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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부진에 기존 사업 발빼는 석유화학…新사업 추진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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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부진에 기존 사업 발빼는 석유화학…新사업 추진 속도

롯데케미칼 중국 내 기초 석유화학 생산 공장 지분 매각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감소로 업황 부진 계속
"업황 회복 이르면 내년으로 전망하지만, 어려울 수도"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사진=롯데케미칼이미지 확대보기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중국발 공급 과잉에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가 겹치며 석유화학 업계가 수익성이 낮은 기존 생산 설비 매각에 나서고 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에틸렌 스프레드도 손익분기점을 밑돌고 있다. 업계는 빨라도 내년 업황이 회복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중국 내 기초 석유화학 생산 공장인 롯데케미칼자싱과 롯데케미칼삼강 지분을 현지 협력사에 매각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PE)을 생산하는 중국 허페이 법인, 페트(PET)와 나일론을 생산하는 계열사 케이피켐텍 등도 청산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중국 일조금호금마화학유한공사 지분 전량 매각했다. 이 합작사는 2009년 중국 현지에 공장을 세우고 제지용 코팅 연료, 타이어 제조, 아스팔트 개질제 등에 사용되는 라텍스를 생산해왔다. 효성티앤씨는 추진 중이던 부탄다이올(BDO) 사업 진출을 철회했다. 한화솔루션은 크레졸 투자 계획을 뒤로 미뤘다. LG화학은 SM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을 비롯해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인 KPC와 여수 NCC 2공장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매각이 잇따르는 것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로 인해 석유화학 업황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 석유화학 제품 수출은 지난해와 올해 들어 크게 줄었고 에틸렌 스프레드는 t당 212.74달러로 전주보다 35.22달러 떨어졌다. 에틸렌스프레드는 에틸렌 판매가와 원료인 나프타 가격의 차이를 말한다. 손익분기점은 t당 300달러 선이다.

더 큰 문제는 업황 부진 회복이 당장 어렵다는 점이다. 업계는 회복 시점을 이르면 내년으로 보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에틸렌 가격은 반등했지만, 제품 가격은 여전히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며 "올해 개선은 어렵다. 회복은 이르면 내년 아니면 내후년으로 보고 있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긴축 경영에 돌입한 것은 아니지만 암묵적으로는 그런 분위기가 생겼다"며 "업황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이에 석유화학 업체들은 이차전지로 등 신사업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동박을 중심으로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청정 암모니아 관련 신규사업도 사업 목적에 추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탄소나노튜브(CNT), LG화학은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에 집중하고 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