줄이 연기…진짜는 2026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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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계, 신작 줄줄이 연기…진짜는 2026년부터

펄어비스, '붉은사막' 출시 내년으로 미뤄
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도 다수 연기
'붉은사막' 게임플레이 영상을 캡처한 것. 사진=펄어비스이미지 확대보기
'붉은사막' 게임플레이 영상을 캡처한 것. 사진=펄어비스

국내 게임사들이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차기작들의 일정을 연기했다. 게임 시장 경쟁이 심화되자 출시에 신중을 기하며 승부처를 내년으로 미루는 모양새다. 신작을 기다리던 시장과 고객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면서 이들 게임업체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 8월 상장 게임사들의 실적 발표 중에선 펄어비스가 핵심 신작 '붉은사막' 출시 시점을 올 4분기에서 내년 1분기로 미룬 것이 화제가 됐다. 지난 13일 실적 발표 퍼런스 콜 직후 펄어비스의 주가는 최저 2만9200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9900원(25.3%) 급락세를 보였다.

붉은사막 이전에 펄어비스의 신작은 2015년작 '검은사막'과 이를 모바일로 이식한 2018년작 '검은사막 모바일'이 있었다. 붉은사막이 지스타 2019에서 최초로 공개돼 출시 기대감이 높았던 것이 투자 시장에 반영됐다.

엔씨소프트는 올 2월 기준 2025년 출시 예정 신작 4종 중 대표작 '아이온2'를 외 3종의 출시 시점을 내년으로 미뤘다. 퍼블리싱을 맡은 서브컬처 RPG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를 내년 1분기, 배틀로얄 슈터 '타임 테이커스'는 2분기, 자체 개발 MMO 슈터 'LLL(가칭)'는 3분기에 차례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 또한 당초 연내 출시 예정이었던 신작 6종 중 9월 출시를 확정 지은 '가디스 오더'와 연말 출시 예정작 'SM 게임 스테이션(가칭)'을 제외한 4종의 출시 시점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신작 2종을 내년 상반기 안에, 좀비 생존 게임 '갓 세이브 버밍엄'은 3분기, MMORPG '크로노 오디세이'는 4분기로 출시 시점이 조정됐다.

'아이온2' 게임플레이 트레일러 화면을 캡처한 것. 사진=엔씨소프트이미지 확대보기
'아이온2' 게임플레이 트레일러 화면을 캡처한 것. 사진=엔씨소프트

출시 일정을 조정한 이유로는 '신중한 전략 수립'이 언급되는 편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조혁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게임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을 검토한 결과 보다 신중하고 전략적인 시장 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펄어비스의 허진영 대표는 "처음으로 대형 콘솔 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이스 작업, 콘솔 인증, 파트너사와의 스케줄 조정 등이 예상 보다 지연되고 있다"면서도 "더 의미 있는 성공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언급했다.

게임사들이 꾸준히 전시 행사를 통해 신작을 시연하는 것 또한 이러한 신중론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펄어비스는 지난해부터 한국의 지스타는 물론 유럽 게임스컴, 미국 서머 게임 페스트와 페니 아케이드 엑스포(PAX) 등 행사에 꾸준히 붉은사막을 출품해왔다.

카카오게임즈는 앞서 언급한 차기작 중 갓 세이브 버밍엄과 크로노 오디세이를 수차례 해외 게임 행사에 출품해왔다. 엔씨는 최근 '아이온2' 사내 테스트와 외부 포커스 그룹 테스트를 가졌으며 지스타 2025의 유력한 메인 스폰서사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2026년을 승부처로 정한 가운데 해외 대작과의 경쟁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2026년 5월 출시를 확정한 '그랜드 테프트 오토(GTA) 6'의 경우 세계적으로 2억 장이나 팔린 히트작 'GTA 5'의 후속작인 만큼 업계인들 사이에서 '예정된 재앙'이란 평이 나온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대표는 콘퍼런스 콜에서 "일부 게임의 출시 일정 재배치는 완성도를 높이고 퍼블리싱 일정이 충돌되지 않기 위한 결정"이라면서 "내년 GTA 6의 출시일에 따라 일정이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