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원유 공동 비축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석유공사와 아람코는 울산 저장기지에 530만 배럴의 원유를 2028년까지 비축하고 판매하기로 했다. 한국은 석유수급 비상사태 발생 시 아람코가 비축한 원유를 우선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며, 임대수익도 보장받는다.
석유공사는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인한 중동 지역 정세 불안으로 유가가 요동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대규모 중동산 원유를 선제적으로 국내에 유치함으로써 국가 에너지 안보에 대비한 대응 능력을 한층 강화했다"고 자평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번 국제공동비축 사업을 통해, 원유 530만배럴 확보에 필요한 5천 500억 원 상당의 비축유 구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양국은 탄소중립 협력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협력할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는 사우디 그린 이니셔티브, 중동 그린 이니셔티브 등으로 기후변화 대응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며 “한국은 고효율 플랜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오랜 기간 협력해 왔다”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시장의 안정을 위해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포스트오일 시대에도 양국이 탄소중립, 수소경제 등 미래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세계 5위의 원유 구매자이며 사우디는 1위 원유 공급국이다. 석유공사는 중동 주요 산유국들과 국제 공동 비축 사업을 지속해 추진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윤 대통령의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 때도 400만배럴 석유 우선 구매권을 확보하는 국제 공동 비축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까지 격화하면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가 넘는 우리나라로서는 에너지 안보 강화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정부는 현재 9천600여만 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를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은 중동 주요 산유국들과의 국제 공동 비축 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에너지 안보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정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