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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스틸스토리] 필리핀 최대 철강 기업 NSC 부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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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스틸스토리] 필리핀 최대 철강 기업 NSC 부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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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은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민다나오 일리간시에 철강 제조 공장을 건설한 국가였다. 민다나오 일리간시에 건설된 철강 공장은 필리핀의 급속한 산업화의 기초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필리핀의 철강회사 NSC(National Steel Corp.)의 스토리이다. NSC는 필리핀 최대 기업으로 ISO 인증을 획득한 최초의 국영기업이었다. 이 기업은 외국 수입 철강재와 경쟁했다. 1994년까지 평강 제품의 필리핀 시장 점유율은 62%에 달했다. <관련기사 본보 2022-11-22. 필리핀 정부가 자국 철강 산업을 죽인 방법>

NSC는 매년 4만 톤의 철강 제품을 중국, 인도네시아, 미국 등지에 수출했다. 재무성과도 훌륭했다. 1980년대와 90년대 초반의 정치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모범적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NSC가 국가의 산업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결국 어느 국가든지, 번성하는 철강 산업을 중추로 삼지 않고서는 산업화 된 지위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필리핀의 라모스 정부가 NSC를 민영화하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상황은 잘못 돌아가고 있었다. NSC를 민영화함으로써 정부는 NSC의 자본지출 요구사항을 인수회사로 이관하고, 필요한 현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인수회사는 새로운 기술과 전문지식을 회사에 주입하여 필리핀 전체 경제에 도움이 될 NSC의 생산량을 향상시킬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라모스 정부는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다. NSC를 잘못된 구매자에게 판매한 것이 실수였다. 구매자는 윙 타이크 홀딩스(WTH)라는 철강 산업과는 연관이 없는 말레이시아 회사였다.

심각한 문제의 첫 징후는 윙 타이크 홀딩스의 CEO가 부재였고, 자격이 부족한 COO와 능력이 의심스러운 말레이시아 임원을 임명했을 때 나타났다. 새로운 경영진은 기존 관리시스템과 운영 절차를 변경했다. 정기적으로 진행했던 주간조정회의와 월간 이사회, 분기별 관리업데이트 회의, 그리고 정기적인 관리계획 회의를 모두 없앴다. 이 조치는 오랫동안 존경받아 온 기업의 가치와 전략적 목표를 공유했던 직원들의 헌신을 침식시켰다. 잘 조율된 관리 방향이 없으면 회사는 방향타를 잃게 되는 법이다.

윙 타이크는 은행에 정기적인 재무 공개까지 단속했다. 투명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했던 수년 동안의 발전된 제도적 관계를 모두 무너뜨린 것이다.

말레이시아인들은 NSC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끄는 기술 컨설팅 그룹과의 관계를 끊었다. 대신 주주 중 한 명을 대타로 지명했다. 새로운 컨설팅 그룹은 회사가 가치 있는 모든 것을 착유하기 위한 조언을 제공했다. 원자재 구매 작업은 통합되어 KL의 마루베니-웨스트몬트 트레이딩으로 이관되었다. 이로 인해 NSC의 조달 시스템은 투명성이 감소되었다. 가격 조작과 자금 빼돌리기 작업의 기회를 열었던 셈이다.

1996년에는 전례 없는 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1990년대 필리핀의 경제성과가 가장 좋았던 해였다. 민영화된 NSC의 손실은 계속됐다. 1999년 폐쇄 이전까지 누적 적자는 불과 3년 만에 4배로 늘어났다. 천문학적인 부채로 인해 더 이상 기업 경영을 지속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NSC는 거의 5년 동안 물밑에서 제3자 인수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인도의 이스팟 그룹이 NSC를 채권 은행으로부터 인수했다. 안타깝게도 이스팟 역시 NSC를 부활시키는 데 실패했다.

지금 일리간시에 있는 NSC의 145헥타르의 공장 지대는 버려진 폐허로 변해가고 있다. 불법 거주자가 들끓는 옛 공장 지대는 필리핀 산업화의 오늘을 보여주는 간결한 상황이다.

지금 필리핀에는 Men of Steel(MoST)이라는 그룹이 존재한다. 13명의 전 NSC 최고 경영진으로 구성된 그룹이다. 이들은 NSC를 건설하고 전성기를 이끌었던 사람들이다.

MoST는 베니그노 아키노(Benigno Aquino) 대통령 시대에 무역 산업부의 기술 실무 그룹이었던 인물들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필리핀 철강 산업의 부활 로드맵을 작성하는 일을 담당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대통령이 제조업 부활에 무관심하고 중국에서 대부분의 철강재를 수입함에도 불구하고 MoST의 구성원들은 기존의 일리간 시설을 사용하여 철강 산업을 되살릴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것은 필리핀의 철강 산업이 "Made in the Philippines"의 중요한 수출 수입원이자 중추가 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MoST는 우선적으로 일리간 공장의 소유권과 관리가 정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NSC 자산 소유권은 정부에 의해 민간 부문으로 이전되었다. 현재 일리간 공장은 모기지로 확보된 필리핀은행 그룹에서 직접 빚을 지고 있는 민간부문의 GSPI가 소유하고 있다. 따라서 NSC의 자산을 보호하고 보존할 책임은 GSPI의 어깨에 있는 셈이다.

그러나 GSPI가 재개발을 위해 자산을 확보하려는 결정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막대한 미수금 위험에 처하기 때문에 일리간 LGU가 개입해야 한다고 MoST는 지적한다.

불행히도 NSC의 정부 인수는 현재로서는 시기상조이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잘못 처리한 자격이 없는 투자자뿐만 아니라 채권자에 대한 정부의 구제 금융으로 잘못 해석될 수 있다.

적절한 정부 개입은 재무부(DoF)를 통해 이루어진다. DoF는 민간 기관에서 국가의 재정적 노출을 보호하고 모기지로 확보된 미징수 재산세의 정부 몫을 확보하는 것과 관련된 프로토콜을 가지고 있다.

소유권 문제가 해결되면 정부는 대통령 중심의 철강위원회(PISC)를 부활시키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이는 철강 산업 개발의 전략적 중요성과 복잡성이 너무 커서 단일 정부 기관이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 통치자가 광범위한 기관 간의 조정을 해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음 단계는 철강 인더스시도법(RA 7103)을 개정하여 오늘날의 경제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PISC가 정책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합법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국가개발공사(NDC)를 활용하여 PISC의 행동 부서 역할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주장이다.

NSC의 기존 자산을 활용하여 공급망 격차를 해결하면서 경쟁력 있는 강판 공장을 건설하는 방법과 같이 다양하고 새로운 연구를 의뢰해야 한다는 것이 MoST 구성원들의 생각이다.

이제 필리핀 정부는 NSC제철소를 재건할 것인지, 아니면 보강과 업그레이드할지, 또는 새로운 열간 공장이나 냉연 공장, 강판라인과 아연도금라인을 건설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기술과 재정적 근육을 제공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도 고려할 수 있는 과제이다.

NSC를 다시 부활시키기 위해서는 노련한 관리팀을 구성하는 것이 다음 단계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고개를 든다.

마르코스 주도의 경제팀은 필리핀은 더 이상 위험하게 수입에 의존하는 소비자 주도의 경제가 되는 것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NSC 관계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필리핀 경제는 더 강력한 생산과 제조 능력으로 재조정되어야 하며, 이것의 기본은 번성하는 철강 산업이라는 점을 일본과 한국의 성공모델에서 찾아야 한다고 MoST는 주장한다.

MoST의 구성원들은 풍부한 경험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고 기꺼이 기부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마르코스 행정부가 MoST의 집단적 재능에 주의를 기울이고 활용하기를 바라고 있다.

모든 것은 NSC의 부활을 위한 기도이기도 하다.


김종대 글로벌철강문화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