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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불장'이라고? 한국 코인은 그대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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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불장'이라고? 한국 코인은 그대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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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트코인 등 글로벌 주요 암호화폐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12만 달러를 넘어섰고 원화 기준 1억6500만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비록 15일에는 며칠간의 급등 후 숨 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비트코인의 급등은 다른 주요 알트코인의 동반 상승을 가져왔고, 투자자들에게 간만에 큰 웃음을 안겨주었다.

한국에서 유명한 코인들의 지난 1주일간의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이더리움(ETH), 엑스알피(XRP·前 리플), 솔라나(SOL), 도지코인(DOGE), 카르다노(ADA), 하이퍼리퀴드(HYPE), 스텔라루멘(XLM), 수이(SUI), 체인링크(LINK), 크로노스(CRO) 등이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는 한때 암호화폐 거래량 글로벌 3위까지 차지한 '암호화폐 강국'인데 우리나라에서 발행했거나 우리나라 사람이 주축이 돼 발행한 코인이 눈에 띄지 않는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톱 100위까지 살펴보면 15일 기준 카이아(KAIA)만이 시총 순위 80위에 올라 있고 다른 한국 코인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이 카이아조차 암호화폐 시장이 활활 타오른 지난 1주일간 일부 상승한 후 이내 상승분을 반납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다른 한국 코인들을 찾아봤다. 위믹스(WEMIX)와 크로쓰(CROSS)만 각각 1주일간 약 48%, 144% 급등했지만 다른 코인들은 이렇다 할 변화가 없었다. 페이코인(PCI), 보라(BORA), 디카르고(DKA), 메디블록(MED), 마브렉스(MBX) 모두 한 자릿수 소폭 상승했거나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주요 암호화폐들이 수십%씩 오른 것과 비교하면, 아니 더 넓게 시세를 살펴보면 수년간 이렇다 할 상승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미 하원은 14~18일 △미국 내 결제용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의 발행·운영·관리의 법제화와 제도권 편입을 담은 지니어스법(GENIUS Act)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 명확화와 규제 불확실성 해소를 담은 클래리티법(CLARITY Act) △미국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의 발행·실험을 원천적으로 금지, 시민 감시 우려 차단 등을 담은 반(反)CBDC 감시국가법(Anti-CBDC Surveillance State Act) 등 3개의 암호화폐 관련 법안에 대해 본회의에서 표결을 진행한다. 이는 암호화폐 업계에 큰 호재로 작용해 주요 암호화폐 코인의 가격 급등을 부추겼다.

이로 인해 암호화폐가 일제히 오른 지난 며칠 동안 국내 주요 암호화폐의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면 그것은 여전히 매력적인 코인이 아니라는 방증일 것이다. 과거 테라·루나 코인의 폭락 이후 일부 한국 암호화폐 프로젝트는 명확한 성장 비전이나 글로벌 확장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또 실사용 사례를 만들지 못했거나 유동성과 인지도 부족 등으로 여전히 암호화폐 시장에서 주류 코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암호화폐 규제 환경의 불확실성도 한국 코인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이달 중 '디지털자산 혁신법'을 발의한다고 밝혔으나 금융당국과 암호화폐 업계 간 이해관계 조율이 채 끝나지 않아 법안 발의를 늦추기로 결정했다. 앞서 2023년 암호화폐(가상자산)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급성장 등 전반적인 암호화폐 시장을 포괄하는 기본법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도 한국 코인의 신뢰성을 낮춘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