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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웃지 못하는 현대차·기아…대미 관세 부담 '7조원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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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웃지 못하는 현대차·기아…대미 관세 부담 '7조원 공포'

15일 환율 1432원 돌파…환차익보다 관세 리스크 확대
25% 관세 장기화 속 현지화·외교 병행 총력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환율이 높을수록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수익성 방어가 유리하지만 이번에는 표정이 밝지 않다.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가 장기화되면서 환차익 효과보다 관세 부담이 더 커지고 있어서다. 이런 양상은 연말까지 관세가 유지될 경우 비용이 최대 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32원을 돌파하며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 수출업종에서는 고환율 기저가 호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완성차 업계에서는 이번 고환율 기저를 '웃을 수 없는 호재'로 보고 있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수익성을 제약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대미 수출 비중이 약 40%에 이른다. 업계는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영업이익이 2000억~4000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하지만, 관세 부담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7월 미국과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방안에 합의했지만, 협상 진전이 지연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지난달부터 15% 인하 혜택을 적용받고 있어 경쟁 환경이 불리하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내년엔 12개월 모두 관세 영향권에 놓이게 될 것이다"라면서 "내부 효율화로 대응하겠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3분기 관세 비용은 2조 원을 넘어섰고, 연말까지 25% 관세가 유지될 경우 최대 7조 원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능력을 2028년까지 50만 대로 확대하고 가격 동결 전략을 병행하는 등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15일 도쿄에서 개막한 '제3회 한·미·일 경제대화(TED)'에 참석해 대미 관세 문제를 주요 의제로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은 변동성이 큰 데다 관세 부담은 구조적 리스크"라며 "단기 수익성 방어보다 한·미 협상을 통한 근본적 해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