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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스가] 中 제재는 경고성…국내 조선 생태계 재편 필요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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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스가] 中 제재는 경고성…국내 조선 생태계 재편 필요성 커져

한·미 조선 협력 흔들기 위한 경고성 메시지
한화오션 본사·HD현대 등으로 확대될 수 있어
국내 조선산업 생태계 재정립 필요성 커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 8월 26일(현지 시각) 미국 필라델피아시의 한화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선박 명명식에서 이재명 대통령,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이미지 확대보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 8월 26일(현지 시각) 미국 필라델피아시의 한화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선박 명명식에서 이재명 대통령,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이번 중국 정부의 제재는 '경고성 메시지'가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8월 한화오션이 미국 해군 군사 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수주를 따내며 물꼬를 튼 한·미 조선업 협력이 '마스가(MASGA)' 프로젝트로 결실을 보자 이를 견제하고 흔들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미·중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고, 제재 대상이 한화오션 본사나 다른 국내 조선사로 확대될 여지도 있는 만큼 국내 조선산업 생태계의 재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중국의 발표는 한·미 조선 협력을 견제하기 위한 경고성 메시지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이번 제재의 이유로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들이 미국 정부의 해사·물류·조선업(무역법) 301조 조사 활동에 협조한 것을 들었다. 이 조사 활동은 미국이 중국이 운항하거나 소유한 선박에 대한 입항 수수료 부과로 이어졌다. 중국 상무부는 "자국 기업의 합법적인 권리와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밝혔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조선업 최대 경쟁국이자 미국 조선업 부흥을 원조하는 한국 기업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구종수 동명대 군사학 교수도 "한·미 협력에서 관계가 좋고, 중요한 부분이 조선업인 만큼 이를 건드린 경고성 메시지"라고 했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이번 조치가 한화오션 본사와 HD현대 등 다른 조선소로 확대될 가능성이다. 한화오션은 선박 건조 등에 필요한 철판 제품은 국내 제철소와 일본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중국 생산법인에서 선박 제작에 필요한 블록을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 조선산업의 공급망 자립화와 생태계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정철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원장은 "철판·구조물 등 중국산 기자재 등을 안 쓴다고 해서 배를 만들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용이 크게 오른다"면서 "이는 조선 3사들이 수주 경쟁에 나설 때 가격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한국 조선산업 생태계를 더 견고하게 만들 필요성이 있다"면서 "가격을 우선순위에 두고 중국에서 기자재 등을 수입해 사용하기보다는 우리나라 중소 업체와의 상생 협력을 강화해 국내 생태계를 더 견고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