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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車車] BMW M135 xDrive, 작지만 강렬한 M 퍼포먼스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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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車車] BMW M135 xDrive, 작지만 강렬한 M 퍼포먼스의 진수

317마력의 해치백, 도심과 서킷을 넘나든 짜릿한 하루
BMW M135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BMW M135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MW는 종종 물리적 크기나 체급보다 더 큰 존재감을 지닌 차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바로 이 M135 xDrive가 그 대표적인 예다. 지난주 열린 소규모 기자 시승행사에서 M135를 직접 경험하며, ‘작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BMW’란 말을 실감했다.

이번 시승행사는 서울 남산에 위치한 스테이트타워에서 출발해 인천 영종도의 BMW 드라이빙 센터까지 이어졌다. 총 7명의 기자가 참석한 가운데, 2인 1조로 차량을 탑승해 이동했다. 차종은 무작위 추첨으로 배정됐는데, 운 좋게도 가장 기대됐던 M 퍼포먼스 모델인 M135가 내 손에 들어왔다. BMW 1시리즈 라인업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출력을 자랑하는 M135는 컴팩트한 외모에 반전 매력을 품고 있는 차량이다.

시승 출발과 동시에 M135는 자신감 넘치는 움직임을 보인다. 역시는 역시다. BMW의 2.0리터 직렬 4기통 M 트윈파워 터보 엔진은 317마력의 최고출력과 400N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 체구에 이 정도 퍼포먼스면 더 말할 필요가 없다. 0→100km/h 가속은 단 4.9초. 수치상으로도 빠르지만, 실제 체감되는 속도감은 그보다 더 민첩하고 즉각적이다. 변속 타이밍과 엑셀 반응이 날카로워, M 퍼포먼스 라인의 정체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작다고 가볍지도 않다. 주행 중에는 한층 정교해진 섀시 밸런스와 핸들링 감각도 강하게 인상에 남는다. 이번 M135에는 트랙 주행을 염두에 둔 섀시 업그레이드가 적용됐다고 한다. 강화된 차체 강성, 더욱 넓어진 트레드, M 스포츠 서스펜션 등의 조합이 고속 안정감을 대폭 끌어올렸다. 특히 코너링 시에도 롤링 억제가 탁월해, 전륜 기반 4륜구동(xDrive) 시스템의 안정성과 민첩성이 조화를 이루는 느낌이다.
BMW M135 인테리어 사진=BMW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BMW M135 인테리어 사진=BMW코리아

도착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는 간단한 점심 이후 슬라럼 워밍업과 서킷 주행이 이어졌다. 식후 한바퀴는 멀미를 유발하기 마련이지만, M135의 타이트한 버킷시트가 위로가 된다. 슬라럼에서는 컴팩트한 차체와 빠른 조향 응답성이 돋보였다. 일반적인 전륜구동 기반 차량이라면 언더스티어가 먼저 나타날 상황에서도, M135는 네 바퀴의 접지력으로 이를 능숙하게 억제하며 끝까지 라인을 놓치지 않았다.

이어진 서킷 주행은 총 3랩. 주행모드는 스포츠 플러스로 설정하고, 차의 한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탐색해봤다. 첫 바퀴에서는 직선 가속과 제동을, 두 번째 바퀴에서는 연속 코너와 시케인 통과 성능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역시나 만족스러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특히, 연속된 고속 코너에서의 자세 제어 능력은 상위급 M 모델들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민첩함은 따라올 차가 없다.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시트 포지션과 스티어링의 일체감도 인상적이다. M 스포츠 시트는 허리를 단단하게 지지해주며, 장시간 주행에도 피로감을 최소화한다. 계기판은 디지털 클러스터와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전반적인 인테리어는 최신 BMW 디자인 언어를 반영해 직관성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잡았다.

퍼포먼스에 빠져 있다. 기술 장비들은 뒷전이었다. 귀로에는 운전자를 교대했고 여유가 생겼다. 승차감은 단단한 편이지만 불쾌한 충격은 없고, 저속 구간에서도 정숙성은 괜찮은 편이다. 참, 그리고 이날 행사에는 M135 외에도 120, 228, M235 등 다양한 콤팩트 모델들이 함께했다. 120은 전형적인 프리미엄 컴팩트 해치백으로, 효율성과 실용성이 중심이다. 228은 2시리즈 쿠페 라인업 중에서도 스타일과 균형감을 강조한 모델이며, M235는 M135와 비교해 조금 더 날렵한 쿠페 스타일에 집중한 퍼포먼스 지향 모델이다. 이들 각기 다른 캐릭터의 모델들을 통해 BMW는 컴팩트 세그먼트에서도 확실한 포지셔닝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BMW M135 xDrive가 속한 프리미엄 컴팩트 해치백 시장은 사실 ‘작은 차’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작지만 빠르고, 날카로우며, 브랜드의 기술력을 응축한 집약체’라고 표현하는 건 어떨까 싶다. 이 시장에서 M135는 직접적인 경쟁상대들과의 성능, 구동 방식, 감성 측면에서 뚜렷한 차별화를 보인다. 대표적인 경쟁 모델로는 메르세데스-AMG A 35 4MATIC, 아우디 S3, 그리고 폭스바겐 골프 R 등이 꼽힌다.

A35는 M135와 마찬가지로 2.0L 4기통 터보 엔진을 탑재해 306마력, 400Nm를 발휘하는데, 출력 스펙은 유사하지만, A35는 더 ‘고급스러운 AMG 감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내 구성이나 사운드 디자인, 승차감 등에서 약간 더 부드럽고 럭셔리한 톤을 취하고 있다. 다소 중립적인 핸들링 성향이 특징이다. 반면, M135는 보다 직접적이고 드라이버 중심의 셋업이라고 할 수 있다.

S3는 콰트로 시스템을 통한 안정적인 코너링과 정제된 승차감이 강점이다. 2.0 TFSI 엔진에서 310마력을 뽑아내며, M135와 마찬가지로 4.5~4.8초대의 가속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S3는 전반적으로 안정지향적이다. 날카로움보다는 전천후 그립력과 균형을 중요시하며, 정제된 패키지를 선호하는 소비자층에게 어필한다고 알고 있다.

골프 R은 어떨까? 동일한 MQB 플랫폼을 공유하는 폭스바겐 골프 R은 강력한 320마력의 출력을 갖췄고, 4모션 시스템 기반의 AWD로 코너링 성능도 뛰어나다. 특히 주행모드 중 ‘드리프트 모드’까지 탑재해 가장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제공하는 모델 중 하나다.

이러한 비교에서 알 수 있듯, M135는 출력 수치나 가속 성능만으로는 경쟁 모델과 비슷하지만, ‘핸들링 감도’와 ‘브랜드 고유의 주행 감성’에서 한 수 위의 만족감을 제공한다. 전륜구동 기반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일부 아쉬움을 표현하는 의견도 있으나, M 퍼포먼스 부서의 섀시 셋업 능력은 그 한계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

BMW M135 xDrive는 도심에서도 부담 없이 몰 수 있고, 서킷에서도 손색없는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팔방미인이다. 프리미엄 해치백 시장에서 단지 빠른 차가 아니라 운전이 '재미있는' 차를 찾는다면, 이 차는 그 정답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 작은 M, 절대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