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일정 불확실, 총수 행보 제약
"투자 결정 지연 신호...美도 심각"
장기화 시 투자·협력 전략 전반 차질
"투자 결정 지연 신호...美도 심각"
장기화 시 투자·협력 전략 전반 차질

8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오는 11일(현지 시각)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모티브뉴스 월드 콩그레스에 참석한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주요 인사들이 모이는 이번 포럼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그룹의 전동화 전환 비전과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직접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HL-GA배터리컴퍼니) 관련 대규모 이민 단속 사태와 맞물려 정 회장의 일정도 다소 불확실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총수 행보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번 사태는 현대차의 대미 신뢰도와 투자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정 회장이 일정에 차질을 빚는다는 건 투자 결정이 지연되거나 재검토된다는 신호로 매우 안 좋은 시그널"이라면서 "총수는 단순한 경영인이 아닌 투자 결정의 핵심 주체이기 때문에 미국도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대로 무산될 경우 업계에서는 전략적 기회 상실로 해석될 수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 회장이 디트로이트에서 기조연설을 한다면 위기 상황에서 책임 있는 리더십과 정책·외교적 대응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현대차의 현지 사업 추진력과 지역사회, 정부 관계에도 파장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필수 교수는 "프로젝트 일정이 지연되면 현대차는 비용 손실을 입고, 미국 측 제조업 전략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 "숙련공 부족 문제까지 겹치며 현지 사업 추진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비자 사태는 정 회장의 미국 일정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투자 전략과 글로벌 협력 구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김 교수는 "총수 간 회동이 미뤄진다는 건 이미 사업 추진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뜻"이라면서 "투자와 협력 구도 전반에서 재검토와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회동 지연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상 추진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협력이 성사되면 배터리와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등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무산될 경우 업계에서는 전략적 기회의 상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