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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감사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먹어야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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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감사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먹어야 건강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동학의 제2대 교주인 해월 최시형 선생은 밥 한 그릇의 의미를 이해하면 세상 모든 진리를 깨우치는 것이라고 했다. 곡식 낱알 한 톨이 맺히기까지 하늘과 땅의 기운이 한데 모이고 햇볕과 바람, 논에 사는 숱한 미생물과 곤충들의 힘과 기운이 한데 모이고 농부의 수고로운 땀 덕분에 곡식을 거둘 수 있고 어머니의 정성이 있어야 비로소 따뜻한 밥 한 그릇이 우리의 식탁에 올라올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오늘 하루도 쌀 한 톨을 만들어낸 농부의 수고로움을 받아먹을 만큼 열심히 살고 있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 밥상에 올라온 음식 하나하나를 위하여 땀 흘린 농부, 이를 도정하고 운반하고 판매한 사람들, 감사하고 맛있게 요리한 사람에게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 하루하루 건강하고 보람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나는 매년 텃밭에 콩을 심는다. 콩을 심고 수확한 후 말려서 털고 까불러서 콩깍지 속에서 콩을 골라내는 일은 여간 쉬운 작업이 아니다. 콩을 재배하면서 배운 것은 ‘작은 콩 한 알도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우리 집에서는 토종닭을 키운다. 때가 되면 매년 암탉이 알을 품기 시작한다. 잠시도 떠나지 않고 열심히 품어 3주 후에는 병아리가 나온다. 어미 닭은 몇 주 동안 먹이를 찾아주며 열심히 병아리를 돌본다. 이렇게 자란 병아리는 6개월이 지나야 초란(처음 낳은 달걀)을 낳는다. 초란의 맛이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맛이 있다. 그렇게 어렵게 닭이 낳은 초란을 먹을 때에는 닭에게 미안한 생각도 들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요즘에는 먹을 것이 풍부하여 늘 배가 부르다. 하지만 뭔가 허한 기분이 들 때가 많다. 그럴 때에는 작은 음식이라도 정성이 담긴 음식이 그리워진다. 음식은 얼마만큼 정성을 들여 만드느냐에 따라 똑같은 음식이라도 우리 몸에 들어와서 기운과 에너지가 달라질 수 있다. 요리 과정에서의 정성이 한몫을 한다. 재료를 깎고 썰고 볶는 과정에 정성을 들일 때와 성의 없이 요리를 했을 때에는 차이가 난다. 옛날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음식이 식당에서 먹는 음식과 다른 이유가 그 때문이다.

옛날에는 텃밭에서 아버지가 사랑스러운 가족에게 먹일 생각을 하며 정성스럽게 농작물을 재배했다. 그리고 어머니는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정성을 다해 요리했다. 그리고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 감사하며 이처럼 음식 하나하나에도 의미가 있고, 마음이 담기고 먹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힘이 나는 음식, 그런 음식이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든다. 그런 음식은 어머니의 사랑과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으로 우리의 몸과 영혼을 따스하게 만드는 음식이다. 이러한 음식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는다면 당연히 우리 몸에도 좋을 수밖에 없다.

음식을 먹으면서 우리가 음식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미각과 시각과 촉각이 있음에 또 감사해하자. 음식을 소화할 수 있게 위장장애가 없음에 또다시 감사해야 한다. 또 그에 대한 보답으로 우리는 이 음식을 먹고 힘을 내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다. 흙, 태양, 물, 공기와 내가 매일 이렇게 교류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우리는 매일 새로운 추억과 전통을 쌓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