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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성찰이 없으면 성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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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성찰이 없으면 성장도 없다

이병철 플랜비디자인 책임컨설턴트
이병철 플랜비디자인 책임컨설턴트
요즘 관찰 예능이 대세다. 매니저를 통해 연예인의 일상을 볼 수 있는 ‘전지적 참견시점’, 부하 직원을 대하는 오너 관찰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혼자 사는 셀럽의 일상을 보는 ‘나 혼자 산다’가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잘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주인공들이 녹화된 장면을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지각하는 것이다. 내가 아는 내가, 내가 아닐 수도 있다.

최근 컨설팅을 통해 만난 대기업 팀장님과 미팅 후 식사를 했다. 이야기의 내용은 회사에서 실시한 리더십 다면 진단 결과에 대한 것이었고, 결과에 대해 당황스럽다고 했다. 리더십 스타일에 대해 자신과 구성원의 인식 차이가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었다. 평소 본인은 팀원의 의견을 잘 들어 주고, 어느 정도 믿고 맡기는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팀원들은 너무나 반대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팀장님의 이야기는 사실 모든 리더들이 한 번쯤 경험했거나 앞으로 경험할 부분이기도 하다. 그럼 무엇을 놓쳤기에 이렇게 당황한 것일까?
리더는 탁월한 조직을 만들고, 비전을 제시하고, 동기부여를 한다. 하지만 종종 놓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자기 인식’이다. 자기 인식이란 자기 성찰을 통해 자신을 명확하게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위 사례와 같이 자기 인식이 잘 되지 않으면 조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리더들은 좀 더 주의를 할 필요성이 있다.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의 경영학자 미첼 박사가 미국 내 460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의사결정에 관한 연구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CEO들은 생각보다 의사결정에서 실수를 많이 하며 이런 의사결정 실수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리고 그러한 원인은 자기 객관화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즉 자기 인식이 되는 경우,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 확률이 36%인 데 비해 자기 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 확률이 무려 70%에 달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왜 자기 인식이 떨어질까? 그 이유는 첫째, 리더로서 힘과 권력을 얻으면 자기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리더십 진단이 발전하고 시대적 변화가 있어도 권력을 가진 상사에게 가감 없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기는 어렵다. 즉 상사에 대한 솔직한 피드백이 구성원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 성공적인 경험을 가진 리더일수록 구성원의 건설적인 피드백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경영학 교수 제임스 오툴에 따르면 "리더는 구성원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권력이 커질수록 경청의 의지가 줄어든다"고 한다. 즉 권력이 커질수록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적절한 피드백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자기 인식을 높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성찰이다. 아무리 좋은 교육 훈련을 받고 최고의 경험을 쌓았다 해도 성찰이 없으면 성장이 없다. 반면 성찰하고 있다면 그 어떤 경험에서도 중요한 의미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성찰은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고 관점을 바꾸며 이전의 가정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 따라서 왜 구성원들이 나에게 피드백을 요청하지 않을까? 내가 모르는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일까? 내 개인의 문제인가 아니면 환경의 문제인가? 등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길 바란다.

리더의 자기 인식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본다는 것은 간단하지도 쉽지도 않다. 따라서 일시적인 목표로 취급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스스로의 노력과 성찰을 통해 발전시켜야 하는 과정이다. 때로는 우리 자신을 진실되게 바라보는 것이 어려울 수 있으며 자신의 약점을 직시하는 것이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용기를 가진다면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병철 플랜비디자인 책임컨설턴트