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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총선, 이제는 경제] K반도체에 보조금 절실 "여·야 정치권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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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총선, 이제는 경제] K반도체에 보조금 절실 "여·야 정치권 나서야"

韓 세액공제 확대·인프라 지원책 내놓을 때 美·日 보조금 앞세워 시설 유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산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치권의 본격적인 움직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국가 차원의 외교관계에 영향을 받고 있는 반도체·배터리·자동차 등의 분야가 대표적이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보조금을 앞세우고 있는 미국·일본 등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

10일 정치권과 산업계에 따르면 각 정당의 경제정책은 산업계의 대표적인 먹거리이자 관심의 대상인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책에 집중되어 있다. 의석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정책을 살펴보면 국민의힘은 용인 반도체 부지를 예로 들면서 반도체 시설 투자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특히 보조금 직접 지원이 가능하도록 근거를 만들겠다고 언급했지만 세부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은 수원과 용인, 화성, 성남 등 경기 남동부권 도시를 '반도체 메가시티'로 조성하고 특히 동부권에는 반도체연구소 인프라를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반도체 인프라 설치 일정 비율 의무 지원' 공약을 통해 전기 및 용수 등 인프라 시설을 지으면 정부가 투자비 중 일정 비율을 지원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두 당 모두 보조금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는 했지만 직접적인 지원 계획이나 규모 등이 마련되지 않은 소극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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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대조적으로 경쟁 국가들은 반도체산업 유치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퍼붓고 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미국은 세계 최고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에 당초 예상됐던 50억 달러를 뛰어넘는 66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TSMC도 미국에 대한 투자액을 60% 이상 늘리기로 합의했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주 60억~70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게 될 예정으로 이에 화답해 미국에 대한 투자액을 440억 달러까지 상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도 최근 5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웨스트라피엣에 패키징 공장 건설을 확정 지었다. 업계에서는 최대 5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도 미국만큼 보조금을 앞세운 반도체산업 유치에 적극적이다. 일본은 구마모토에 TSMC 1공장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일본 정부는 TSMC의 1공장 건설 설비투자액의 절반에 가까운 4760억 엔을 보조금으로 지급했고, TSMC는 이에 화답해 2공장도 건설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지급할 보조금 총액은 1조2080억 엔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결국 직접적인 보조금 정책만이 기업들의 시설 유치를 이뤄낼 수 있고, 보조금 규모만큼 투자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직접적인 보조금 정책이 없는 국내 반도체 지원책이 지속적으로 지적받고 있는 이유다.

전문가들도 동일한 의견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보조금 문제"라며 "양당의 공약에서 보조금 문제가 거론된 만큼 빠른 예산 승인을 통해 활로를 열어줘야 된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9일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AI와 AI 반도체에 2027년까지 9조4000억 원을 투자할 것”이라 말했다. 이어 "반도체 관련 인센티브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