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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경영 개막한 넥센타이어 강호찬 사장 취임 1년 성적표 'A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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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경영 개막한 넥센타이어 강호찬 사장 취임 1년 성적표 'A 플러스'

초고성능 타이어 시장 진입 성공…단숨에 기술력 까지 인정받아
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이미지 확대보기
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사장
[글로벌이코노믹 천원기 기자]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사진)이 사장 취임 1년의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 성적은 'A 플러스'에 가까운 점수다. "너무 후한 것 아니냐"며 딴지를 걸 수도 있겠지만, 국내 타이어 업계는 후한 점수를 주는 데 망설이지 않는다. 강 사장이 한국·금호·넥센 등 국내 타이어 업계 '빅3'의 차세대 경영진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2월 강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본격적인 2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지난 2009년 대표이사 부사장에 올랐다가 이듬해 해외 영업에 주력하기 위해 삼성 출신의 이현봉 부회장에게 잠시 자리를 내준 것을 감안하면 재취임이다. 강 사장은 창업주인 강병중 회장의 외아들이지만, '황태자' 같은 화려한 수식어 보다는 '사업가', '열렬 야구팬'으로 불린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과 박세창 금호타이어 사장과 함께 국내 타이어 업계 2세 경영인으로 분류되지만, 이들 가운데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은 가장 늦다. 강 사장은 1971년 생으로 조 사장과 박 사장 보다 각각 1살과 4살이 많다.

다음달 강 사장의 사장 취임 1년을 맞는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1%, 10.3% 크게 늘었다. 업계 3위에서 2위인 금호타이어를 크게 앞서며 업계 1위 한국타이어를 맹추격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실제 금호타이어가 아직 4분기 매출을 공시하지 않은 것을 감안, 지난해 1~3분기까지만 놓고 살펴보면 넥센타이어의 영업이익은 1928억원으로 금호타이어(653억원)보다 3배 이상 많다.

넥센타이어의 이 같은 성장에는 대표이사 취임 전인 2009년부터 해외시장으로 빠르게 눈을 돌린 강 사장의 판단이 적중한 결과다.

강 사장은 해외시장에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후발업체라는 악조건에도 꾸준히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특히 해외시장의 성공적인 진입을 위해 문턱이 낮은 일반 타이어보다는 미쉐린, 브릿지스톤 등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이 버티고 있는 초고성능 타이어 시장에 뛰어드는 역발상 전략을 펼쳤다.

결과는 중박을 넘어 대박였다. 지난 2012년 미쓰비시 랜서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포르쉐 카이엔까지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면서 글로벌 타이어 시장에서 '신흥강자'로 급부상했다. 현재 넥센타이어는 폭스바겐를 비롯해 르노, 포르쉐, 미쓰비시, FCA 등이 주 고객으로 이들 완성차 업체가 생산하는 20개 모델에 초고성능 타이어를 신차용 타이어로 공급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초고성능 타이어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28.5%에서 지난해 3분기 현재 38.5%로 증가했다. 초고성능 타이어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타이어 회사의 기술력을 결정짓는 가늠자로 여겨진다.

강 사장은 손쉬운 일반 타이어 시장보다는, 진입 장벽이 높아 후발업체들이 꺼리는 초고성능 타이어 시장에 진입하면서 단숨에 기술력을 인정받는 결과를 얻었다. 최근에는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도요타통상과 합작 판매법인을 출범하기도 했다.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넥센의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도 강 사장의 아이디어다.

프로야구 히어로즈에 '넥센'이라는 이름을 빌려주는 대가로 일종의 광고료를 지불하는 내용의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넥센타이어는 히어로즈가 프로야구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넥센타이어는 이를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타이어 업계 최초로 시행하면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타이어 렌털 서비스도 강 사장의 작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강찬호 사장은 타이어 업계 2세 경영인들 가운데 맏형이지만,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은 가장 늦다"며 "그러나 그동안 착실히 받아 온 경영 수업을 토대로 사장 취임 1년 만에 그 누구 보다 네센타이어의 고속 성장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